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버전트 ㅣ 다이버전트 시리즈
베로니카 로스 지음, 이수현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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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터미네이터>나 <아바타>를 통해서 보여준 우리의 미래는 고도화된 산업화로 인해 결국 인간이 그 종말을 가까이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산업화 이면에는 자연환경의 파괴. 그로 인한 인간들이 생의 터전을 잃어가는 상황들이 초래되며 지금부터라도 그 수순을 밟지 않기 위해 애써야 한다는 것. 율곡 이이가 현세에 살고 있어도 이와 비슷한 충고를 현대인들에게 던지지 않았을까. 그의

혜안으로 비추어보자면.

 

이제 고작 20대를 살고 있을 뿐인 베로니카 로스의 <다이버전트> 역시 그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앞으로 폭발할 필력이 더 기대가 되는 그녀는 시카고를 배경으로 하여 자연재해로 황폐해진 미래 사회 속에서 인간이 선택되는 존재로 그려진다. 얼마전부터 재미나게 읽고 있는 3부작 <메이즈 러너>에서처럼 <다이버전트> 역시 자연재해가 소재로 등장했다. 이미 헝거 게임의 제작사가 이 작품을 영화화 하고 이미 국내에선 4월에 개봉되어 화제가 된 다이버전트. 첫 소설부터 대박터진 베로니카 로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미래 사회는 자신의 능력에 따라 5개의 분파로 나뉘어 인간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으로 돌아가고 있다.

 

애브니게이션,돈트리스,에러다이트,애머티,캔더 에 속하지 못하면 다이버전트로 분류되는데 복종과 관리의 범위를 넘어선 그들을 사회는 아웃사이더로 분류하고 체제를 위협할 테러리스트로 간주한다. 주인공

트리스는 다이버전트로 분류된다. 다르면 축출되는 사회. 크리에이티브한 것을 용납하지 않는 사회. 그래서 내게 미래 사회는 답답한 공간으로 상상되는데 트리스는 '다이버전트'로 판명되면서 끔찍한 배신을 경험해야 했고 스스로 살아남고 스스로 성장해야만 했다. 사회가 개인의 성장을 돕지 못하고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일이 '다이버전트'로 낙인 찍혔기 때문인데, '벗어난'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 단어가 이름 앞에 붙게 되면 사회에서 인정한 틀에 맞지 않는 인물로 간주되어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제거되고 마는 것이 이들이 살고 있는 미래다. 크리에이티브한 생각이 각광받고 소속감보다는 프리로 일하는 것이 대중화 되어가고 있는 지금과 비추어보면 왜 갑자기 미래는 역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 싶지만 자연재해라는 큰 틀 안에서 살펴보면 한층 한정된 자원을 분배해가며 살아남기 위해 인류가 선택한 것이 결국 이 것이 아닌가 싶어지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답답하고  또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고도 남는 상황 속에서 한 소녀의 선택과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과연 나라면...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잠시 고민해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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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안간 아씨 2 - 완결 ㅣ 별안간 아씨 2
서자영 지음 / 고즈넉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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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개벽이 되지 않는 한 처지가 바뀔 일 없는 '서얼'과 힘없이 아비를 잃어야 했던 '왕'이 같은 꿈을 꾸었다.

그리고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진 삶을 살아야만 하는 노비의 인생을 거부하는 '덕이'가 그들의 그물에 걸렸다.

그리하여 조선을 발칵 뒤집을 그 사건이 공모되어졌다. 왕과 서얼과 노비로 인해.

 

이야기의 모든 것이 제목 한 줄에 다 들어있다. 노비가 어느날 '별안간 아씨'가 되어 버렸으니.

편안하게 앉아서 팔자좋게 살 것만 같은 아씨가 되기 위해 이토록 힘든 고행의 길이 있었음이야....덕이는 그녀들의 삶 또한 그저 부러워했던 모습 그대로가 아님을 곧 알게 되었다. 아무리 허리가 아파도 꼿꼿이 세워 앉아야 했고, 아비-남편-아들에게 복종하며 살아야 했고  글/그림/자수/시에 이르기까지 외워야 할 것이 왜 이리 많고 익혀야 할 것들은 또 왜 이리 많은 것인지......덕이는 그만 줄행랑을 치고 말았다. 하지만 곧 다시 잡혀와 별당아씨가 되기 위해 수행하기 이르고.

