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 숟가락 하나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개정판
현기영 지음 / 실천문학사 / 200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매주 새책을 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읽지 않고 책꽂이에 몇년째 꽂혀 있었던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순전히 5주간의 제주여행 때문이었습니다. 제주 출신의 작가이고 그 곳에서의 20여년 세월을 그리고

 

있다는 이유로 먼지를 털어내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책에 자주 등장하지도 않지만

 

글의 시작과 끝을 이어주는 작가의 아버지의 모습이 자꾸 그려졌습니다. 어쩌면 이 책은 작가와

 

아버지의 갈등과 화해 그리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아버지를 닮아가는 자신에 대한 당황스러움

 

과 적응에 대한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은 한 소년의 눈을 통해 40~50년대 그 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때론 즐겁게 때론 가슴아프게 그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세상에 널리 알려진 4.3의

 

진실 같은 역사적 사실도 그리고 있고 한 소년의 성장기도 생생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결국 그 소년은

 

성장해서 그리도 떠나고 싶었던 고향을 수시로 다시 찾아가 과거를 추억하고, 싫어했던 아버지의

 

주검을 수습하고, 다시 돌아가 살기위한 연습을 합니다. 책을 읽으며 몇년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 당시의 평균적인 가장이었던 아버지 역시 말이 없으셨고 특별히 야단

 

치지 않으셔도 엄하게 느껴졌었습니다. 지금의 저도 자꾸 아버지를 닮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외모도 행동도 사소한 하나하나까지 그렇습니다. 저도 10년, 20년이 지나면 고향으로

 

돌아가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아버지 생각이 나는 오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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