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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 : 나를 알리는 보디랭귀지 100
트레버 워너 지음, 서윤정 옮김 / 동학사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강아지를 키워보지 않아 잘 몰랐지만 강아지들은 몸짓으로 자신의 기분이나 하고픈 말을 전하는가 보다. 무심코 지나치며 봤던 반려견의 행동들이
알고 보면 무언가 의미가 부여되어 있었고 우리에게 표시를 하기 위한 전조였음을 나는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개가 원래 늑대가 길들여져
진화되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서열을 정하는 방법이 늑대오 같다는 말은 몰랐던 사실이라 참 재미있게 읽혀졌다. 무리를 이루며 살던 아생개들의
습성이 남아 유전적인 특성화로 발전,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도 그 서열을 확인해야 한다고 하니 아무리 환경적 영향을 받게 된다고 해도 유전적인
습성을 전혀 거스러며 살기란 어려운 일인가 보다.
특히 중세 유럽에서는 순종이 20종 정도 밖에 안 되었지만 지금은 700여 종에 다달랐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품종들이 만들어져 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100번까지 보여주면서도 전혀 많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거다. 한마디로 지루할 틈이
없다. 짧게 짧게 설명하고 페이지마다 예쁜 강아지들의 그림이 가득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한 몰랐던 상식들을 아랫 단에 글상자 안에
두어 개에 대한 상식도 넓혀 갈 수 있어 좋았다. 웃기는 건, 개들이 서열 싸움을 할 때 "덮치기, 어깨 밟기, 살살 물기, 밀치기,
마운팅(올라타기), 노려보기, 앞발로 차기" 등등의 행동을 한다는데 상상해보니 이는 꼭 유치원 생끼리 하는 행동과도 비슷해서 순간 웃음이 났다.
p9 잘못된 행동을 하는 주인은 있어도, 잘못된 행동을 하는 개는 없다
아무리 귀여워도 너무 예뻐하면 버릇이 없어지는 법. 강아지 역시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엄하게 키우지 않으면 강아지를 망치는 지름길이라고
책은 충고한다. 언제까지 어리광쟁이로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보통 생후 7~10주가 되면 입양을 간다는데 그 때부터 남아 있는 강아지들끼리
서열을 정한다고 한다. 이 즈음해서 사람들과 관계맺기도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개를 엄하게 훈련해야 한다지만 체벌을 할 필요는없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심리적으로 벌을 주어도 충분하기 때문이라는데 눈초리만으로도 주인의
기분을 알 수 있고 앞발을 들게 해서 복종의 행동을 하게 만들어 벌을 주는 방법도 있다고 한다.
이런 개들은 주인을 닮아간다고 한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처럼. 개가 난폭하면 그 주인의 성격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고 지
멋대로 행동하는 개의 주인은 자기 개를 지나치게 애정한 나머지 버릇 없이 두어서 그렇게 되는 것일테니 전혀 근거 없는 말이라고는 할 수 없겠다.
또한 고양이가 몸을 웅크리고 있으면 다가가서 쓰다듬고 싶어지지만 개는 그러면 큰 일 난다고 한다. 선전포고하는 자세이기 때문이다. 이때
자칫 귀엽다고 쓰다듬으면 물리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이건 개에게 뭐라고 할 일이 아니라 사람이 개의 행동을 잘 확인하고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인 것이다.
개는 볼 때 단순히 '귀엽다''무섭다'로 볼 것이 아니라 그 개의 행동을 지켜보면서 주인과의 유대관계, 교육 상태등을 살펴보는 일도
재미있을 듯 하다. 어디 조용한 커피 전문점 창가에 앉아 여유롭게 커피 한잔을 즐기면서. 이렇듯 비가 오는 날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