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다리 만들기 - 다이어트보다 쉽고 빠른 예쁜 다리 홈 클리닉 도어북 녹색건강 시리즈 3
신정애 지음 / 도어북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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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쁜자세인데도 불구하고 굳이 하게 되는 자세들이 있다. 오랜 습관으로 말미암아 잘 고쳐지지 않는 자세들인데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자연스런 행동들로 굳어져 오늘날 건강을 위협받는 다리로 거리를 걷게 된 것을 많은 여성들은 알지 못한다. 그 심각성에 대한 각성과 동시에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있는 [걸그룹 다리 만들기]는 [굿바이 하체비만]의 저자 신정애 원장의 코치로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고 그 자리에 대신 좋은 운동습관을 안착시키게 만드는 양서다. 

흔히 많이 하게 되는 책상다리나 다리 벌리고 바닥에 쪼그려 앉기, 짝다리 등등이 밖으로 휘는 오다리를 만들어 온 것을 알고 있는지? 

의자에 다리 꼬고 앉는 습관이나 두다리 모아앉기 습관이 안으로 휜 오다리를 만들어 온 것을 알고 있는지?

만약 알고 있다면 어떻게든 고치려 노력했을테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그 결과는 알지 못한 채 당장 몸이 편하게 접히는대로 내버려 두고 있었을 것이다. 이제라도 건강하고 아름다운 다리로 살아가고자 맘 먹은 사람들을 위한 실천교본인 [걸그룹 다리 만들기]는 딱 10주의 시간을 두고 효과를 장담했다. 

10주라. 다이어트보다 쉽고 빠른 예쁜 다리 만들기에 투자하기엔 그리 오랜 시간이 아니어서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마음만 먹는다면. 

93%정도가 다리가 휘어 0자 형 다리로 살고 있다고하니 내 다리만 곧았다고 착각하기에 앞서 부록으로 수록된 체형측정용 월페이퍼를 이용해 진단해 보는 것도 빠른 발견이 될지 모른다. 미끈하고 가늘고 긴 다리를 갖고자 하는 것은 모든 여성의 소망일 것이다.  다이어트나 수술, 교정 체조 중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교정체조가 선택하기 제일 쉬운 방법 같이 보였다. 전신다이어트 효과도 있고 자세가 좋아지고 무엇보다 혼자,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라 시간적 제한이 없었다. 

또한 계속 방치할 경우 골반이 뒤틀리고 척추가 휘며 어깨나 턱등의 좌우불균형을 초래함은 물론 잦은 부종에, 생리통, 만성피로, 수족냉증, 하체 비만 등의 눈에 보이는 결과를 얻게 된다니 하루빨리 시작할 것을 권해주고 싶어졌다. 누구에게? 주변 지인들에게-.

잘못된 자세와 생활습관은 아름다움도, 건강도 함께 해친다. 책의 조언대로 10주간의 투자로 인해 걸그룹처럼 곧고 매력적인 다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찬스가 눈 앞에 펼쳐져 있다. 로또만큼이나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예쁜 다리를 뽐낼 수 있는 스타일리스트 고민정의 코디제안까지 수록되어 있다.

어렵지 않다. 꿈의 다리를 갖게 되는 일은. 실천만이 살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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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야기 장사꾼이다 - 세라자데 마케팅
정영선 지음 / 멋진세상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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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4년간 바다를 떠돈 1달러짜리 장난감 오리의 몸값?
센노 리큐의 투박스런 고려다완?
이승엽의 300호 홈런볼?


이 중 최고의 가격은 얼마일까? 먼저 홈런볼은 1억 2천만원에 팔렸고, 고려다완은 400억 가량으로 추산할 뿐 가격을 매길 수 없으며 장난감 오리는 14년만에 170만원으로 몸값이 올랐다. 무엇이 이들을 원가보다 판매가보다 더 비싸게 팔린 것일까. 스토리텔링! 거기에 답이 있다. 

