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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하루여행 - 주말이 아니어도 주머니가 가벼워도 언제든
고현 글.사진 / 컬처그라퍼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자유' 친구가 내게 붙였던 꼬리표였다. 정말 그랬는데 요즘의 나는 그 마음만 품고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 한 마리의
닭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리 불행하지는 않은...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순간부터 그 책임감이 족쇄가 되어 나의 자유에 한계점이 지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마음이 가득해 별로 후회스럽지는 않다는 말이다. 다만 짧게라도 여행을 다니긴 해야겠다 싶어진다. 마음에 자꾸만 바람이
불어서-.
주중에는 열심히 일하고 주말과 연차 등을 이용해 신나게 자주 해외여행을 다니는 멋진 이웃이 있다. 반려하는 고양이 중 한녀석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이름이어서 이웃이 되어 틈틈이 구경가곤 했는데 종국엔 그 삶이 너무 멋지고 내가 원했던 삶이라 소통하며 그 인생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멀리서이긴 하지만.
그런 멋진 이웃들이 내겐 몇몇 사람 있는데 그들이 있어 나는 '살아가는 대로 생각하는 삶이 아닌 생각대로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반짝반짝
빛나는 것인지 알게 되었고 발이 묶인 지금도 답답증 없이 내 의지대로의 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들 덕분에.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의 에디터가 쓴 [완벽한 하루여행]을 발견한 기쁨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 읽혔다. 친구들과 1년의
펜션여행을, 외국인 친구들을 위한 몇 달 간의 템플스테이를, 엄마와 함께 한 1년간의 모녀 여행을 다녔으나 아직 국내에서 못 가본 명소들이
많았고 홀로 떠나 맘껏 즐기다 오고픈 곳들이 즐비했다. 대한민국 곳곳엔-.
내가 활용해 보고자 펼쳐든 책인데 보는 내내 나는 또 엉뚱한 상상들을 하고 만다. 1박 2일팀에 이 책을 보내볼까? 매번 갔던 지명이 자주
들리던데 제천 내토전통시장/의림지/청풍호 관광 모노레일/비봉산/청풍문화재단지/청풍랜드만 해도 훌륭한 1박 2일 코스가 그려지니 말이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절대 관심 가져둘 일이 없었을 제천, 울진, 군산, 상주 등의 도시도 책을 통해 보니 한번 여행가보고 싶을 정도로 구미가 당기는
장소였다. 게다가 소개하는 방식도 아주 심플했다. 코스 역시 복잡하지 않았고 딱 특색만을 포인트로 잡아준대다가 찾아가는 방법이나 1인 기준의
여행경비를 통해 예산을 쉽게 책정할 수 있었고 지도 역시 간단명료해서 길치인 나도 코스를 잡기 좋았다. 군데군데 한 곳 정도는 꼭 맛집이나
멋집이 소개되어 현지 한끼를 맛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으니 금상첨화.
특히 달맞이 공원은 부산에만 있는 지명인 줄 알았더니 목포에도 똑같은 지명이 있었고 그 주변에는 삼학도 카누캠프가 있어 특별한 경험까지 해
볼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다. 2인승이니 누군가 여행의 동반행이 있을 때 목표 카누캠프에 한번 다녀와야겠다 싶어진다. 시골이지만 고택하나
없다하고 그렇다고 완전 도심의 형태도 갖추지 못한 도시 상주의 경우는 시간이 근대사에 딱 멈춘 것만 같은 시가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데
이곳에 국제 승마장이 있어 승마체험이 가능하단다. 놀라운 것은 시내버스가 승마장 안까지 오가니 교통편까지 좋다는 점.
보통은 여행서적을 구경할 때 그 지명부터 목차를 통해 먼저 눈으로 훑고 내용을 차근차근 읽어나가면서 그 지역별 명소나 맛집들을 눈여겨
보았는데 [완벽한 하루여행]은 지명 앞에 달린 타이틀을 눈여겨 보게 되었다. 가령 '여권 없이 떠나는 이국여행 : 인천','금속활자의 도시에
서린 노스탤지어 : 청주', '갤러리와 옛 골목의 만남 : 천안' 등의 이름표는 저자가 이 지역의 어떤 면을 보여주고자 했는지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고 그저 유명 관광지만을 골라 책으로 내지 않았음을 내보이고 있어 한결 더 믿음이 갔달까.
여행을 두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렇게 짧은 코스를 가볍게 툭 던져주듯 알려주는 여행서적이 지금의 내겐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거창하게 길게 비싼 여행이 아닌 내 고양이들을 잠시 두고 떠나고 금방 돌아올 수 있는 여행. 잠깐의 힐링타임을 맛보고 올 수 있는 즐거운 여행.
이 책 속에 그 방법들이 가득했다. 행복하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