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도우 - 비밀을 삼킨 여인
피오나 바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레드박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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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보다 냉철한 판단력과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보는 기자의 눈에 '어린 아이 유괴'는 어떻게 보였을까. 영국언론어워즈에서 수여하는 '올해의 기자상'을 받은 피오나 바턴 기자의 첫번째 소설은 범죄를 소재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 화자를 유괴범의 아내로 두고 있다는 점은 이례적인 느낌을 준다.

 

 

악명 높고 끔찍한 범죄 사건의 경우, 자신도 모르게 용의자의 아내를 관찰하는 습관이 생겨버렸다는 저자는 그 심경을 상상해보며 그녀의 첫번째 소설을 완성시켜나간 듯 하다. <<비밀의 삼킨 여인>> 속 화자 중 하나는 '지니'라고 불리는 진 테일러.

세상 사람들의 눈엔 공범일지도 모르는 유괴범의 아내이자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으로 얼이 빠져 있는 여자로 비춰질지 모르지만 지니는 사실 남편 글렌이 죽기만을 속으로 바래왔던 여인이었다. 학대가 있었을까? 를 의심했지만 학대보다는 방치라고 해야할만큼 남편은 그녀에게 무관심한 남자였다. 그보다는 그녀 외 밖에 있는 모든 여인들에게 관심을 둔 흔히 볼 수 있는 바람둥이 남편 유형이었으며 어린 소녀들에게 주로 성욕을 느끼는 로리타족으로 그려져 있다.

<부인><기자><엄마><형사> 이 네 파트 중 부인 파트 이야기가 바로 진이 내뱉는 진실이다.

 

<기자>파트의 케이트 워터스는 꼭 저자 자신처럼 그려져 있다. 내키진 않았으나 바닥난 잔고를 보며 데스크의 명령을 어기지 못하고 미망인의 노련한 관찰자로 붙여졌고 다른 모든 기자들이 실패한 일을 훌륭하게 해냈다. 지니의 경계심을 풀고 인터뷰를 따낸 것이다. 하지만 얼마나 진실에 가까운 인터뷰였을까.

 

 

<엄마> 파트에 등장하는 던은 어떤 인물일까. 애지중지하던 어린 딸을 잃고 울부짖는 모성의 여성? 그것 비춰지는 모습뿐이고 관심받고 싶어 안달난 여자가 바로 '던'이었다. 자신의 딸 '벨라를 찾아주세요'라며 인터뷰도 하고 페이스북페서 좋아요를 눌러주는 사람들과도 소통하며 주목받는 상황을 일부 즐기고 있었다. 과거 즉석만남을 원하는 남자들과 하룻밤을 보낼 채팅 페이지에 자신을 올려두었던 '던'은 애가 셋이나 딸린 무정한 유부남 에반스와의 불장난으로 아이를 가지게 되었고 그 일로 인해 엄마가 되었다.

자신을 치장하고 외출을 즐기던 그녀였건만 그 모든 일을 스톱시킨 것이 바로 딸 벨라였던 것. 그래도 스물 여섯 미혼모로 살게 된 것에 조금씩 적응해 나가고 있었건만...그 외로움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섹스에 굶주려 채팅창 앞에 모인 남자들 앞에 부주의하게 자신의 어린 딸 사진을 투척했다. 그 결과 딸은 유괴되었고 이내 죽음을 맞이했다.

진실은 그러했다.

 

 

유괴범으로 손가락질 받아온 남편이 사실은 결혼 후 줄곧 외도를 해 온 남자라면 두말할 것도 없이 당장 헤어져야만 옳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남자의 감언이설에 속아 싫으면서도 그의 곁을 지켜야했던 아내 '지니'의 정신상태 역시 건강한 성인의 그것이라고 보긴 어렵다. 남편을 지지한다는 것. 그의 부정을 알면서도 완벽한 아내로 살아야할만큼 남편을 사랑하는 것도 아니었다. 가정이 파탄나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유형도 아니면서 왜 그래야했을까.

