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의 탄생 - 아직도 고양이 안 키우냥?
박현철 지음 / 북레시피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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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와 '보들이'집사가 쓴 책 제목은 <<아직도 고양이 안 키우냥?>>. 최근 누군가에게 했던 말이어서 제목을 보고 뜨끔했다. 왜 이렇게 늦어졌을까? 후회가 될만큼 행복 가득한 고양이들과의 삶. 초보 집사 시절 책으로 하나하나 배워나갔다면 8년이 지난 지금은 조금 더 많이 알게 된 듯 하지만 그래도 고양이 책을 손에서 놓을 순 없다. 뭔가 모르는 것이 더 있을까봐. 혹시 더 좋은 것들을 발견하게 될까봐. 내 고양이의 삶을 더 행복하고 윤택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만 같아서 새로 나온 책들을 살피고 또 살핀다.



'냥집사'가 된 저자 박현철 기자가 연재하던 칼럼을 엮어 만든 한 권의 책 속에는 이미 알고 있는 상식들도 있고 메모해야하는 팁들도 있어서 결과적으로는 유용했다. 더불어 귀여운 고양이 두 녀석의 모습까지 덤으로 눈에 담을 수 있어 행복했다. 고양이와 함께 살면서 길고양이들도 남의 집 고양이들도 모두모두 귀하게 보이고 예쁘게 보이는 건 역시 캣매직에 걸려서일까.



주변에 아직 고양이의 매력에 대해 모르는 지인들이 많은데 강요하고 싶진 않지만 한번쯤은 물어보게 된다. "아직도 고양이 안키우냥?"하고. 좋은 일은 함께 하고 싶은 그 마음으로. 끝까지 책임질 수 없다면 시작부터 하지 말아야할 일이 바로 반려동물과의 생활이므로 절대 강요해선 안된다. 하지만 알고나면 더 행복해질텐데....라는 마음은 여전하다. 슬쩍 이 책 한 권씩 선물하고 그 마음이 무럭무럭 커주길 바라는 편이 더 좋겠다 싶어지는 주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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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즈와 폴, 보름이와 세영이 - 길 고양이도 집 고양이도 행복한 마당 집 이야기
강태중.이세현 지음 / 나는북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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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집사가 된 이후부터 고양이책은 단 한 권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모두 다 소장할 순 없지만 넓은 서재가 생긴다면 아마 다 구매해 버릴지도 모르겠다. 소장하게 된 분야까지 바꾸게 만든 고양이의 힘은 직접 겪어보지 않고선 이해하기 힘든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또 한 권의 고양이책을 발견했고 꽤나 공들여가며 마음 가득 웃음을 담아가며 구경했다.



째즈와 폴, 보름이와 세영이가 사는 집은 집사들의 로망인 마당 있는 집. 집 고양이도 길고양이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집이며 넓은 마당에서 맘껏 사료를 줄 수도 있고 여름엔 텃밭에 누워 잠든 고양이를 볼 수 있으며 겨울엔 추위를 피할 수 있는 큰 비닐 하우스 집을 설치 할 수 있는 부러운 곳. 그곳에서 살고 있는 고양이들의 이야기라 훈훈한 마음 반, 부러운 마음 반으로 읽었다.

2008년 아비시니안과 샴 사이에서 태어난 째즈가 첫 번째 고양이였고 동글동글 귀여운 외모의 폴은 2009년 생으로 갑자기 애교쟁이로 변신한 아메숏이며, 막내라고 생각했던 셋쨰 보름이는 노랑노랑한 외모의 2016년 생이었다. 태어난 곳도 외모도 다르지만 식구로 살아가고 있는 고양이들, 때로는 사이좋게, 어쩔때는 뚝 떨어져서 지냈지만 도심에서 부부의 반려묘로 잘 지내왔다. 그리고 전원 마을로 이사 한 후, 마당 고양이들을 구경하며 지내던 어느날 집사는 꼬질꼬질한 노랑 아기 고양이 한 마리를 데리고 왔다. 까불까불 너무 귀여웠지만 '심바'라는 새 이름으로 입양가서 묘생역전한 빽빽이 다음으로 인공 수유가 필요한 뽀시래기 둘이 울산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올라왔고 까만 고양이는 하루만에 임보처로 이동, 다시 노란 고양이만 남게 되었다. 입가에 카레를 묻힌 300g의 작은 생명체는 곧 '보름'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고 셋째로 안착하기에 이른다. 브로콜리 인형 위에서 잠든 아기 고양이라니...얼마나 귀여운지......!세계 평화는 이들이 가지고 온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만큼 마음이 평온해지는 모습이었다. 바구니 속에 쏘옥 들어가 있는 모습까지....