 

몰래 살짝 본 예비 신랑감의 풍모가 맘에 들어 버린 덕이는 점점 더 정경부인 되기에 박차를 가하는데 어느날부턴가 옆구리 살처럼 붙어 있던 형수라는 존재가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부부인 마님의 조카로 신분을 속이고 좌의정댁네 매파의 눈길을 받아냈고 예비 정혼자의 마음을 흔들었으며 종국엔 꽁꽁언 형수의 사랑도 움켜쥐었으니...단순히 신분만 세탁된 것이 아니라 그녀는 매력녀로 거듭난 것이다. 부러운지고~

 

이젠 어딜보나 노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지만 정경부인이 되어 편하게 살아보리라는 꿈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택해 행복해지고 싶은 욕심이 새록새록 솟아나고 있는 가운데, 정조는 주사위를 던졌고 좌의정은 제 살길을 도모하기 위해 모략을 펼쳤으며 형수는 사랑을 위하여 제 한 목숨을 내어놓았다. 모두의 목적은 다르나 그 중심엔 노비 덕이가 서 있어 갈등이 최고조 되는 순간, 그녀의 안위가 살짝 걱정되어 등 뒤로 식은땀 한 방울이 주르륵 흘러 내렸으니, 역사 로맨스 소설을 읽으며 이토록 마음 졸였던 적이 또 있었던가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 바로 <별안간 아씨>였다.

 

좀 더 캐릭터들이 통통 튀었으면 좋겠다 싶은 아쉬움이 살짝 들기도 했지만 숨을 몰아쉴만큼 가독성 있게 읽혀지는 필체여서 읽는 내내 지루한 감 없이 스피드하게 읽혀 좋았다. 최근! 역사 로맨스 소설을 권해달라는 지인이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별안간 아씨>를 강추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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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안간 아씨 1 ㅣ 별안간 아씨 1
서자영 지음 / 고즈넉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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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헵번의 영화 '마이페어레이디'의 사극 버전이라고나 할까! 이런 고얀지고...이런 발칙한 일이!!! 라고 조선의 양반들은 혀를 찰 일이겠으나 독자는 재미나고 주인공들은 로또 인생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짝을 찾아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니 일석이조라!

 

'마이페어레이디'가 하층민을 상류사회 아가씨로 만들다가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인 것처럼 [별안간 아씨]도 노비 덕이가 단시간 안에 요조숙녀가 되어 정경부인 자리를 꿰어차야하는 이야기다. 노비로 태어나 노비로 살다가 또 다시 노비가 될 자식들을 주렁주렁 나아야하는 되물림되는 노비의 삶이 싫어서 혼인하지 않겠다고 버티던 강치영내 노비 덕이는 구원의 손길을 받는다. 바로 강치영의 서자 강형수가 그녀의 신분세탁을 도맡은 인물인데, 뛰어난 학식과 처세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생의 아들이라 출사할 수 없음에 좌절한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홍국영의 주선으로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와 독대를 하게 되고 그 자리에서 임금은 재미나면서도 위험천만한 일을 그에게 맡긴다. 바로 '서얼허통법'을 통화시키기 위해 좌의정의 아들 최규식의 처로 천민을 들여 그를 꼼짝달싹 할 수 없게 만드는 일. 그 일을 맡은 강형수의 눈에 덕이가 든 것이다. 그리고 그는 덕이에게 운명을 바꾸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하는데......!

 

당당하면서도 거칠기 짝이없는 천둥벌거숭이 같은 여인 덕이. 고분고분함이라고는 눈씻고봐도 찾아볼 수 없고 다소곳한 면은 두 눈 닦고 보아도 찾아지질 않는 그녀를 요조숙녀로 둔갑시킬 생각에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 강형수는. 어쩌다가 왕과 공모하여 제 무덤을 팠을고. 채 1년도 함께 살지 않았던 아내의 삼년상을 치른 최규식의 탈상이 코 앞이라 시간이 얼마 없는 가운데 형수는 제 어미인 장안 최고의 기생 월향과 도모하여 겉모습부터 속까지 아름다운 규방규수로 탈바꿈 시키기 위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그 형태는 갖추어졌으나 덕이의 본성을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덕이 그녀. 자아존중감이 강한 그녀에게 가장 힘든 일은 글공부도 아니었고 맵시있게 옷을 입는 일도 아니었으며 손과 발 그리고 얼굴을 매끄럽게 가꾸는 일도 아니었다. 욱하는 성미를 누르기 힘들었던 건 누구든지 여성을 비하하고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였다. 당당하게 응수하고 멋지게 대처하는 덕이는 그 어떤 양반님네 아씨들보다 멋진 숙녀였다. 이미.

