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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 박범신 장편소설
박범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고 나서 정말 오랜만에 재미 있다는 생각 보다는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글을 쓰는 작가와 동시대에 살면서 그의 글을 읽는 다는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작가는 우리의 아버지들 그리고 아버지가된 우리들의 모습을 한줄 한줄 가슴으로 새겨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책에서의 가족해체와 재구성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현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개인의 잘못이거나 도적적 해이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시대의 천민자본주의가 불려온 결과인 것입니다. 경쟁을 부추기고, 남을 밟아야 내가 조금이라도
더 올라갈 수 있고, 그만큼 더 안락한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체력을 보강해서 다시 세상으로
밟으러 나가야 하는 전사들을 키워놓은 결과가 이렇게 돌아오는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올라가면 올라
갈 수록 더 배가 고프고, 더 강한 경쟁자들이 기다리고 있고, 이렇게 끝이 없는 싸움을 싸우다 결국은
쓰러지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강수돌 교수의 '경쟁은 어떻게 내면화 되는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나라고 하는 존재 자체가 타인에게 선물이 될 수 있을때 비로서 나는 온전한
인간이 된다"는 말이 정말 옳은 말이라 생각됩니다. 명우도 결국은 함열댁과 신애와 지애에게
선물이 되는 길을 택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아내의 이해로 최근 5주 정도 제주도에
머물며 멈추고 돌아보고 계획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 귀한시간이었고, 앞으로의 인생길에
큰 자양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세상의 아버지들에게 화이팅을 외쳐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