세라자데 마케팅으로 문화체육관광부,문호재청,중소기업청,한국관광공사등의 정부기관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저자 정영선은 작가 출신이다. TV드라마와 다큐멘터리 작가로 활동하다 스토리텔링 마케터로 전향했는데, 소위 대박이 난 경우다. 
작가니까 글을 잘 쓰겠지 라는 편견은 책을 읽는 순간 접어야만 할 것이다. 앞으로 구경할 내용들은 글을 잘쓰는 비법이 아니라 마케팅 속에 스토리를 녹여넣는 비법과 경험을 털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미리 이야기를 하자면 글 잘 쓰는 작가가 아니라 글 쓸 줄 아는 마케터가 필요한 시장이 바로 그녀의 일터인 셈이다.

국내 최초 스토리텔링 마케팅 기업 ’브랜드 스토리’를 설립하고 승승장구하며 달려온 지난 5년간의 실무경험과 생생한 노하우를 담긴 책에는 이야기 장사꾼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찾게 만든다. 불가능해 보이는 것에 도전해 성공을 쟁취하는 이야기에 누구나 열광하듯 소비자에게는 "논리"를 앞세운 것보다 "공감"을 이끌어내야 팔린다는 것을 간파해내고 가장 중요한 생산수단인 "지식"을 사고파는 브랜드 스토리는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음을 깨닫게 만든다. 

물건을 만들고 팔던 산업혁명기를 지나 이제는 그 속에 담긴 사연과 이야기를 풀어파는 시대가 왔다. 고궁이 극장처럼 변하고 제일 꼴지로 달리지만 언제나 열심히인 작은 말의 사연이 전국민의 응원을 받고, 스토리텔링으로 생태관광지가 만들어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사람들 간의 소통과 공감을 무기로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를 펼쳐내는 것이 스토리텔링 마테킹 기법의 핵심일 것이다. 여러 인물이 떠오르겠지만 저자는 천일야화의 주인공 세라자데를 떠올린 듯 했다. 그래서 이름도 세라자데 마케팅이라고 붙였을 것이다. 냉정하며 마음이 자주 변하는 소비자들을 감동시키고 매니아로 만드는 것은 이야기를 통한 마케팅으로 다가섰을때 가장 효과적이었다는 사실을 책의 여러 사례들을 보며 익혔다.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사연이 없는 곳이 없다. 모든 이야기들이 우리의 귀를 자극하고 유혹한다. 그 가운데 저자 정영선이 있다. 그녀는 이야기를 엮고 사람들에게 그 매력의 가치를 알려주는 전달자이자 이야기 사냥꾼이다. 현대판 세라자데가 되어 대한민국을 스토리텔링의 마케팅장으로 바꾸어 나가고 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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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일기 - 아프리카의 북서쪽 끝, 카나리아에서 펼쳐지는 달콤한 신혼 생활
싼마오 지음, 이지영 옮김 / 좋은생각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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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을 매혹시킨 싼마오의 신혼일기는 아프리카의 북서쪽 끝, 카나리아 제도에서 펼쳐진다. 때로는 달콤하게, 때로는 살벌하게!일곱살이나 어린 남편과 다른 문화권의 시댁을 견뎌내야하는 자유인 싼마오. 제도권의 주민이기보다는 자유인이라는 타이틀이 더 맞을 것 같았던 그녀도 의외의 인내를 가지고 결혼생활을 유지해내는 것을 보면서 인내심이라는 것이 때때로 고무줄처럼 조절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943년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유별난 성격탓에 홈스쿨링을 해야했고 자의로 떠난 유학길에선 복병처럼 나타난 서양친구들 때문에 본의 아니게 하녀(?)의 세월을 경험해야만 했다. 그러다가 스페인 출신의 호세와 1973년에 결혼. 사막에서 살다가 카나리아 제도에 정착했지만 1979년 잠수사고로 남편을 잃은 후 중국으로 건너와 1991년 48세라는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유랑인"이었던 그녀의 별명이 그간 떠돌며 살았던 삶을 잘 설명하고 있는 듯 했다. 

중국인들은 왜 그녀의 삶에 열광했던 것일까?

