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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여 땅이여 1 - 개정판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곧 남아공에서 월드컵이 치러질 예정이다. 단결된 우리 국민의 응원의 힘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평소엔 베트남 쌀알처럼 흩어져 살다가 [국가],[애국심],[역사]라는 키워드에 단결심을 보여주는 민족인 듯 하다. 아마 우리가 단일민족이라 더 잘 뭉쳐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소설가 김진명의 장편소설 [하늘이여 땅이여]는 작가의 최근작들과 연결되어 있다.
처음 소설을 읽기 시작했을 때엔 IT분야에 관해 파고드는 소설일까 라고 기대를 품어보았지만 역시 그는 소설의 저 밑바닥에 역사의식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깔아놓고 시작했다. 하지만 소설은 무척이나 재미있고 속도감 있게 읽어내려갈 수 있도록 응집력이 대단했다.
금융시장, IT분야, 중앙청 철거, 함흥차사, 해인사 팔만대장경, 조선의 풍수, 일본의 풍수, 정도전과 무학대사의 궁궐터 대결, 파티마 예언에 이르기까지 한 가지가 아닌 방대한 소재들이 책 가득 재미를 페이지마다 꿀바르듯 붙여놓고 있었다.
하나의 이야기로만도 충분히 흥미로운데 이 여러 요소들이 서로 맞물려 재미를 재탄생시키고 있었다. 게다가 아픈 구석은 또 얼마나 신랄하게 꼬집는지....팔만대장경이 총 몇벌인지 아는 국민이 대한민국에 몇명이나 있을까. 읽으면서 많은 반성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 바로 김진명의 소설이 아닌가 싶다.
이집트의 저주와 달리 토우의 저주가 일시적인 것이 시시하게 느껴져 좀 안타깝긴 했으나 조선에서 스스로를 지켜온 유일한 힘을 찾기 위해 등장인물들과 함께 페이지를 넘나들게 만드는 것 또한 작가가 가진 스토리의 힘이 아닐까 싶다.
[천년의 금서],[최후의 경전]보다 훨씬 이전에 쓰여진 [하늘이여 땅이여]를 읽으며 작가가 오랜 세월, 무엇에 몰두하고 있는지 찾아낼 수 있었다. 비슷한 소재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작가는 여전히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할 것들을 잘 골라내고 있다.
재미와 함께 교훈도 실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 읽기를 권하고 싶다. 두 마리의 토끼, 아니 세마리의 토끼도 거뜬히 잡아내면서 분명 재미까지 잡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