 

 

글쎄...'결혼 생활에는 언제나 비밀이 존재하는 법'이라고 하지만 이런 식의 비밀이라면....털어버리는 쪽이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남편은 이미 죽었다. 사건은 미제로 남게 되었고 달콤하게 다가왔던 기자의 목적도 드러났다. 무엇을 망설여야한단 말인가. <비밀을 삼킨 여인>에 깜짝 놀랄만한 반전은 존재하지 않았다. 딱히 예상되는 결말을 에세이 읽듯 고요하게 읽어냈을 뿐이다. 형사, 부인, 기자, 엄마 그 어느 쪽에도 감정이입이 되지 않아서인지 마음이 쓰라리거나 안타까움이 배가 되진 않았다. 다만 모두가 주위를 둘러보면 있을 법한 인물들이라는데서 최근 읽은 소설 중 가장 리얼리티적이라는 감상만을 남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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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뚜껑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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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과 함께 쌓이는 것들이 있다.

어떤 삶을 사느냐에 따라 쌓여가는 것들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문체는 간결하다. 내용도 짧다. 하지만 라이트하게 읽은 것에 비해 남겨지는 것들의 존재감은 강하다. 그래서 <키친> 이후에도 꾸준히 신간을 찾아 읽고 있다. 그 중 최근에 읽은 <바다의 뚜껑>은 휴양지의 달달한 로맨스가 실린 것도, 두 여인간의 치열한 갈등관계가 성립된 것도 아닌 평범해보이는 이야기였지만 역시 인상적인 소설이었다.

 

어쩌면 밋밋해 보일지 모르는 이 소설의 마리는 유별나게 빙수를 좋아하는 젊은 여성으로 우연히 빙수 한 그릇을 먹으러 갔다가 고향으로 귀향할 결심을 하게 된다. 물론 고향으로 돌아왔어도 그녀가 아는 소중한 것들은 하나도 남아 있질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평 남짓한 가게에서 트렌드와 상관없는 심플한 빙수들을 판매하며 소박하게 살고 있었다.

 

 

"힘든 것에 비하면 시간은 아주 금세 지나가고,

거기에는 아주 작은 부분이나마 꿈을 이룬 신비한 반짝임은 분명하게 존재했다"

(p32)

 

 

이곳에 할머니 사후, 재산분쟁의 시끄러움 속을 빠져나온 하지메가 도착한다. 엄마친구 딸인 예쁜 그녀가 살짝 귀찮았던 것도 잠시, 너무 마르고 너무 힘들어 보이는 하지메를 빙수가게로 데려오고 휴일을 함께 보내면서 점점 자매처럼 절친이 되어갔다. 그녀들은. 20대여도, 30대여도, 40대여도 좋을 두 여인의 조합. 이야기의 기-승-전-결의 순서는 어쩌면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을 읽으면서는 그닥 의미없는 찾기인지도 모른다. 이야기의 흐름보다는 그녀가 심플하게 내뱉어놓은 문장, 문장 속에서 명언보다 값진 멋진 표현들을 찾아낼 수 있으므로. 그것만 모아도 바닷가에서 주워 목걸이를 완성하게 되는 조개껍질처럼 수북하게 탑이 쌓인다.

 

 

"될 때까지 계속 한다는 것은 전혀 아름다운 일이 아니라,

너무 소박해서 답답하고, 따분하고, 똑같은 나날의 반복인 것만 같지만...

하지만 무엇인가 다른 게 있다.

거기에는 분명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나는 계속 간다"

(p140)

 

 

도망치듯 빠져나온 곳에서 하지메는 상처를 치유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 좋아하는 빙수 한 그릇으로 인해 작은 빙수가게 사장이 된 마리처럼. 유명해지지 않아도 도심 속에서 초고속으로 승진하며 바삐 살지 않아도 삶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작가는 말해주고 싶었던 것일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며 주변을 돌아보며 살 수 있는 여유, 사람을 좋아하며 살아가는 힘을 이 작가의 글을 통해 얻는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에도-.

 

 

"모두가 자기 주변의 모든 것에 그만큼 너그러울 수 있다면, 이 세상은 틀림없이....."

