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닦달한다
석윤영 글 그림 / 가쎄(GASSE)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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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드라마가 종영했다. 사정상 볼 수는 없었으나 참 재미난 드라마라고 들었는데 거기에 출연했던 여배우 김정난이 인터뷰에서 고양이 엄마에요~세마리와 살고 있어요란다. 고양이와 함께 하면서 누군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고 하면 어떤 동물인지 막론하고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그래서 그녀에게 호감을 하나 더 실어보내고 있다.

 

고양이와 함께 한다는 것.

생각해 본 일도, 목표로 한 일도 없었지만 어느날부터 그렇게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 생명으로 인해 세상의 모든 생명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사랑하게 되었으니 나는 고양이에게 참으로 감사하며 살아야하는 집사임에 틀림이 없다.

 

집사, 맛동산, 꾹꾹이….고양이와 함께 하는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이 용어들에 익숙해지기까지 나는 참으로 많은 책들을 읽어내야했다. 카페에 가입하고 전문서적, 카툰,고양이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낸 자잘한 에피소드가 담긴 책뿐만 아니라 고양이용 레시피가 담긴 책까지 읽으면서 혹시 내가 잘 몰라서 이 소중한 생명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만신을 기했다.

 

원래의 성격이 이런지라 어떤 일이 주어지면 언제나 선공부가 충분하다 싶어야 시작하는 편이다. 그래서 꽤많은 책들을 봐왔고 그만큼이나 좋은 서적들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정말 매력적인 책이 내 눈에 쏘옥 들어왔다.

 

홀딱 반해버리게 만든 책은 인테리어와 일러스트를 업으로 삼고 있는 한 싱글녀가 자신의 검은 고양이 카스와 함께하고 있는 일상을 개성있는 그림과 함께 일기식으로 적어놓은 것이었는데 그녀의 고양이가 내 고양이 라임이와 똑닮아 있어서 더 내 일상처럼 읽혀졌다.

 

모든 고양이들은 다르다. 하지만 반대로 모든 고양이들은 또한 비슷했다.

 

[고양이가 닦달한다]를 읽으며 깨달은 것은 그것이었다. 90만원의 박봉에 시달리며 200만원을 꿈꾸어 이루어냈고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으며 7년째 동거중인 고양이와 너무도 소중해서 단 한 순간도 버릴 수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책을 다 본 후 나는 그녀의 개인 공간에도 들어가 그 다음 이야기들도 살펴보고 카스의 모습도 찾아보았다. 카스. 귀여운 녀석!

 

, 고양이는 어째서 이토록 매력적인 존재인 것일까?

 

겁쟁이 고양이 카스와 7년째 살아가고 있는 그녀나 떼쟁이 고양이 세마리와 함께 3년째 살아가고 있는 나의 삶은 참 다르면서도 비슷했다. 다른 사람들도 책을 보며 그렇게 느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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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아랑전
조선희 지음, 아이완 그림 / 노블마인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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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불을 꺼 놓고 보다가 불을 환하게 켜 버렸다. 오, 얼마나 오싹했는지.

모던 팥쥐전을 읽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고전의 색다른 현대판 공포해석 정도였던 전작과 달리 [모던 아랑전]은 괴기스러운 표지는 물론 금도끼 은도끼, 토끼전, 심청전, 할미꽃, 장화홍련,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아랑각 전설 이 이토록 색다르게 각색되어 뒷골을 서늘하게 만들 수 있는지 놀라울 뿐이었다.

 

은유와 비밀을 찾기도 전에 문장 문장이 3D처럼 팝업되어 무섭게 눈에 박히기 시작했고 많은 읽을 거리는 지속적인 공포를 맛보게 하기에 충분했다. 영혼을 볼 수 있는 형사의 역할을 맡은 남자는 매번 죽는다라는 이야기 속에서는 죽은 여자와 산 여자의 사이에서 벗어날 수 없는 남자의 카르마가 묻혀져 있었고, 소원을 이루기 위해 친구의 죽음을 바랬으나 그 소원이 이루어지는 것이 진정한 공포임을 알게 만드는 과정은 삽화와 더불어 오싹함을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절대 팔지 말라던 오래된 도끼를 팔러 갔다가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린 한 가장에 대한 이야기는 무섭기 보다 슬펐으며 오래 살기 위해 수명 관리국을 찾아갔다가 운명이 바뀐 남자의 이야기 역시 다시 생각해보면 절대 무섭지 않은 이야기가 아니다.

 

공포는 여름에 주로 즐기게 된다. 공포를 즐긴다니 표현이 좀 이상하지만 공포는 사라지지 않고 매년 여름 우리를 찾아온다. 영화든, 소설이든 간에. 어떤 장르로든.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 이불을 덮게 만드는 공포를 나는 한 권의 책을 통해 경험했다. 착한 사람들이었으나 어긋난 욕망이 얼마나 사람을 무참히 변화 시킬 수 있는지....똑똑한 작가 조선희는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읽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나 역시 그랬다. 표지는 여전히 무서워 뒤집어 놓았는데 그녀의 다음 권을 읽어야할지 말아야할지 좀 고민 중이다. 너무 무서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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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로베리 나이트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 1
혼다 테쓰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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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도 분교 구 오쓰카.