 

형수 그놈. 아비와 어미에게 맺힌 것이 많은 그는 이 사회가 맘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바꿀 방법이 없었는데 어느날 마주한 왕은 그에게 기회를 주겠노라고 했다. 쉽게만 생각했던 덕이를 정경부인으로 만드는 일은 처음부터 순탄하지가 않았다. 망아지처럼 거칠기 짝이 없던 덕이로 인해 화날 때도 절망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서운함을 느꼈을 때가 아니었을까. 뒷간에 데려가 망 보게 하면서 그 소음까지 들려줄 정도로 자신을 사내로 생각하지 않는 덕이. 대체 쟤는 별에서 온거야? 형수의 마음에 덕이는 그렇게 조금씩 들어서고 있었다. 어둔 밤 달이 차 들듯이.

 

[별안간 아씨]는 [성균관스캔들]보다 달달함은 적지만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면모가 훨씬 더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드라마,영화 제작을 탐낼만큼 매력적인 소재이면서 조선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을만큼 놀라운 스캔들이 한판 거하게 펼쳐지며 요모조묘 재미를 톡톡히 던져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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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즈 러너 ㅣ 메이즈 러너 시리즈
제임스 대시너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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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까지 어떻게 기다려야할지 모르겠다. <트와일라잇>과 <헝거게임>을 잇는 블록버스터 영화의 원작이라는 이 소설은 기대 이상이었다. 전세계에 트왈러들을 빠르게 확산시켜나갔던 <트와일라잇>은 내가 먼저 읽고 주변에 강력추천했던 소설이었다면 <헝거게임>은 친구가 먼저 읽고 너무 재미있다면서 추천하여 읽게 된 판타지였는데 <메이즈러너>는 tv에서 영화 소개를 보다가 궁금해져서 급구매하게 된 소설인지라 사실은 반신반의했었더랬다. 비슷한 이야기겠지....하면서.

 

뚜껑은 열어봐야 알고 사건은 터져봐야 안다고 했던가. 결과적으로 <메이즈러너>는 대박작품이었다. 물론 비슷비슷하게 떠올려지는 이야기들도 있다. 이젠 하늘 아래 전혀 새로운 이야기는 더 나올 것이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10대들을 서바이벌식의 현장에 던져두고 살아남기를 종용하는 것은 <헝거게임>을, 밀폐 공간 안에서 죽음과 수수께끼와 사투를 벌여야 하는 순간은 <큐브>를, 기억을 상실한 채 자신이 사건의 키워드 임을 깨닫고 탈출 하였으나 그 탈출 역시 계획의 일부였고 그 다음 테스트로 넘겨지는 구성은 <레지던트 이블>과 닮아 있다. 하지만 '이거 어디서 본 이야기 아냐?'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비슷한 요소는 엿보이지만 분명 전혀 다른 이야기다.

 

살아남기 위해 거대한 미로 속을 달리는 소년 러너들은 희망차다. 러너팀장 민호는 지도 작업을 위해 2년 동안 반복달리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좌절하거나 달리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모두를 위해 가장 좋은 대안을 찾기 위해 때로는 답답할만큼 신중한 뉴트도 삶을 포기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막내풍의 척 역시 쾌활하다. 이 공간이 누군가에 의해 의도된 공간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그들 캐릭터는 주변 어느 남학교에서나 볼 수 있는 캐릭터다. 그래서 친근하다.

