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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할까요? 3 - 허영만의 커피만화
허영만.이호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2월
평점 :
나는 병적으로 완벽한 서예를 추구해왔어.
그게 최고가 되는 길인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어.
왜요? 최고라면 당연히 완벽해야죠.
완벽은 여유가 없어. 그걸 보고 느끼고 생각할 틈을
안 주는 것이 완벽이니까.
완벽은 가족은 물론이고 내 서예를 아끼던 사람들까지도 내 주위에서 멀어지게 만들었어. 나와 내 작품의 완벽이 사람들에게 많은 상처를 준 거야. 자네 커피가 그랬네. 최고가 되기 위해서 자신을 쥐어짜는 느낌이랄까?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지우고 싶던 내 젊은 시절과 겹치면서 더는 마시기 싫었던 거지. 아무튼 그런 커피는 오래 못 가!
최고의 커피는 손님의 생각과 느낌이 들어갈 틈이 있는 커피, 그래야 의미가 생기고 존재감이 생기는 커피야. 그게 박석의 커피였어. 이런 식으로 굳어버리면 자네는 물론이고 자네 커피도 외로워져. 난 이걸 깨닫는 데 30년이나 걸렸다네.
커피만이 아니라 육아에 있어서도 완벽함을 꿈꾸는 것은 우리 세식구 모두에게 상처를 주는게 아닐까싶다. 조금은 두루뭉술하게 더러는 허술한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서 그 틈으로 아이와 더 많이 교감하고 달콤따뜻한 사랑을 주거니받거니..!! 그런 여유를 가지고 꼬맹이의 깊어지는 눈동자를 바라보며 하루하루를 더욱 음미하고 싶다.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