(p151)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도 자신만의 속도로 느리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틀린 것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다. 주어진 삶이 소중한 것은 그들도 우리도 같다. 세월과 함께 쌓여가는 것들이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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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에서 두 번째 사랑
마키타 요헤이 지음, 민경욱 옮김, 오카다 요시카즈 각본 / arte(아르테)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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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케이블을 통해 지나간 방송으로 보고 있는 [끝에서 두 번째 사랑]에 원작이 있는 줄 미처 알지 못했다.  드라마가 있었고 그 드라마를 소설로 옮겨놓은 책을 발견한 모양인데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와 제목이 같아서 읽어보고 싶어졌다. 처음부터 현재까지 죽 연달아 보지 못했기에 소설을 통해 정리하듯 읽으면 좋겠다 싶어져서.

 

각색된 한국 드라마는 원작과는 약간 차이를 보이는데 인물의 설정이나 나이, 문화적인 정서부분에서 역시 한국 드라마쪽이 훨씬 정감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익숙해서 그런가. 일본 소설 속 주인공도 40대 중반의 방송국 드라마 프로듀서다. 혼자 사는 싱글이며 같은 환경의 여자 친구 둘과 모여서 수다떨기를 통해 업무의 스트레스를 내려놓는다. 한국 드라마 속에서는 친구들이 각각 스포츠 센터 강사이자 오너, 학습지 선생님인 것과 달리 일본 소설 속에서는 음악계, 출판계에 종사하고 있어 일상부터 전문적인 영역까지 서로 나눌 이야기가 더 풍성해 보였다.

 

한국 드라마 속에서는 비슷한 나이때인 남자주인공이 소설 속에서는 몇 살 연상으로 나오는 것과 웹투니스트로 등장하는 때묻지 않고 철들지 않은 막내 여동생이 원작에서는 데이트 앱으로 남자들을 꼬셔 몇 명이나 나오는지 확인하는 모습들이 초반에 등장해서 깜짝 놀라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친동생처럼 함께 어울려 살고 있는 쉐프인 연하남도 소설 속에서는 친 남동생으로 등장한다. 주변인물들에 대한 포지션이 약간씩 달라 그 느낌도 살짝 다르다. 물론 똑같을 수는 없다. 그러면 재미가 없어질테니까. 문화나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각색된 쪽이 훨씬 익숙해서 좋았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소설 속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던 '깊이감 있는 공감'을 드라마 속에서는 종종 발견하게 된다는 점이다. 40대. 혼자인 남녀. 각각 안정된 직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 속을 파고든 외로움이라는 것에 대처해나가는 어른스러움. 성장이 아닌 이해와 인정을 통한 그 어른스러움이 시청률과 상관없이 돌리던 채널을 고정하게 만든 것과 달리 소설은 로맨스에 집중되어 진행되는 것 같아서 약간 그 흥미를 주춤거리게 만든다. '공감'이라는 키워드가 빠진 이야기를 읽고 있는 느낌이랄까.

 

소설을 먼저 보고 드라마를 보았더라면....일본 드라마를 먼저 보고 한국 드라마를 보게 되었더라면...또 다른 느낌을 받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단순히 먼저 보게 된 한국 드라마와 그 소설이 의도치 않게 자꾸만 비교되어서 본연의 재미를 떨어뜨려 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10대, 20대의 이야기 속에서 30대, 40대의 이야기가 묻히지 않고 지속적으로 등장해준다는 면은 참 고마운 일이다.

 

