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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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그 거짓말 같은 일이 눈앞에서 펼쳐지던 날을....!

외교 분쟁이 빚어질 때마다, 힘이 없어서 당연한 우리 땅을 두고 자기네 땅이라 우겨도 계속 불구경하는 정부가 한탄스러울 때도, 서민 경제가 어렵고 고달프게 느껴질 때, 기득권을 위해 법이 만들어진 것에 대한 진실에 눈 떴을 때......그런 순간 순간 이 나라 대한민국을 떠나고 싶어 궁둥이가 근질근질하곤 했다. 하지만 반대로 김연아가 세계 1등의 실력을 보여줄 때, 한류가 글로벌 문화를 만들어 나갈 때 등등 이 나라 대한민국의 국민임이 자랑스러운 순간도 있어 그 울분은 삭혀지곤 했다. 하지만.

 

아이들을 가득 태운 배가 타이타닉호처럼 바다로 내동댕이쳐지는 순간 그 많은 목숨을 그저 입벌린 바다로 쑤셔 넣은 대한민국을 이해할 수 없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명 그들은 손 놓고 있었다. 매체의 보도가 어떻게 보여지든, 그들이 주장하는 바가 어떻든 간에 국민들의 머릿 속까지 바보로 만들 순 없었으므로.

 

안타까워 발을 동동 굴러도 요지부동인 그들 앞에서 내 가족, 내 친척의 일은 아니었으나 그들의 일이 과연 그들만의 비극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한마음 한 뜻이 되어 '제발 한 아이만이라도...제발...단 한명이라도..."간절히 바랬으나 오열과 분노 앞에서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그 현장에서 보고 듣고 기억한 수백개의 금요일에 관한 기록이 바로 이 책 [금요일엔 돌아오렴]이었다.

 

너무 가슴 아파서 끝까지 읽어낼 수 있을까? 자신 없었지만 이 기록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 읽어야 할 가슴 아픈 현실이며 허지웅의 말처럼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기록'이다. 다시는 없어야 할 비극이며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꼭 밝혀내야하는 진실이 묻힌 비밀인 것이다.

 

망각해서도 안되고 잊어서도 안되며 기억을 귀찮아 해서도 안된다. 우리만 슬프다고, 우리만큼 슬퍼해달라고....울부짖는 것이 아니다. 유가족들은-. 그 날 그 차디찬 바닷속에 있던 아이들이 어떤 아이들이었는지...그들의 그날이 어떠했는지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래서 더 울부짖고 더 슬퍼하고 더 다그쳐야 한다. 가난했지만 너무나 착했던 호성이의 그날을 읽으며 나는 이 착한 아이가 왜 희생되어야 했는지 아직 그 답을 알지 못한다. 먼나라 다른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나라 우리 땅에서 일어난 비극인데도 그 먼 6.25를 기억하고 4.19를 가슴 아파하면서 왜 416은 잊혀져야하는지 이들의 사연을 읽고나니 더 납득이 가지 않았다.

 

오늘도 새로운 해가 뜨고,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우리는 깔깔대겠지만 적어도 이 비극이 일어난 것에 대한 멍울은 가슴에 담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국민이기에-. 사람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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