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니코의 하드보일드 라이프 - 아무도 못 말리는 고양이와의 동거기
재윤 글.그림 / 내안에뜰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고양이 니코라고 해서 1마리를 반려하는 집사인가보다 했다.
하지만 두 마리. 니키와 콩이를 합쳐서 '니코'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착각 한 가지 더 추가!!
고양이들의 일상 사진이 가득 편집된 고양이 서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선택했는데,
니키와 콩이의 사진은 제일 마지막에 컬러로 몇 장 첨부되어 있었고
'에세이인가?  무협지인가?" 싶을 정도의 내용이 담긴 못말리는 집사(?)와 명랑한 고양이들의 동거기였다.
 
 
"쓴다고 안다면, 고양이가 아니다" 
(p5)
 
 
이건 진실. 집사로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말이다. 내 첫고양이와 7년째 함께 살고 있지만 익숙해졌다는 것 외에 감히 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몇 가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늘 새롭고 늘 엉뚱하며 항상 관찰하게 된다. 고양이라는 생명체는.

 

인간을 공략하기 위한 고양이의 무공 중 기본 8수를 읽으며 '킥킥' 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역시 집사여야지만 생활면에서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일 것이다. 남으로 적을 공략한다는 '수공', 사뿐한 걸음걸이로 조용히 공략하는 '외보', 솜방망이를 "형운권", 인간을 단숨에 노예로 전락시켜버리는 '탐각저", 시간차를 가늠할 수 없는 꼬리를 이용한 "미란장", 미묘하게 다른 주파수로 울어대는 '감묘후', 그 외에도 '호비퇴','무념무공' 이 기본 8수였다. 무협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에 빠져 처음에는 약간 당황했으나 그 모습을 연상하며 웃음이 터져나왔다.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겠다. 이 표현들....
 
그 외에도 책 속에서는 이런 표현들이 계속 등장하는데 가령 '절세미공','매두신장','섬섬신권','공성계,"도광양회','사심자','환묘본주' 등이 그들이다. 약간 이질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집사라면 내 고양이의 그 모습들을 떠올리며 상상해보는 즐거움으로 대체시킬 수 있을 것이다.
 
고양이와 살아가는 일은 유쾌하다. 일상인데도 불구하고 지루할 틈이 없다. 대부분의 시간을 잠으로 보내고 있는 고양이들인데도 그러하다. 살아보지 않으면 모른다. 이 즐거움은. 이 책의 저자도 그 즐거움에 탐닉한 집사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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