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위한 미움받을 용기 - 아들러 심리학의 성장 에너지
기시미 이치로 지음, 김현정 옮김 / 스타북스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p11 저는 이론을 배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훌륭한 말을 내뱉은 이는 1956년생인 일본의 어느 아빠다. 그는 대학에서 교육 심리와 임상 심리를 가르치고 있지만 이 책은 이론을 알려주려는 것이 아니라 두 아이가 태어나고 약 7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아이들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함께 유년시절을 보낸 아빠의 육아 경험담이 실려 있어 놀랍다. 우리나라에서 프렌디 열풍이 불었던 것과 달리 일본 남자라고 하면 개인적이며 바쁜 아버지가 그려지곤 했는데 이 또한 편견이었나보다. 모두가 짱구 아빠일 수는 없다고 생각했던 것 역시.

 

 

p25  아이를 돕기 위해서는 우선 부모 자신이 행복해야 합니다

 

다들 첫 아이를 키울때는 최고의 열정을 쏟지만 미흡만 부분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고백한다. 처음으로 부모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순간순간이 놀라움의 연속일 것이며 발을 동동 구를만큼 절박한 순간이 오기도 할테니까. 하지만 저자의 표현처럼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여기든지 아니는 성장하고 반드시 자립하는 날이 온다. 자식을 키워보진 않았지만 자식으로 살아온 세월이 꽤 되다보니 나 역시 이 말에 공감하게 된다. 뭐 가끔 어른이 되어서도 여러가지 면에서 독립을 하지 않는 자식들도 있긴 하지만.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살다가 얼떨결에 면허를 따게 되고 차를 뽑아서 몰고 나갔을때 엄마는 반대했었다. 스물 여섯이나 먹은 딸이 운전을 하겠다는데 위험해서 안된다고 '넌 여자잖니'라며. 엄마도 못하는데. 가 반대의 이유였다. 그때 엄마에게 했던 말은 단 한 마디. '왜? 엄마가 못하면 나도 못할 거라고 생각해?' 였다. 경제적으로 독립한 성인 여성을 아이로 취급하는 사람은 세상에 제 부모밖에 없다는 말이 맞는 말이 되는 순간이었다. 10년이 넘는 세월을 무사고로 딱지 한 장 안 끊고 타고다니면서 나는 엄마의 생각이 틀렸음을 증명해냈다. 아들은 종종 접촉사고도 내고 딱지도 무수히 집으로 날아오는데 반해 딸은 시원시원하게 운전하면서도 주차까지 잘 해내는 것을 본 후 엄마는 딸을 기사로 부려먹기 시작했지만 말이다.

 

 

반항하는 딸도, 순종하는 딸도, 눈치 보는 딸도 아닌 내 소신껏 살아가는 딸로 살아왔기 때문에 나는 다른 사람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는 편이다. 물론 부모님의 성적표에도 연연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내 아이를 키우게 된다면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육아는 분명 어른이 생각하는 대로 아이를 조종하는 것이 아니며 기대하는 아이로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그 역시 아이의 성향에 따라 완급의 조절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 이 아이는 하나의 인격체'라는 생각 하나는 마음에 새기며 키우게 되겠지만. 세상에 나와 가장 처음 만나는 친구가 '부모'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맞벌이하는 아내를 대신해 아이를 몇년 간 돌보게 된 육아대디가 오스트리아의 정신의학자 알프레드 아들러의 심리학에 입문하면서 그에 관련된 책들을 쓰게 된 동기를 토로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강의하듯 딱딱하게 아들러 심리학의 정의와 실제 같은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자식으로 살아왔던 자신과 아버지로서 아이들의 성장을 함께 했던 에피소드들을 통해 쉽게 교육에 관한 지식들을 털어놓고 있어 재미있게 읽혔다. 아이와 좋은 관계를 맺기를 바라는 부모라면 한 번 읽어봐야할 내용이면서 자식으로 자라온  결혼이 늦은 세대에게도 이 책은 육아교육서가 아닐 삶의 지침서/ 사람을 알아가는 또 한 권의 책으로 읽기기에 적당하다.

 

"자신에게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을 때 용기를 가질 수 있다"는 첫 페이지의 말이 좋아 골라든 책인데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도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가 이 말을 다시 눈에 담았다. 용기가 필요할때 이 문장을 다시 떠올릴 수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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