째즈 형아가 화장실도 못가게 그 앞에서 지키고 서 있다가 참견질을 하는 보름이의 모습, 셋이서 함께 마당 고양이들을 구경하는 포즈, 숨숨집 안에 형아가 있든 말든 위에서 눌러 버리는 장난스러운 보름이....하악질이 이어졌을지도 모르지만 웃음을 터뜨리기 충분한 장면장면들이었다. 우리집 녀석들의 모습이 교차되면서 '맞아. 이럴 때 있어'를 연신 내뱉을 수 밖에 없었으므로.

 

 

 

그리고 세영이. 마당고양이 중 한 녀석이라고만 생각하고 본 세영이는 결국 네번째로 입성했다. 노랑이, 유경이, 대장, 무병이,턱씨....마당 고양이들은 여럿이었지만 세영이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던 것일까. 찍힌 모습도 많았고 추억도 가득했다. 특히 마당 공사가 한창일 때 그 앞에 앉아 있는 털찐 모습이라니....! 너무 귀여워서 만져보고 싶어질 정도였다. 밥을 챙기던 노랑 고양이들이 겨울이 오기 전에 몽땅 사라져버려서 마음이 헛헛했는데, 그들 중 한 녀석을 발견한 것 같은 마음이 들어 눈물이 살짝 나기도 했다. 새로 들어선 건물들이 많아서 굳이 넓은 공터를 건너오지 않아도 밥주는 사람이 생겼으리라.....좋은 생각을 하곤 있지만 소식이 궁금한 건 어쩔 수 없다.

 

 



길들여지진 않았지만 캔따개라는 것을 알고 있던 노랑이 무리들처럼 세영이도 집사부부가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으리라. 다만 친해지는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을 뿐. 조심성 많은 고양이인 세영이에게 돌을 던지는 아이를 보고 구조를 결심했다는 부분에서 심히 공감지수가 높아진 건 같은 사연으로 함께 살고 있는 반려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 고양이 중 나랑곰 역시 쥐약을 놓고 큰 돌로 찍어내리려던 노인을 보고 구조하기로 마음을 먹은 고양이였으므로. 사실 쩍벌로 잠든 모습도 나랑곰과 닮아 있어서 살짝 더 애정이 가는 고양이였달까. 노랑노랑한 색을 함께 나누듯 보름이와 서 있는 모습도 다정하게 보였고 쨰즈와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도 평화로워보였다. 각기 다른 곳에서 온 넷이지만 성공적인 합사인 듯 싶었다. 다묘 가정의 고민은 합사와 고양이들의 삶의 질에 관한 문제가 가장 큰 부분이 아닐까. 집사도 고양이도 함께 살며 모두 행복해야하므로.

 

 


2년 반, 고양이들과 울고 웃으며 보낸 시간에 대한 기록이 담긴 <째즈와 폴, 보름이와 세영이>를 읽는 동안 행복했다. 부디 많은 이들에게 읽히는 책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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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달라도 충분히 행복하게 - 대책 없이 시골로 간 패션에디터의 좌충우돌 정착기
김자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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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10년간 패션 매거진 에디터로 바쁘고 화려하게 살아왔은 저자가 왜 돌연 시골행을 택했을까? 표지가 예뻐서 읽기 시작한 책 <<조금은 달라도 충분히 행복하게>>는 잔잔하게 읽기 좋은 책이었다. 좀 더 성공하기 위해서, 조금 더 사회생활을 잘하기 위해서 읽어왔던 책들과 달리 마음 속 여유가 필요한 때 골라 읽기 참 좋다. 그녀의 평온한 일상이 내것이 될 순 없겠지만 치열했던 삶을 뒤로하고 원하는 삶을 위한 터닝포인트를 찾고 있는 시기라면 누구라도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권하고 싶어질 정도다.



사실 시골에서의 삶이 누구에게나 100% 만족감을 주는 것은 아니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상황과 마주하며 웃게 된 날도, 울음을 터뜨린 날도 있었다. 내 경우엔 그랬다. 저자의 일상은 어떠했을까. 목차를 눈으로 훑어내리면서 문득 그런 마음이 들었다. 마음에 드는 시골집을 사고, 많은 돈을 들여 리모델링을 하면서 용기있게 하루하루를 마딱드렸던 부부의 시골행. 필요한만큼만 취하고 적게 소비하는 삶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편리함을 뒤로하고 택한 전원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계절의 흐름을 달력이 아닌 자연으로 체감하고 생명의 귀중함을 손끝으로 느끼면서 그들은 도시의 삶을 잊어가는 듯 했다.