우선 그녀는 매우 정직했다. "나는 가짜다~!!"라고 선언하며 언제나 솔직했고 대범했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쟁취해나갔다. 

그리고 따뜻했다.  카나리아 제도에는 각국의 노인들이 은퇴 후 건너와 생활하고 있었고 그들 중 무보수로 거리를 닦는 독일할배를 따라 싼마오는 매일 거리를 함께 쓸고 닦고 청소했다. 그리고 즐거워했다. 뿐만 아니라 근사한 정원을 가진 전직 은행가,산책을 즐기는 독일 노부부, 무료로 이웃의 집수리를 해주는 퇴직 노인 에릭에 이르기까지 노인들의 친구가 되어 하루하루를 함께 했다. 

뿐만 아니라 현명했다. 만인의 연인인 동시에 만인의 바보로 전락했던 시절을 잊고 시댁 식구들을 위해 끊임없이 헌신하며 인내했다. 그녀의 성격으로서는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해낸 것이다. 벙어리 삼년의 실천처럼 며느리 전략법을 구사하며 위트있지만 전세계 며느리들이 다 공감할만한 뼈 있는 글을 남겼다. 

그녀가 살아가며 만난 이웃들이 모두 다 친절하지는 않았지만 그때그때 현명하게 대처하며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찾아 대신했고 복권을 향한 상사병으로 우울증을 겪을 때나 절대 이길 수 없는 꽃장수 노파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없을 때조차 탈탈 털고 일어나 내일을 준비했다. 그래서 싼마오는 결과적으로 매우 유쾌하게 살다간 여인처럼 비춰진다. 

그녀만의 상큼하고 독특한 글의 전개방식은 읽는 이들을 즐겁게 만들어 왜 사랑받는지 알게 한다. 순종하고 자기 자신의 존재를 유령처럼 행하며 살았던 그 시절의 중국여성들에 비해 진보적이면서 현대적이었던 감각으로 살아낸 싼마오. 이 순간 그녀의 다른 책들이 간절해진다. 다른 책들 속에는 또 어떤 놀라움들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내일 당장 서점가로 달려나가 확인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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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의 결 - 뷰티 다큐
고현정 지음, 조애경 감수 / 중앙M&B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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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신경도 안쓰던 작은 것 하나가 알고보면 큰 힘을 내어 아름다워 보이게 하더라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에서 고현정을 발견했다. 얼마전의 일이었다. 왠지 쎄(?)보인다는 그녀는 여느 이웃집 누님들과 마찬가지로 털털하고 소탈한 인물로 비춰졌는데, 아마 보는 이의 시선에 따라 그녀의 팔색조처럼 다른 이면들을 바라보게 되는가보다 했다. 

톱 여배우, 고배우.

그녀는 어려서는 너무 커서, 그 다음에는 너무 아파서, 그 다음에는 피부가 너무 좋아서....의 오해를 풀기 위해 책을 냈다고 출간의 의미를 서두에서부터 밝혀 놓는다. 그간 꿀피부, 동안피부다 해서 온 국민이 그녀의 세안법이나 화장법에 얼마나 많은 관심들을 가져 왔던가. 평범한 여배우들도 너도나도 내는 뷰티집을 왜 그녀는 내지 않는 것일까 궁금하던 차에 드디어 그녀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 말문 트임 역시 평범하진 않았다. 

제 1장부터 충실하게 기초화장은 어쩌고,아이섀도는 저쩌고, 블라블라~ 했더라면 그녀의 이름은 고현정이 아니리라. 에세이식의 편안한 생각들이 펼쳐진 가운데 하나 둘씩 툭툭 던지듯 털어놓는 고현정의 뷰티팁이 생활과 어우러져 자연스레 다가온다. 그녀답다는 것은 이럴때 터져야하는 찬사가 아닐까 싶다. 물론 실망스러운 사람들도 있을지 모른다. 화장품은 뭐 쓰고, 관리를 받고 싶으면 어느 병원으로 가라는 식의 1차원적인 코치를 원했던 이라면 읽으면서 직접적인 언급들이 바로바로 튀어나오지 않는 책의 방식에 조바심을 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찬찬히 시간을 들여 살펴보면 물고기를 던져주는 것이 아닌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그녀의 영리함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느 화장품, 어느 병원이 아닌 화장품과 화장법에 대한 생각과 그간 해왔던 생활 속의 규칙, 빼먹지 않는 스트레칭 비법,생활하면서 몸과 피부를 지치지 않게 만드는 청소법 등등 건강한 삶과 그녀만의 원칙이 고스란히 온몸으로 드러나왔음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가 배워야하는 것은 진정 이런 생활방식들이 아니었을까. 


