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에서 두 번째 사랑
마키타 요헤이 지음, 민경욱 옮김, 오카다 요시카즈 각본 / arte(아르테)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가끔 케이블을 통해 지나간 방송으로 보고 있는 [끝에서 두 번째 사랑]에 원작이 있는 줄 미처 알지 못했다.  드라마가 있었고 그 드라마를 소설로 옮겨놓은 책을 발견한 모양인데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와 제목이 같아서 읽어보고 싶어졌다. 처음부터 현재까지 죽 연달아 보지 못했기에 소설을 통해 정리하듯 읽으면 좋겠다 싶어져서.

 

각색된 한국 드라마는 원작과는 약간 차이를 보이는데 인물의 설정이나 나이, 문화적인 정서부분에서 역시 한국 드라마쪽이 훨씬 정감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익숙해서 그런가. 일본 소설 속 주인공도 40대 중반의 방송국 드라마 프로듀서다. 혼자 사는 싱글이며 같은 환경의 여자 친구 둘과 모여서 수다떨기를 통해 업무의 스트레스를 내려놓는다. 한국 드라마 속에서는 친구들이 각각 스포츠 센터 강사이자 오너, 학습지 선생님인 것과 달리 일본 소설 속에서는 음악계, 출판계에 종사하고 있어 일상부터 전문적인 영역까지 서로 나눌 이야기가 더 풍성해 보였다.

 

한국 드라마 속에서는 비슷한 나이때인 남자주인공이 소설 속에서는 몇 살 연상으로 나오는 것과 웹투니스트로 등장하는 때묻지 않고 철들지 않은 막내 여동생이 원작에서는 데이트 앱으로 남자들을 꼬셔 몇 명이나 나오는지 확인하는 모습들이 초반에 등장해서 깜짝 놀라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친동생처럼 함께 어울려 살고 있는 쉐프인 연하남도 소설 속에서는 친 남동생으로 등장한다. 주변인물들에 대한 포지션이 약간씩 달라 그 느낌도 살짝 다르다. 물론 똑같을 수는 없다. 그러면 재미가 없어질테니까. 문화나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각색된 쪽이 훨씬 익숙해서 좋았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소설 속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던 '깊이감 있는 공감'을 드라마 속에서는 종종 발견하게 된다는 점이다. 40대. 혼자인 남녀. 각각 안정된 직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 속을 파고든 외로움이라는 것에 대처해나가는 어른스러움. 성장이 아닌 이해와 인정을 통한 그 어른스러움이 시청률과 상관없이 돌리던 채널을 고정하게 만든 것과 달리 소설은 로맨스에 집중되어 진행되는 것 같아서 약간 그 흥미를 주춤거리게 만든다. '공감'이라는 키워드가 빠진 이야기를 읽고 있는 느낌이랄까.

 

소설을 먼저 보고 드라마를 보았더라면....일본 드라마를 먼저 보고 한국 드라마를 보게 되었더라면...또 다른 느낌을 받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단순히 먼저 보게 된 한국 드라마와 그 소설이 의도치 않게 자꾸만 비교되어서 본연의 재미를 떨어뜨려 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10대, 20대의 이야기 속에서 30대, 40대의 이야기가 묻히지 않고 지속적으로 등장해준다는 면은 참 고마운 일이다.

 

여자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업그레이드 되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서건 아름답다고 얘기했던 어느 독일의 여성학자의 말처럼 소설 속 치아키도 드라마 속 강민주도 내면에서부터 이끌어내는 성숙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듯 해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실제 인물이라면 응원하고 싶어지는 그들. 드라마는 과연 어떻게 끝나게 될지 몇 부 남지 않았지만 꾸준히 지켜보려 한다. 비슷하게 종결되겠지..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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