여자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업그레이드 되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서건 아름답다고 얘기했던 어느 독일의 여성학자의 말처럼 소설 속 치아키도 드라마 속 강민주도 내면에서부터 이끌어내는 성숙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듯 해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실제 인물이라면 응원하고 싶어지는 그들. 드라마는 과연 어떻게 끝나게 될지 몇 부 남지 않았지만 꾸준히 지켜보려 한다. 비슷하게 종결되겠지..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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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필요해 - 예술가의 마음을 훔친 고양이
유정 지음 / 지콜론북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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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필요해>>>라는 책을 지나칠 수 있었을까. 고양이 여섯마리와 함께 사는 집사면서. 두 번, 세 번 생각해봐도 절대 지나칠 수 없었음을 안다. 2010년부터 백수가 되기로 결심하고 직장을 그만두었다는 저자는 꽤 재미난 백수생활을 즐기며 살고 있었다. 흔히 우리가 드라마 속에서 보던 "취준생"의 모습이 아니었다. 고양이 봄과 가을이의 집사로 살면서 프로젝트 그룹으로 다큐멘터리도 만들도 공연기획도 하면서 디자인이나 영상 편집을 하는 사람을 백수라고 부르긴 힘들겠지...ㅎㅎ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한자가 다르다. 직업이 없다는 뜻의 백수는 白手 로 표기하는 반면, 저자가 스스로를 칭하고 있는 백수는 百修로 닦을 수가 붙여져 있었다. 아~ 이제야 그 의미를 알겠다. 일을 그만둔 것이 아니라 인생에 출사표를 던진 것임을...그런 저자가 만나 인터뷰를 한 11인은 모두 그녀같은 집사인생. 그래서 그 인터뷰가 즐거웠으리라는 것을 같은 일을 해 본 나는 잘 안다. 반갑고. 즐겁고, 신나게 만났을 거다. 귀를 기울이다가 어느새 수다떨듯 자신들의 고양이 이야기 삼매경에 빠졌을 그 인터뷰.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시인, 소설가, 만화가, 음악가, 미술가, 배우, 디자이너라는 집사들의 직업군보다 그들에게 사랑받고 사는 고양이들의 표정이 참 궁금했다. 모냐, 멀고,탈리, 시루, 호두,피칸, 미유,이빵, 망고 에바, 여백이 ..참 예쁜 이름들 속에서 특이한 이름 발견!! 물어?? 고양이의 이름이 물어?? 그다음은 운문과 산문? 웃음이 빵 터졌다.

 

 

그런가하면 매력적인 여배우 이엘은 "망고"라는 고양이를 반려하고 있었고 '노펫' 아파트에 주거하고 있던 회화 작가 김소울은 고양이를 키우기 위해 이사까지 감행해야 했다. 또 그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올 땐 수하물로 9개월만에 만나야 할 사정이 발생해버렸는데, 열 시간 넘는 비행을 홀로 하고온 고양이 탈리를 하루 더 수하물 창고에 둬야했다니...그 마음이 오죽 힘들었을까. 규정을 지키는 일은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면 융통성을 발휘해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고양이를 반려한 집사가 있었다면 스트레스로 죽을 수도 있는 동물임을 이해했을텐데.......!!

 

 

반가운 이름들도 있었다. 익히 잘 알고 있던 '미유와 앵두' 는 웹툰 <탐묘인간>으로 알고 있던 녀석들이었다. 그 사연까지 구구절절 다 알고 있는 이야기였지만 지나치질 못하고 또 읽게 되었고 그건 에세이스트인 봉현의 "여백이"페이지도 마찬가지였다. <여백이>라는 책을 읽은 후였기에 그 사연이 익숙했지만 그냥 지나치질 못했다.

 

 

다시봐도 이쁜 녀석들이 있는가 하면 길상호 시인의 "물어,운문,산문"이나 심윤경 작가의 "호두,피칸"이는 그 개성있는 모습에 눈길이 자꾸만 쏠리기도 했다. 그러고보면 어떤 모습이든 예쁘다. 고양이라는 생명체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데 고양이는 그렇다. 얼마나 부러운 미모인지 모른다. 또한 책은 편집도 군데군데 아기자기하게 되어 있으면서 심플하기까지 해서 마음에 쏘옥 들었다. 특별한 기대감을 갖지 않았고 그저 고양이 서적 한 권 더 읽는다는 기분으로 읽게 된 책이었는데, 너무너무 잘 골랐다 싶어진다. 이 책!!

 

 

그런가하면 집사가 아파트 옥상에서 집어 던진 다음 안락사 비용을 지불했다는 페이지에서는 그 집사 신상을 훌렁 털고 싶을만큼 분노가 치밀기도 했고, 그로 인해 장애가 남았지만 뒤에 온 '아수라'와 함께 잘 살고 있다는 '사자'의 모습에 안도감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장애는 장애. 오늘 부산에 들이닥친 태풍 속에서 물에 떠내려가는 길냥이를 구한 시민들도 있다는데 제 고양이를 고층에서 집어 던져 장애냥을 만든 것으로도 모자라 죽여달라고 돈을 내고 갔다는 인간의 이야기는 대조되어 머릿 속에 각각 다른 모습으로 각인되고야 말았다.

