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 정유정 장편소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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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이라는 뜻의 화양에서 펼쳐지는 뜨거운 겨울의 이야기를 읽으며,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악하고 선한 것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나 판단의 기준은

 

자기자신 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선한 또는 악한일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기준으로

 

행동하고 그것이 결국은 선한 또는 악한일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야기 속에서 재형과 동해가

 

다르지 않아 보였고, 남철과 기준이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재형과 동해는 양쪽의 극에서 같았고

 

남철과 기준은 앞뒤로 등을 대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또 이 이야기는 우리가 겪었고, 살아오고 있는

 

세상의 여러장면과 겹치고 있었습니다. 광주의 모습도, 명박산성의 모습도, 숨죽이고 있는 언론의

 

모습도 그리고 내 일이 아니기에 외면하고 있는 다수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모든 것이 끝난 후에

 

스스로의 안전에 확신이 생기면 그들은 결국 정부의 가혹함을 언론의 나약함을 질타하는 정의의

 

사도가 될 터입니다. 7년의 밤에서와 같이 정유정의 글은 너무나 또렷이 보입니다. 눈앞에서 펼쳐

 

지는 듯한 현장감을 줍니다. 그러기에 영화가 아닌 책 임에도 불구하고 독자의 몫은 그리 크지

 

않아 보입니다. '읽는 영화'라는 표현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게는 그렇게 느껴집니다.

 

책의 곳곳에서 작가의 땀과 노력이 보였습니다. 건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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