여고시절 집앞 공원에서 강간 당했으나 자신을 범한 범인을 잡기 위해 생명을 걸었던 한 여경찰의 순직을 계기로 경찰이 된 히메카와 레이코가 있다. 죽은 여경찰의 부서에서 형사가 되어 사건을 지휘하는 레이코에게는 늘 할아버지처럼 도움을 주는 법의학자 쿠니오쿠 사다노스케와 오쓰카를 비롯한  자신만의 심복들이 있어 언제나 사건을 하나하나 잘 처리해왔다. 이 사건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흔히 싸움꾼 자세라고 부르는 권투선수자세는 불타 죽은 사체에서 나타나는 형체인데 효과적인 시체처리 방법은 아닌 듯 했다 왠만히 높은 온도가 아니라면 인간의 육체는 완전 연소 하지 않으므로.

 

그래서일까. 신장 170정도의 카네하라는 묶인채 푸른 쓰레기 봉투에 넣어 가정집 창문에서도 잘 보이는 곳에 버려져 있었고 나메카와 유키오는 우치다메 저수지에서 발견되었다. 시체가 하나 둘씩 늘어날 수록 레이코는 사건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으나 원인이나 결과가 아니라 그녀 앞에 나타난 것은 특정 시간에만 노출되는 살인쇼였다.

 

일명 "스트로베리 나이트"라 불리는 이 쇼는 초대받은 사람만이 구경할 수 있으며 어제의 구경꾼이 오늘의 타킷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사람들 앞에서 가슴을 제거하고 내장을 도려내고 하면서도 인간의 목숨이 얼마나 끈덕지게 연명되는지를 보며 구경꾼들의 삶은 더 진솔하게 변했을까. 그저 하나의 흥미거리로만 보고 있었을까.

 

어린시절 부모에게 성학대를 받았던 에프와 고위 간부의 아들이지만 삐뚤어진 키타미를 중심으로 벌어진 연쇄살인사건은 레이코와 칸테쓰로 인해 끝을 맺고 처음부터 끝까지 개그캐릭터였던 이오카와의 연애담은 벌어지지도 않은 채 소설은 끝나버렸다. 그저 오쓰카의 죽음 하나만을 두고.

 

기대를 하지 않아서였을까. 생각보다 너무너무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은 스트로베리 나이트는 흡사 헐리웃의 시스템으로 드라마화 된다해도 재미있을 것 같은 소재였다. 살인 쇼의 적은 분량은 연쇄살인된 시체들을 찾아가는 추리의 분량이 메우고 계속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캐릭터가 분명해 전혀 헷갈리지 않았다. 혼다 레쓰야의 소설은 처음이지만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만들만큼 소설은 정말 재미있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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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와이어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9 링컨 라임 시리즈 9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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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9번째 링컨 라임 시리즈를 읽고 있다. 본 콜렉터 영화를 본 이후 원작을 찾아 읽기 시작하면서 제프리 디버의 매니아가 되어 갔는데 다른 작가들과 달리 그의 작품은 해가 지나도 여전히 재미있었으며 작품당 여러차례 탈고를 할만큼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 독자가 읽어보면 알 수 있을만큼 늘 전문적이었다.

 

최고의 법의학자이지만 전신마비 장애인인 링컨 라임, 그리고 그의 연인이자 현장 감찰경관인 아멜리아 색스. 이 두 사람 외에 여러 전문가들이 [버닝 와이어]에서도 등장하는데 폭탄 이상의 위력을 가지는 전기 폭발인 아크 플래시를 기점으로 해서 범인은 전기로 사람들을 위협하고 나섰다.

 

전기공급을 끊을 수도 없고 그대로 두면 폭발로 사람들이 다치고....진퇴 양난에 빠져 어쩔 줄 모르는 가운데 링컨과 색스는 뉴욕 최고의 전력 회사 앨곤퀸과 접선했다. 앨곤퀸으로 보내지고 있는 협박편지와 내부자의 협력없이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사건들을 두고 내부자를 색출해내려는 가운데 테러인지 단순히 한 전기 회사를 향한 협박인지 그들은 그것부터 증명해내야만 했다. 사람을 매개체로 해서 버스를 날릴 수도 있고 엘리베이터에서 사람을 불태울 수 있으며 건물 하나를 통째로 무덤으로 만들 수도 있고 약간의 물을 흘려서 모든 도체를 살인도구로 만들 수 있다니....우리에게 늘 생활 필수품처럼 여겨지던 전기가 이토록 위험한지 소설을 읽고나면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전기를 이용한 살인사건은 그리 단순하지 않았다. 폭탄을 설치하거나 직접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살인마의 스케일보다 더 어마어마했고 위험 요소는 너무나 많았다. 이만큼 큰 스케일로 9번째 소설을 발표했으니 다음 권은 얼마나 더 대단할지 기대하게 만든다. 천재 범죄학자 링컨 라임의 개인적인 고뇌 역시 이 시리즈를 계속 보게 만드는 요소인데 이번 편에서 그는 수술을 감행하는 용기를 발휘했고 한편으로는 자살을 돕겠다는 단체의 방문을 받기도 했다. 잠시나마 전신마비를 앓아본 일이 있기에 그의 답답함이 10분 이해가 되지만 그가 없는 링컨 라임 시리즈는 이젠 생각할 수도 없을 것 같다.

