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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균류 - 신비한 버섯의 삶
로베르트 호프리히터 지음, 장혜경 옮김 / 생각의집 / 2023년 2월
평점 :
동물을 잡아먹는 식물종은
질소가 부족한 땅에서 사는 경우가 많다
동물을 먹어서 부족한 질소함량을
보충하려는 것이다
학자들이 이미 확인한 육식 균류는
160종이 넘지만, 분명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종도 많을 것이다
p59
해양보호단체인 '마레문디'가 쓴 <세상의 모든 균류>는 그동안 모르고 살았던 '버섯'에 관한 이야기가 가득했다. 동물과 식물로 나뉘는 세상에서 그는 동물, 식물, 균류 이렇게 셋으로 고등 생물을 바라보며 세상 어디에나 퍼져 있으나 세상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닌 균류에 대해 이야기한다.
식탁에 오르는 버섯 종류 외 다른 버섯은 일체 알지 못하는 버섯알못인 내게 500x800미터나 된다는 100년 된 잣뽕나무버섯의 크기는 놀라움 그 자체였고 거대한 버섯의 경우 최고 1미터까지 땅을 파고 들 수 있다는 점 또한 신기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된 책이지만 사진은 책 끝에 몇 장이 전부여서 상상만으로 그 모양과 크기를 가늠해 봐야된다는 것이었다. 좀 더 많은 사진이 실려 있었더라면......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라이터는 말굽버섯?
크기가 최고 30센티마터까지 자란다는 말굽버섯으로 원시시대엔 부싯깃을 만들어 불꽃을 피웠다고 하고 19세기에는 지혈 밴드로 활용했다고 한다. 버섯의 용도가 먹는 것 외에도 있다는 점도 놀랍지만 파라오의 저주를 완성하는데 이용되었다는 주장도 읽어보면 재미있다. 좋은 날씨 속에서만 살 것 같은 균류는 사실 땅, 바다, 담수, 대기 중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균류가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하는 건 꽤 위험한 일이라고 한다. 아프리카에 자생하던 클리토사이베 아메놀렌스의 경우 유럽까지 진출했지만 여러 건의 중독 사고를 일으켰고 지중해의 옴팔로투스 올레아리우스는 알프스 북쪽까지 이동해서 가벼운 간 손상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전한다.
제일 놀랐던 대목은 지구가 아닌 우주에서 발견된 균류 소식이다. 국제우주정거장의 필터와 표면에서 200종의 박테리아와 균류가 검출되었다는 보고는 균류의 강인한 생명력과 어마어마한 번식력을 실감케한다. 어떻게 우주에서까지 살아남는 것일까.
버섯을 통해 배우는 공생의 당위성
균류는 인싸스럽다. 나무와 공생관계에 있는 그들은 묘목을 땅에 심자마자 작업에 돌입한다고 했다. 네트워크를 형성해 식물과 양분을 교환하고 흰개미의 절친으로 살아가며, 효과적인 세제의 효소가 되기도 한다. 또 생물학적 환경정화기술(바이오레메디에이션)에 이용되어 오염된 땅을 되살리는데 활용되기도 한다.
그동안 알지 못했지만 어마어마한 균류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는 인간인 우리가 균류와 잘 맞는 팀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을 기울여야 할까. 균류를 이용한 새로운 약용 물질의 발견, 균류를 이용한 생물 살충제 연구가 지속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역할에 비해 너무 알려진 바가 없어 관심조차 두지 못했던 것 같다. 우선 관심을 두는 것. 그것에서부터 시작해야할 듯 싶다.
코로나 시국을 겪어나가며 '면역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달았다면 생명의 삶을 이어나가는데 있어 균류의 도움이 크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듯 하다. 식물도 동물도 아닌 이들과 이미 더불어 살아왔고 앞으로도 함께해야하는 공동체라면 좀 더 좋은 파트너쉽을 유지해나가는 것이 현명한 삶의 방향이 아닐까.
지금의 아름다운 세상과 자연을 만든
주인공 역시 균류이다
녀석들은 세상 단 하나밖에 없는
지금의 생태계를 만들고,
나아가 인간이 저지른 생태계 오염을
다시 회복시킬 수도 있다
그렇게 본다면 균류와 인간은
참 잘맞는 짝꿍인 것이다
p64
*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