버릴때 더 아름다워지는 것이 있다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중요합니다"라는 카피도 결과적으로 그녀의 생활방식이 이끌어낸 명카피였다. '결'이 참 좋다고 감탄하면서 그 좋아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 애쓰며 사는 것! 지켜가며 사는 삶의 절제가 가져다준 미학을 그녀는 고스란히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과하지도 않으면서 정성스럽게 대하는 피부에 대한 예의를 지키며 사는 여자, 고현정은 그래서 그 어느때보다 여성스럽게 느껴진다. 김제동의 책에서 느껴지던 톰보이 같은 면과는 또 대조되는 모습이다. 

평소 신경도 안 쓰던 작은 것 하나가 알고보면 큰 힘을 내어 나를 아름다워 보이게 함을 알고 있는 영리한 그녀는 숨김없이 은밀한 욕실과 화장대를 우리에게 공개했다. 정말 많은 욕실 용품, 화장품들이 가득 메우고 있어 놀랐다면 두번째 놀라움은 그들이 각기 다른 사이즈임에도 불구하고 정갈하고 깨끗하게 정리정돈 되어 있다는 거다. 특별히 촬영을 위해 평소보다 조금 더 신경은 썼겠지만 이 순간, 우리가 대하고 있는 여자 고현정이 얼마나 깔끔한 여성인지 알려주는 증거이기도 했다. 

이 책을 만드는 동안 내게 큰 동요가 있었다 
아마도 그것은 영원히 비밀로 남겨질 듯.


의 의미가 새로운 사랑에 대한 것인지, 자신의 아이들에 대한 것인지, 한참 포털사이트를 오르내리는 전남편의 재혼소식에 관한 것인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별로 궁금하지도 않았다. 살짝 마음을 털어놓는 것이 그녀의 마음이라면 털어놓은 거기까지만 듣는 것 또한 독자인 내 선택이므로. 나는 가십보다는 고현정이 즐기는 건강한 삶의 방식에 더 매료되어 있다.  이순간만큼은.

마지막으로 덧붙여진 요시다 겐꼬의 글은 중간중간에도 언급되는 그녀의 자필로 메모되어 있는데, 특별히 예쁜 글씨체는 아닌데도 나란히 잘 정돈되어 쓰여진 글씨체가 깔끔해 보이는 것이 딱 그녀 같았다. 글씨체까지 자신의 모습과 닮은 배우, 고현정. 언제나 진심으로 다가서는 듯한 고배우의 모습에서 나는 오늘 "고현정다움"을 발견해낸다. 고현정다움. 써놓고 읽어보니 더 예쁜 단어인 것만 같았다. 배우 고현정보다 인간적인 고현정을 더 좋아하게 만든 [고현정의 결]! 혹시 판매성적이 좋으면 두번째 책도 나오려나 ?
언제나 다른 사람이 기준이 되기보다는 자신이 기준이 되는지가 중요한 배우는 그래서 오늘보다 내일 더 좋은 결과를 얻으며 살아가고 있나보다.



온갖 잡다한 생각들이 함부로
마음속에 들어와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면
그것은 우리 안에 혼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의 영혼이 주인을 갖고 있다면 
우리의 가슴이 그토록 많은 근심으로 가득차지는 
않을 것이다. 

                               '요시다 겐꼬'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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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에 살고 죽고 - 20년차 번역가의 솔직발랄한 이야기
권남희 지음 / 마음산책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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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피크닉],[달팽이 식당],[애도하는 사람]...120여 종 번역, 20년째 이어지는 번역가의 삶...