 

캐스린 댄스 시리즈와 링컨 라임 시리즈를 번갈아가며 쓰고 있지만 역시 캐스린 댄스 시리즈보다는 링컨 라임 시리즈에 더 기대를 하게 만드는 것은 분명한 캐릭터와 사건, 그리고 움직일 수 없는 자와 움직이고 있는 자의 두뇌싸움이라는 요소 때문이리라. 링컨의 핸디캡을 색스가 메우고 있지만 이 시리즈의 진정한 주인공은 언제나 링컨 라임이다. [버닝 와이어]는 생각지도 못했던 재미를 선물해 주었는데, 본 콜렉터 이후, 코핀 댄서, 곤충소년, 돌원숭이, 사라진 마술사, 12번째 카드, 콜드 문으로 잘 이어지다가 여덟번째 브로큰 윈도에서 재미가 조금 추락한 상황이어서 계속 이 시리즈를 소장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더랬다. 하지만 아홉번째 버닝 와이어를 읽으면서 그 고민을 딱  접었다. 역시 제프리 디버가 최고였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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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서재에서 딴짓한다 - 박웅현·최재천에서 홍정욱·차인표까지 나다운 삶을 선택한 열두 남자의 유쾌한 인생 밀담
조우석 지음 / 중앙M&B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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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아버지 배우 이순재가 한 시트콤에서 야동을 본 곳은 서재였다. 이후 그는 "야동순재"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남자가 홀로 서재에 박혀 있다고 생각되면 그는 야동을 보는 것이 아닐까 라는 편견아닌 편견을 갖게 되었다. 조우석 인터뷰 에세이집인 [남자는 서재에서 딴짓한다]는 제목을 들으면서도 혹시 그것?하며 웃음을 지을 정도였다. 물론 재미난 상상이었을 뿐이라는 것을 안다. 소개되고 있는 광고인 받웅현, 디자이너 마영범, 수학자 강석진, PD송창의, 전 국회의원이자 언론발행인인 홍정욱이 그럴리가 없지 않은가. 다양하게 묶여진 그들의 서재가 궁금했다.

 

"남자 김치","남다른 감자탕","상남자" 등등 남자를 표방하는 이름들이 심심치 않게 보이는 가운데 우리 시대에 다시 남자 바람이 부는 것일까 싶기도 해서 눈여겨 보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남자의 딴짓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밖이 아니라 집 안인 서재라니. 그들의 비밀스러운 공간이 궁금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예상했던 것처럼 책으로만 채워진 공간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서재엔 스피커가, 누군가의 서재엔 그림이 있고, 또 다른 이의 서재엔 책상이 두 개나 있었다. 다 주인의 취향따라 꾸며진 공간 속에서 그들은 놀랍게도 "글을 쓰고, 글을 읽고 탐구하고 인생을 논하고" 있었다. 서재는 "지식의 창고"가 아니라 "생각의 창고"였던 셈이다. 그 속에서 그들은 사뭇 진지한 소년이 되어 창조적인 것들을 뽑아내면 그 공간을 아끼고 사랑하고 함께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남자의 서재. 그들이 하는 딴 짓. 독려받아야할 바람직한 행위 들이었다. 아주 작은 공간부터 넓직한 공간까지 그 규모의 차이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자신의 전공을 파든 그 이외의 것에 몰두하든 그들은 먹고, 마시고, 즐기다가 허무해진 40,50대 남자들과는 다른 삶을 걷고 있다. "꿈"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어 가고 있었다.

 

예전에 한 남자에게 답답한 마음에 "너답게 사는 법을 고민해보지 그래?"라고 말한 적이 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것, 가장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그래서 평생을 할 수 있는 것을 두고 남들이 정해놓은 잣대 안으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들어가서는 틀에 맞지 않아 몇년 째 징징대던 녀석이었다. 그런 녀석이지만 그 줄을 놓는 것을 불안하게 생각했던 것인지 "나답게 사는게 어떤 건데? 나답게라는 건 없어. 다들 맞춰 사는 거지."라며 또 일상으로 돌아갔다. 당장 그 밤에 또 징징대며 전화가 오긴 했지만 말이다. 답답한 일이었다.

 

그와 달리 이들은 징징거릴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가장 자신답게 사는 방법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남자들이 멋진 남자들이다. 맞추어진 삶을 택하기보다 자신이 기준이 되는 삶을 택한 용기있는 남자들. 그래서 나는 이 열두 남자 모두 멋지다고 생각된다. 또한 이들을 만나 인터뷰를 한 조우석 문화평론가 역시 멋진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 멋진 남자의 눈엔 멋진 남자만 보일테니까 말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데 이익만 있다면 무엇이 남겨지겠는가. 인터뷰 끝에 삶과 사람 둘 다를 남겼으니 열 세 남자 모두 멋진 남자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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