 

 

고양이와 함께 산다는 건 책임감을 동반한 일이다. 쉽게 생각해서도 안되지만 어려운 일도 아니다.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함께 살아 본 후라야 알 수 있다. 고양이의 매력은 한 번 빠지면 좀처럼 헤어날 수 없는 마력임으로 단단히 마음먹길 바란다. 고양이를 반려하기 위해 이 책을 구매할 독자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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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수한자 500자 따라 쓰기 : 상권 8급~5급 - 획순을 따라 쓰기만 해도 스스로 기억되는 급수한자 500자 따라 쓰기
권용선 지음 / 홍익교육(아이한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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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가 중요수업이 아니어서 겉핥기식으로 배우다 말았는데, 대학교에 가서 사단이 났다. 한글없이 한자만 빼곡한 책들을 읽어야 했던 것. 전공서에, 교양서에, 참고서까지....절반은 한자였고 절반은 영어였고,,,한글로 된 책들도 있었지만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다양한 책들을 소화해내야했기에 이를 악물고 한자 공부를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까먹는 속도는 10배쯤 빨랐던 것 같다. 졸업 후 아이들을 잠시 가르치면서도 한자와 중국어 한자, 일본어 한자 등을 교육했는데, 딱 그때까지만이었다. 이후 사용빈도수가 줄어들면서 급격히 잊어버리기 시작하더니 요즘엔  "저거 뭐라고 읽냐?"라고 누군가 묻지 않아주었으면 싶어진다. 예전의 내가 아니므로.

 

 

다시 한자를? 이라는 생각을 안해 본 것도 아니지만 굳이 외국어를 다시 시작하려면 한자만큼이나 많이 잊어버린 영어나 일본어를 "bring back to"하는 게 훨씬 쓸모있고 효율적일 것 같아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머랫 속에 남아 있는 한자는 정말 기본적인 글자들 외엔 없는 듯 했다. 깨끗하게 비워졌을 때 쉬운 단어부터 다시 채워넣자는 마음으로 조용히 차근차근 써 내려가고 있는 <급수한자 500자 따라쓰기>는 한자 익히기에도 좋지만 조용한 시간을 가지기에도 안성맞춤인 교본이었다. 명상을 하듯이.

 

 

5급 200자, 6급 150자, 7급 100자, 8급 50자 가 수록된 상권을 다 익히면 5급-8급 시험을 볼 수 있고, 하권의 500자까지 다 익히게 되면 준 4급의 시험을 볼 수 있는 실력이 쌓인다고 한다. 딱히 시험을 볼 목적으로 공부하게 된 것은 아니기에 명상하듯 마음을 다잡고 조용히 하루에 몇장씩 쓰면서 획순도 바로잡으면서 잊어버렸던 생활한자들도 바르게 익히기 위해 부지런히 몇 장씩 빼먹지 않고 쓰고 있다. 일기보다 더 열심히 쓴다.

 

 

예전처럼 종이 신문을 보는 것도 아니어서 사실 생활한자를 자주 대면할 일이 없다. 그래서 아주 쉬운 단계부터 익혀갈 사람에게 이 책만큼 만만한 교재는 없을 것이다. 8급의 한자들은 몇몇 글자만 제외하면 복잡할 일이 없는 한자들이고 6.7급의 한자도 꽤 많이 알고 있는 것에 놀라며 따라쓰기하게 될 것이다.

 

 

연필로 썼다. 좀 더 예쁜 글씨체로 남기고 싶어서. 삐뚤삐뚤...예쁘게 써지지는 않았지만 뿌듯했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하고 있던 시점에 다시 마음을 다잡고 하루 몇개씩 아는 한자를 늘려갈 생각에-. 이 500자를 무사히 마치면 하권도 구매해서 총 1000자를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 나의 소중한 한자들로 머릿 속에 꼭 가두어 둘 것이다. 누가 물어도 부끄럽지 않도록!!!



정성들여 써야지!! 저자의 충고대로. 예쁘게 완성하고나면 더 뿌듯할 듯 하다. 휘리릭 넘겨보면서 "익히느라 수고했다"고 스스로를 칭찬할 수 있도록 천천히 정성들여 한 자, 한 자 써나가리라. 오늘도 어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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