 

 

행복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이들이 행복해지는데 많은 것이 필요치 않았던 것처럼 사실 행복은 간단함에서 오는 것은 아닐까. 직장이 아닌 직업을 찾고 싶었다는 대목에서 '시골의 삶'이 직업이 될 수 있을까? 의아해지기도 했지만 인생의 판을 통째로 엎는 용기는 아무나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책 속 삶보다 그 이후의 삶이 더 궁금해졌다. 이들은 오늘도 행복했을까? 답을 알 수 있을 것만 같은 질문이지만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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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할 걸 그랬어
김소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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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퇴사를 했다'는 첫문장을 읽고 그 마음을 읽어낼 수 있었다. 치기어린 마음에 고객변심으로 반품하듯한 퇴사가 아니라 버티다버티다 그 괴로움 끝에 플랜b없이 감행한 퇴사. 나 역시 긴 사회생활 속에서 그런 퇴사를 해 본 적이 있기에 그 마음이 십분 이해가 되는 첫문장이었다.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행복하게 웃는 얼굴로 만났던 아나운서 김소영에게도 이런 사연이 있었구나......! 유명한 아나운서의 아내, 예능프로그램에서 인생의 2막을 시작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녀는 좋아하는 일을 찾아냈다. 엉뚱하게도 그 직업은 '서점지기'였다.대형서점이 등장하고 동네의 작은 서점들이 사라져가는 세월을 지켜봐왔던 내게 1인 서점들이 생겨나는 요즘은 마법과도 같은 시간이 아닐 수 없다. 너무나 신나는 일이다. 아직 그녀의 책방에 가보진 못했지만.


<<진작 할 걸 그랬어>>는 전직 아나운서 김소영이 책방을 열기 전, 혹은 연 직후에 둘러본 서점들에 대한 소감들이 담겨 있다. 전 세계의 도서관을 직접 가보진 못했지만 어떤 책을 통해 구경했듯 일본의 크고 작은 책방들을 그녀의 책을 통해 구경했다. 즐거운 일이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책방은 즐거운 방앗간이므로.

 

책방 여행의 목적지로 일본을 책한 이유를 두고 '여전히 책을 많이 읽는 나라여서'라고 밝힌 그녀는 헌책서점/고양이 서점/앰프 파는 책방/술파는 책방 ....들을 다녀왔다. 단지 책이 좋아서 시작된 마음은 책방들을 둘러보면서 책임감과 즐거움을 동시에 가져다준 듯 했다. 천편일률적인 대형서점이 아니라 서점주인의 취향이 반영된 개성적인 공간이자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작은 서점들의 매력을 함께 느낄 수 있었는데, 그녀의 책방에서도 그 느낌을 받을 수 있을지 책방을 방문해보고 싶어졌다. 2019년엔 시간을 내어서 한 번 다녀올 수 있을까?


"책은 다시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던져졌지만 내겐 언제나 책이 주인공이었다. 이런 사람들이 살아가는 한 책은 사라지지 않을 듯 하다. 스마트 폰에 익숙한 세대가 등장하고, 글보다는 그림이나 사진이 실린 책들이 더 잘 판매된다고 해도 언제나 글자가 전하는 감동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므로. 대형 서점의 편리성은 그대로 취하되 다정다감한 공간인 작은 책방들도 곳곳에 생겨나면 좋겠다. 이 서점들이 버틸 수 있을 만큼 사람들의 살림살이도 이제 좀 펴지길 바라면서.

 

 

 

 

 

 

꽃집운영에 대해 알기 전까지는 예쁜 꽃들에 둘러싸여 우아하게만 사는 줄 알았지 힘을 쓰는 막노동이 동반된 직업임을 알지 못했다. 이웃을 통해서 그 힘든 과정을 지켜본 후 '아, 나는 못하겠다' 싶은 마음과 존경심이 동시에 들었는데, 책방도 마찬가지였다. 강한 체력이 있어야 버틸 수 있을 정도로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터를 사랑하는 그녀 같은 사람 덕분에 우리는 편하게 방문해서 또 하루의 추억을 얻어갈 수 있는 것이다. 고마운 일이다. 밥 먹을 때마다 농부에게 감사하고, 생선을 먹으면서 어부에게 감사하듯 책을 한 권 구매할 때마다 만든 이는 물론 진열한 사람들에게까지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지는 가을 밤. 다른 계절보다 더 많은 책을 읽고 싶어지는 시기여서일까. 우리 동네에도 '독립책방'이나 '동네책방'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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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면서 하나인 - 행복한 커플 고양이들
고경원 지음 / 안나푸르나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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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 작가의 책을 알게 모르게 참 많이 읽은 듯 하다.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부터 시작되었으니 독자로서 인연의 끈도 참 길다 싶다. 고양이와 함께 살 수 없던 시절, '길고양이 사진이라도...'라는 사심에서 시작했다는 그녀처럼 고양이와 함께 살 생각이 1도 없었지만 여섯 고양이의 집사로 살아가게 된 지금을 되돌아보면 이 모든 것이 묘연이었다. 고양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일상도, 그로인해 스쳐지나쳤던 사람들도, 초보집사를 탈출해보고자 읽었던 수많은 고양이 서적들도......!


