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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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추리소설이 아닌 이상 대체로 기대했던 결말로 마무리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끔은 기대하지 않았던 상식밖의 결말로 끝나는 경우도 있구요. 김영하의 이번 소설은 기대했던 또는

 

기대하지 않았던이 아니라 기대하지 못했던 결말로 마무리 됩니다. 참 오랜만에 드는 생각입니다만

 

이 소설의 결말이 오히려 현실적이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보통의 경우 결말은 현실적이라기 보다

 

소설적입니다. 읽고나서 우리는 소설속의 기승전결을 되새기며 내용을 복기합니다만 이번 소설은

 

갑자기 틀어져 버린듯한 결말에 혼란스러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애당초 알츠하이머 환자의 서술을

 

정신이 멀쩡한 작가의 서술로 이해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화자는 작가가

 

아니라 알츠하이머 환자인 김병수 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결말은 이해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의 독후감에도 썼습니다만 김영하의 소설은 매번 다른사람이 쓴듯한 새로움과 낯섬을 저에게

 

선물합니다. 그 느낌이 좋아서 계속 그의 글을 따라 가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유지될 지 모르겠지만

 

이런 것이 김영하의 글쓰기 이고 문체라고 생각합니다. 김영하를 사랑하는 독자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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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 - 선택받은 자들의 영원한 축복
존 비비어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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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교회 고등부 아이들과 조이코리아 수련회를 다녀왔습니다. 강사로 나서신 목사님들께서

 

'복음편에 서라'라는 이번 수련회 주제로 말씀을 전해 주셨습니다. 제대로 믿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강하게 말씀을 증거해 주셨고 2박3일 내내 큰 찔림을 주셨습니다. 고등부 교사를 하면서도 제대로

 

믿고 있지 않음을 회개하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 구원은 오래전에 사놓았다가 최근에

 

아내가 읽고나서 꼭 읽어 보라고 해서 수련회 전후에 읽었습니다. 이 책을 왜 이제서야 읽게 되었는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예를 들어가며 아주 강하게 진정한 구원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이 정말 제대로 믿으며 구원받은 자로서의 삶을 살았는지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고 앞으로의 날들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되는 시간 이었습니다.

 

또한 '당신은 무슨일을 했는가에 따라 심판 받지 않고 무슨일을 하도록 부름 받았는가에 따라

 

심판 받는다!'는 말이 많이 와 닿았습니다. 말로만 믿는 것이 아니라 기도함으로 하나님께서

 

내게 주시는 말씀을 제대로 알아듣고 그 길에 순종하기를 기도합니다.

 

믿는 이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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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 숟가락 하나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개정판
현기영 지음 / 실천문학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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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새책을 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읽지 않고 책꽂이에 몇년째 꽂혀 있었던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순전히 5주간의 제주여행 때문이었습니다. 제주 출신의 작가이고 그 곳에서의 20여년 세월을 그리고

 

있다는 이유로 먼지를 털어내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책에 자주 등장하지도 않지만

 

글의 시작과 끝을 이어주는 작가의 아버지의 모습이 자꾸 그려졌습니다. 어쩌면 이 책은 작가와

 

아버지의 갈등과 화해 그리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아버지를 닮아가는 자신에 대한 당황스러움

 

과 적응에 대한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은 한 소년의 눈을 통해 40~50년대 그 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때론 즐겁게 때론 가슴아프게 그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세상에 널리 알려진 4.3의

 

진실 같은 역사적 사실도 그리고 있고 한 소년의 성장기도 생생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결국 그 소년은

 

성장해서 그리도 떠나고 싶었던 고향을 수시로 다시 찾아가 과거를 추억하고, 싫어했던 아버지의

 

주검을 수습하고, 다시 돌아가 살기위한 연습을 합니다. 책을 읽으며 몇년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 당시의 평균적인 가장이었던 아버지 역시 말이 없으셨고 특별히 야단

 

치지 않으셔도 엄하게 느껴졌었습니다. 지금의 저도 자꾸 아버지를 닮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외모도 행동도 사소한 하나하나까지 그렇습니다. 저도 10년, 20년이 지나면 고향으로

 

돌아가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아버지 생각이 나는 오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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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 박범신 장편소설
박범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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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정말 오랜만에 재미 있다는 생각 보다는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글을 쓰는 작가와 동시대에 살면서 그의 글을 읽는 다는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작가는 우리의 아버지들 그리고 아버지가된 우리들의 모습을 한줄 한줄 가슴으로 새겨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책에서의 가족해체와 재구성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현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개인의 잘못이거나 도적적 해이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시대의 천민자본주의가 불려온 결과인 것입니다. 경쟁을 부추기고, 남을 밟아야 내가 조금이라도

 

더 올라갈 수 있고, 그만큼 더 안락한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체력을 보강해서 다시 세상으로

 

밟으러 나가야 하는 전사들을 키워놓은 결과가 이렇게 돌아오는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올라가면 올라

 

갈 수록 더 배가 고프고, 더 강한 경쟁자들이 기다리고 있고, 이렇게 끝이 없는 싸움을 싸우다 결국은

 

쓰러지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강수돌 교수의 '경쟁은 어떻게 내면화 되는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나라고 하는 존재 자체가 타인에게 선물이 될 수 있을때 비로서 나는 온전한

 

인간이 된다"는 말이 정말 옳은 말이라 생각됩니다. 명우도 결국은 함열댁과 신애와 지애에게

 

선물이 되는 길을 택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아내의 이해로 최근 5주 정도 제주도에

 

머물며 멈추고 돌아보고 계획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 귀한시간이었고, 앞으로의 인생길에

 

큰 자양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세상의 아버지들에게 화이팅을 외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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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 정유정 장편소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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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이라는 뜻의 화양에서 펼쳐지는 뜨거운 겨울의 이야기를 읽으며,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악하고 선한 것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나 판단의 기준은

 

자기자신 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선한 또는 악한일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기준으로

 

행동하고 그것이 결국은 선한 또는 악한일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야기 속에서 재형과 동해가

 

다르지 않아 보였고, 남철과 기준이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재형과 동해는 양쪽의 극에서 같았고

 

남철과 기준은 앞뒤로 등을 대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또 이 이야기는 우리가 겪었고, 살아오고 있는

 

세상의 여러장면과 겹치고 있었습니다. 광주의 모습도, 명박산성의 모습도, 숨죽이고 있는 언론의

 

모습도 그리고 내 일이 아니기에 외면하고 있는 다수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모든 것이 끝난 후에

 

스스로의 안전에 확신이 생기면 그들은 결국 정부의 가혹함을 언론의 나약함을 질타하는 정의의

 

사도가 될 터입니다. 7년의 밤에서와 같이 정유정의 글은 너무나 또렷이 보입니다. 눈앞에서 펼쳐

 

지는 듯한 현장감을 줍니다. 그러기에 영화가 아닌 책 임에도 불구하고 독자의 몫은 그리 크지

 

않아 보입니다. '읽는 영화'라는 표현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게는 그렇게 느껴집니다.

 

책의 곳곳에서 작가의 땀과 노력이 보였습니다. 건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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