내겐 남들과 다른 코드가 존쟇는 것 같았다. 어린 시절부터 그랬다. 꼬맹이 시절엔 다들 만화를 신나게 볼때 나는 성우들의 목소리를 구분하는 재미로, 그들의 이름을 줄줄 꿰는 재미로 만화를 보았다. 그리고 좀 더 자라서 영화를 보게 되면서는 외화의 엔딩에선 꼭 번역의 이름을 찾아내곤 했다. 당시엔 대부분 "이미도"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어 그 이름이 번역하는 단체의 이름인가? 했을 정도였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코드나 습관은 변하지 않는 모양이다.  번역이 잘 되어 있는 책을 보면 꼭 번역자의 이름까지 확인하곤 다음 책을 고를 땐 역자의 이름까지 책을 고르는 기준이 되기도 했다. 너무 까다롭다 싶을지도 모르지만 원작이 같은 책이 세월의 틈을 두고 다른 출판사 다른 역자의 손을 탔을때 미묘하게 달라지는 그 분위기와 재미를 경험해 본 사람은 이 선택을 이해해주리라 믿는다. 또한 1권의 번역은 누군가 했는데 그 책이 뜨고 나선 2권의 번역은 다른 역자에게 맡겼더니 책의 분위기가 변해서 읽기 싫어진 경우도 있었다. 역자의 역할은 알게 모르게 이토록 지배적일 정도인데 선호 브랜드처럼 좋아하는 역자의 이름을 꿰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적어도 습관이 이러한 내게는.


대구 출신 일본문학 번역가....


양억관, 김난주라는 이름이 주로 많이 보이던 일본서적 번역에 언제부턴가 생소한 역자들의 이름이 붙기 시작했다. 신뢰가 쌓인 역자들의 책을 먼저 고르는 가운데 [번역에 살고 죽고]의 저자 권남희도 포함되어 있다.  그녀의 번역에 매료되기 시작한 것은 매니아층이 두꺼운 작가 온다 리쿠의 번역을 그녀가 맡기 시작했을 때부터였다.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나 [황혼녘 백합의 뼈],[불안한 동화],[어제의 세계],[밤의 피크닉]을 읽으며 작가와 역자의 이름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 좋은 번역은 독자가 책을 읽을때 흐름을 방해하지않고 자연스럽게 작품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 온 내게 그녀의 번역은 온다 리쿠 자신의 것처럼 자연스러운 것이어서 몇 편의 시리즈를 부담없이 빠르게 읽어낼 수 있었다. 

나는 번역이 잘 되었니 오역이니 집어낼만큼 똑똑한 독자가 아니다. 그저 내가 글 읽는데 방해가 되는지, 보탬이 되는지만 겨우 판가름할 수 있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일 뿐이다. 그런 내게 번역가로서의 그녀의 일상은 마치 하나의 작품을 읽는 것과 마찬가지로 즐거움을 안겨다 주었는데, 글의 감동을 전하는 사람인지라 그의 글솜씨도 예사 것이 아니었다. 

기본이 보장되어 있지 않은 프리랜서의 세계에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끊임없이 일해 온 그녀의 커리어는 세월이 증명해주고 있었다. 집 밖으로 잘 나가지도 못하고 주말, 휴일 할 것 없이 일에 파묻혀 산다지만 부러울 따름인 그녀에게 번역은 이미 일상 생활이었다. 무엇보다 그 점이 부러웠다. 물론 그녀는 한 달에 400만원을 거뜬히 벌 때도 있고 [공부의 신] 경우에는 1000만원이 훌쩍 넘는 수입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조차 번역의 길을 적극 추전하지 않을만큼 어려운 직업이기도 했다. 읽으면서야 깨닫게 되었다. 화려함 속에 감추어진 불안정성을. 

그래도 이 순간 번역가가 되고 싶어 꿈꾸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배움의 길이 뚫려 있지 못하고 딱히 성공의 길이 보장된 것도 아니지만 열정하나로,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두 팔을 걷어부친 젊은이들에게 이 책이 희망의 교본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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