예쁜 사진집부터 수의사들이 쓴 고양이 서적까지 참 많은 책들을 읽었지만 고양이 서적은 읽을 때마다 새롭다. 아는 이야기들이 포함되어 있어도 처음 읽는 것처럼 몰두해서 읽게 되고 찍힌 사진 속 고양이들은 하나같이 사랑스럽다. 물론 가슴 아픈 이야기들도 있다. 집고양이처럼 따뜻한 환경, 배고플때마다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주어지지 않는 길고양이들의 삶이 훈훈하기만 할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면하기보다는 오히려 많이 알려져서 그들의 생활 전반이 좀 더 윤택해지길 희망하게 된다. 바라보는 시선이 좀 더 따뜻해지고 공존하는 문화가 대한민국 저변에 깔리길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내뱉어지는 목소리, 보여지는 힘이 큰 울림을 가져다주길 바라고 또 바란다. 그래서 고양이 서적은 읽고나면 꼭 서평을 남기는 편이다. 보통 절반 정도만 서평을 올리고 있는 다른 장르의 책들과 달리.

 

 

 

 

 

고양이들의 털을 찌우고 몸을 불리는 계절이 돌아왔다. 겨울을 나기 위해 대비에 들어선 그들을 위해 단 한끼를 준비해주는 것이 다지만 일정거리를 두게 된다. "사람을 조심해. 낯선 음식은 배고파도 먹어선 안돼"라는 당부를 멀리서 조용히 전하면서. 책 속 길고양이들에게도 같은 당부를 맘 속으로 전했다. 물론 이들 중에는 고양이별로 돌아간 녀석도 있겠지만.



'커플냥이 사진집'이라는 부제가 붙여져 있지만 엄마와 아들, 엄마와 딸, 같이 밥 먹는 이웃, 형제자매 등등...여러 관계의 고양이들이 등장한다. 동백섬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식빵을 굽고 있던 노랑이 형제, 발가락만 닮은 대안가족형태의 고양이 둘, '비행귀'를 날려 기분을 한껏 표시한 고등어 쌍둥이, 외국의 사찰 앞에서 마주친 흰고양이와 검은 고양이, 비를 피하기 위해 관광안내센터로 뛰어든 녀석들..... 인간이 조금만, 한 켠만 허락한다면 욕심없는 그들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텐데...라는 마음이 들고 말았다. 마음이든, 삶의 공간이든 아주 조금만, 아니 한 켠만......!



그 중 고양이 묘지를 방문한 길고양이들의 사진이 인상적이었는데, 단 한번도 이런 모습을 상상해 본 일이 없어서 놀라웠다. 묘비엔 이름만 새겨진 것이 아니라 반려묘, 반려견의 사진도 부착되어 있었는데 그 앞에서 고양이 한마리가 앉아 있었던 것. 또 다른 사진 속 고양이들은 아예 그 앞에서 대자로 누워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누군가 찾아와주는 무덤이라니......외롭지 않겠다 싶어지는 순간이었다. 아, 무덤을 바라보며 이런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니......나나 내 고양이의 죽음 끝엔 화장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함께 묻혀 길고양이들의 방문을 기다려도 괜찮은 죽음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저 고양이만 구경했다기 보다는 생각의 전환을 가져다 준 책이었다. <둘이면서 하나인>은. 살면서 지식이나 지혜를 습득하는 순간보다 스스로 깨우쳐지는 순간이 더 값지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오늘도 그런 날이었다. 무언가 되기 위해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살아갈지 끊임없이 고쳐나가는 일 또한 중요하므로.



"이 세상은 모든 사람을 부러뜨리지만 많은 사람은 그 부러진 곳에서 더욱 강해진다"는 헤밍웨이의 책 속 구절처럼 길고양이들의 삶도 주어진 하루하루가 더 강해져야만 하는 순간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매일매일 그들이 조금씩 더 좋아진다. 책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같은 마음의 사람들을 더 많이 찾아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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