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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로베리 나이트 ㅣ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 1
혼다 테쓰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도쿄 도 분교 구 오쓰카.
여고시절 집앞 공원에서 강간 당했으나 자신을 범한 범인을 잡기 위해 생명을 걸었던 한 여경찰의 순직을 계기로 경찰이 된 히메카와 레이코가 있다. 죽은 여경찰의 부서에서 형사가 되어 사건을 지휘하는 레이코에게는 늘 할아버지처럼 도움을 주는 법의학자 쿠니오쿠 사다노스케와 오쓰카를 비롯한 자신만의 심복들이 있어 언제나 사건을 하나하나 잘 처리해왔다. 이 사건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흔히 싸움꾼 자세라고 부르는 권투선수자세는 불타 죽은 사체에서 나타나는 형체인데 효과적인 시체처리 방법은 아닌 듯 했다 왠만히 높은 온도가 아니라면 인간의 육체는 완전 연소 하지 않으므로.
그래서일까. 신장 170정도의 카네하라는 묶인채 푸른 쓰레기 봉투에 넣어 가정집 창문에서도 잘 보이는 곳에 버려져 있었고 나메카와 유키오는 우치다메 저수지에서 발견되었다. 시체가 하나 둘씩 늘어날 수록 레이코는 사건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으나 원인이나 결과가 아니라 그녀 앞에 나타난 것은 특정 시간에만 노출되는 살인쇼였다.
일명 "스트로베리 나이트"라 불리는 이 쇼는 초대받은 사람만이 구경할 수 있으며 어제의 구경꾼이 오늘의 타킷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사람들 앞에서 가슴을 제거하고 내장을 도려내고 하면서도 인간의 목숨이 얼마나 끈덕지게 연명되는지를 보며 구경꾼들의 삶은 더 진솔하게 변했을까. 그저 하나의 흥미거리로만 보고 있었을까.
어린시절 부모에게 성학대를 받았던 에프와 고위 간부의 아들이지만 삐뚤어진 키타미를 중심으로 벌어진 연쇄살인사건은 레이코와 칸테쓰로 인해 끝을 맺고 처음부터 끝까지 개그캐릭터였던 이오카와의 연애담은 벌어지지도 않은 채 소설은 끝나버렸다. 그저 오쓰카의 죽음 하나만을 두고.
기대를 하지 않아서였을까. 생각보다 너무너무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은 스트로베리 나이트는 흡사 헐리웃의 시스템으로 드라마화 된다해도 재미있을 것 같은 소재였다. 살인 쇼의 적은 분량은 연쇄살인된 시체들을 찾아가는 추리의 분량이 메우고 계속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캐릭터가 분명해 전혀 헷갈리지 않았다. 혼다 레쓰야의 소설은 처음이지만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만들만큼 소설은 정말 재미있었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