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즈와 폴, 보름이와 세영이 - 길 고양이도 집 고양이도 행복한 마당 집 이야기
강태중.이세현 지음 / 나는북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고양이 집사가 된 이후부터 고양이책은 단 한 권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모두 다 소장할 순 없지만 넓은 서재가 생긴다면 아마 다 구매해 버릴지도 모르겠다. 소장하게 된 분야까지 바꾸게 만든 고양이의 힘은 직접 겪어보지 않고선 이해하기 힘든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또 한 권의 고양이책을 발견했고 꽤나 공들여가며 마음 가득 웃음을 담아가며 구경했다.



째즈와 폴, 보름이와 세영이가 사는 집은 집사들의 로망인 마당 있는 집. 집 고양이도 길고양이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집이며 넓은 마당에서 맘껏 사료를 줄 수도 있고 여름엔 텃밭에 누워 잠든 고양이를 볼 수 있으며 겨울엔 추위를 피할 수 있는 큰 비닐 하우스 집을 설치 할 수 있는 부러운 곳. 그곳에서 살고 있는 고양이들의 이야기라 훈훈한 마음 반, 부러운 마음 반으로 읽었다.

2008년 아비시니안과 샴 사이에서 태어난 째즈가 첫 번째 고양이였고 동글동글 귀여운 외모의 폴은 2009년 생으로 갑자기 애교쟁이로 변신한 아메숏이며, 막내라고 생각했던 셋쨰 보름이는 노랑노랑한 외모의 2016년 생이었다. 태어난 곳도 외모도 다르지만 식구로 살아가고 있는 고양이들, 때로는 사이좋게, 어쩔때는 뚝 떨어져서 지냈지만 도심에서 부부의 반려묘로 잘 지내왔다. 그리고 전원 마을로 이사 한 후, 마당 고양이들을 구경하며 지내던 어느날 집사는 꼬질꼬질한 노랑 아기 고양이 한 마리를 데리고 왔다. 까불까불 너무 귀여웠지만 '심바'라는 새 이름으로 입양가서 묘생역전한 빽빽이 다음으로 인공 수유가 필요한 뽀시래기 둘이 울산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올라왔고 까만 고양이는 하루만에 임보처로 이동, 다시 노란 고양이만 남게 되었다. 입가에 카레를 묻힌 300g의 작은 생명체는 곧 '보름'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고 셋째로 안착하기에 이른다. 브로콜리 인형 위에서 잠든 아기 고양이라니...얼마나 귀여운지......!세계 평화는 이들이 가지고 온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만큼 마음이 평온해지는 모습이었다. 바구니 속에 쏘옥 들어가 있는 모습까지....


째즈 형아가 화장실도 못가게 그 앞에서 지키고 서 있다가 참견질을 하는 보름이의 모습, 셋이서 함께 마당 고양이들을 구경하는 포즈, 숨숨집 안에 형아가 있든 말든 위에서 눌러 버리는 장난스러운 보름이....하악질이 이어졌을지도 모르지만 웃음을 터뜨리기 충분한 장면장면들이었다. 우리집 녀석들의 모습이 교차되면서 '맞아. 이럴 때 있어'를 연신 내뱉을 수 밖에 없었으므로.

 

 

 

그리고 세영이. 마당고양이 중 한 녀석이라고만 생각하고 본 세영이는 결국 네번째로 입성했다. 노랑이, 유경이, 대장, 무병이,턱씨....마당 고양이들은 여럿이었지만 세영이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던 것일까. 찍힌 모습도 많았고 추억도 가득했다. 특히 마당 공사가 한창일 때 그 앞에 앉아 있는 털찐 모습이라니....! 너무 귀여워서 만져보고 싶어질 정도였다. 밥을 챙기던 노랑 고양이들이 겨울이 오기 전에 몽땅 사라져버려서 마음이 헛헛했는데, 그들 중 한 녀석을 발견한 것 같은 마음이 들어 눈물이 살짝 나기도 했다. 새로 들어선 건물들이 많아서 굳이 넓은 공터를 건너오지 않아도 밥주는 사람이 생겼으리라.....좋은 생각을 하곤 있지만 소식이 궁금한 건 어쩔 수 없다.

 

 



길들여지진 않았지만 캔따개라는 것을 알고 있던 노랑이 무리들처럼 세영이도 집사부부가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으리라. 다만 친해지는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을 뿐. 조심성 많은 고양이인 세영이에게 돌을 던지는 아이를 보고 구조를 결심했다는 부분에서 심히 공감지수가 높아진 건 같은 사연으로 함께 살고 있는 반려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 고양이 중 나랑곰 역시 쥐약을 놓고 큰 돌로 찍어내리려던 노인을 보고 구조하기로 마음을 먹은 고양이였으므로. 사실 쩍벌로 잠든 모습도 나랑곰과 닮아 있어서 살짝 더 애정이 가는 고양이였달까. 노랑노랑한 색을 함께 나누듯 보름이와 서 있는 모습도 다정하게 보였고 쨰즈와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도 평화로워보였다. 각기 다른 곳에서 온 넷이지만 성공적인 합사인 듯 싶었다. 다묘 가정의 고민은 합사와 고양이들의 삶의 질에 관한 문제가 가장 큰 부분이 아닐까. 집사도 고양이도 함께 살며 모두 행복해야하므로.

 

 


2년 반, 고양이들과 울고 웃으며 보낸 시간에 대한 기록이 담긴 <째즈와 폴, 보름이와 세영이>를 읽는 동안 행복했다. 부디 많은 이들에게 읽히는 책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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