 

기억을 상실한 채 공터에 던져진 토머스. 기존 멤버중 그 누구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판단력과 담력 그리고 적응력으로 그는 리더격으로 우뚝 올라섰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이기에, 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생각했기에 가능했던 탈출은 소년들에겐 또 다른 시련이었다. 에필로그에서 보고서 형식으로 에이바 페이지 총장이 직원들에게 언급한 것은 시련 프로그램의 성공과 테스트의 변수 그리고 '사악'의 사명과 더불어 2차 실험을 공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소년들과 '창조자'로 불리는 어른들. 어른들이 인류를 위한다는 명목하에 목숨을 건 테스트를 그들에게 종용할 권리가 과연 있는 것일까. 실험실의 쥐처럼 죽어나가는 소년들을 보며 그들은 자신들의 '사명'만을 강조할만큼 인류에게 위급한 상황이 닥친 것은 맞는 것인가. 3부작으로 쓰여진 이 책의 결미에서는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을까.

 

usa투데이에서는 소설을 두고 '젊은 세대가 세상을 바꿀 힘이 있음을 보여주는 소설'이라고 극찬했다. 그 힘있는 학생들을 '세월호 참사'로 잃은 대한민국의 오늘과 소설이 교차되면서 한숨이 절로 흘러나왔다. 소설은 재미있게 읽혀졌고 영화의 기대치를 최대로 올려놓았으나 마냥 즐거워할 수는 없기에. 우리는 우리의 희망을 가장 잔인하게 기억될 4월에 묻어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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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
황선미 지음, 봉현 그림 / 사계절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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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3   뭔가 잘못됐어

 

아버지가 죽은 집이었다. 그 기억을 뒤집기 위해서였을까. 그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해서였을까.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강대수는 노인이 되어 그 집. 100번지를 사들였다. 그리고 돌아왔다. 머릿 속에 암 덩어리를 단 채로.

 

매년 큰 돈을 들여 관리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100번지는 기억 속 그 집이 아니었다. 아침마다 알람벨 대신 수탉이 울어제끼고 동네 꼬맹이들이 버글대는 그들의 아지트가 되어 있었고 매일 아침, 계란을 걷어가는 꼬맹이 유리가 들락거리고 있었으며 그녀의 할머니는 치매 상태에서도 열쇠로 문을 열고 마구 들이닥쳐 채소를 기르고 있었다. 그가 없던 그 집 안에서.

 

좋은 기억이 아니었다. 이 집, 이 마을, 이 터전에 살고 있는 사람들. 그에게는 아픈 기억이었고 슬픈 과거였으며 잊혀지지 않은 고통이었다. 어쩌면 머릿 속 암덩어리보다 더 오랜시간 그를 아프게 했던 일들이 가득한 이 곳. 아이러니 하게도 병을 알고 나서 강노인은 '편안함'을 위해 이곳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그는 변해갔다. 아침마다 울고 있는 수탉에 익숙해져갔고 어미 읽은 병아리를 위해 유리의 방문을 허락했다. 무엇보다 자신을 그토록 괴롭혔던 경수의 외손자인 피엘의 후견인이 되기로 자처했던 것. 아버지가 흑인인 피엘이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지 않도록...그 과거 속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부끄럽지 않도록 성공한 그가 아이를 보호하고 나섰던 것이다. 과거와의 화해. 노인은 이렇게 자신의 고통과 마주하며 하나하나 아픔들을 제거해나가기 시작했다. 껄끄럽기만 했던 장영감이 실은 자신을 무척이나 부러워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그토록 고통스럽게 만들었던 아버지의 죽음을 털어내기 위해 치매에 걸린 송이 아가씨의 진심을 발견하게 되었다. 15세의 송이, 20대 대학 졸업반의 송이. 그녀가 사과의 편지와 함께 보내온 것은 아버지와 그가 찍은 단 한 장의 사진. 55년이라는 세월을 돌고 돌아 진실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그는 울고 말았다. 복받쳐 오는 설움을 참지 못하고.

 

그는 분명 성공한 사람이었다. 그 성공이 그를 당당하게 만들어 준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의 아픔까지 치유해주진 못했다. 하지만 귀향은 그에게 뜻밖의 선물을 전해 주었는데 100번지가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주민들의 소통창구가 되어 주었던 것처럼 강노인도 소통을 통해 과거의 자신과 화해하고 치유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황선미 작가의 이야기는 따뜻하다. 그러면서도 아주 쉽게 읽힌다. 그래서 그 정감어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가기 쉽다. 그녀의 동화를 어른이 된 내가 즐겨 읽는 까닭은 바로 거기에 있다. 읽는 순간, 따뜻함이 서서히 심장에서부터 온몸으로 퍼져나가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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