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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천사를 찾아서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105
막스 뒤코스 지음, 길미향 옮김 / 국민서관 / 2009년 11월
평점 :

강렬한 색감이 마음을 빼앗는 표지가 눈을 먼저 사로잡습니다.
2008년 프랑스 아동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
이제 우리 아이들을 '뮤지엄고어'로 키우세요!,
피카소, 몬드리안, 모네, 다빈치, 렘브란트...
띠지에 적힌 문구들이 하나같이 예사롭지 않은 책
<잃어버린 천사를 찾아서> 입니다.
어린이를 위한 미술 작품책은 많이 있습니다.
나름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설명하려 애쓴 책들도 있구요.
하지만 아이들이 정말 재미있게 빠져드는 미술책은 그리 많이 보지 못했답니다.
미술 사조, 화풍 설명에 작품명과 특징을 전달하기 바쁜 책들이 대부분이라
아이들이 흥미를 갖기 어려운 게 사실이지요.
그런 면에서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그림 감상법을 알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술 전시회에 가면 부모님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이 많습니다.
팜플릿이나 도록, 오디오 가이드, 도슨트의 해설 등
어떤 형태로든 설명식이 되어 버리는 미술 작품 감상을
이젠 아이 스스로 눈에 보이는 대로 느끼고 상상하는 것이 되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이 책을 보면 주인공 소년 엘루아가 그림과 자유롭게 대화하고
그림 속으로 뛰어들어 흥미진진한 모험을 즐기는 모습이 나옵니다.
우리 아이들도 그림을 보면서 틀에 박힌 감상 포인트에 맞춘 감상보다는
자유롭게 그림과 대화하고 상상하며 즐기라고 하고 싶네요.
무한한 자유와 상상의 세계가 그림 안에 있음을
아이들이 온몸으로 느껴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 책을 보면서 어떻게 그림 앞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 엘루아를 통해 미리 배우면
실제로 미술관에 갔을때 또는 미술책을 볼 때 자신만의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겠지요^^
그림과의 스스럼없는 나만의 커뮤니케이션을 말이지요.

반에서 늘 꼴찌만 하는 엉뚱한 아이 엘루아는
학교 친구들과 미술관 견학을 갑니다.
맨 뒷 줄에 서서 관심 없어 하는 엘루아의 모습이 보이지요.

지루해진 엘루아는 1층 구석에서 시간을 때우려고 하는데
어디선가 "꼬마야."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려 옵니다.
소리나는 곳으로 가 보니 그림 속의 아름다운 여인 비너스가
천사를 잃어버리고 슬픔에 잠겨 흐느끼고 있어요.
커다란 판형이 주는 시원스런 글과 그림이 재미를 더합니다.

엘루아는 아기 천사를 찾기 위해 1층부터 마지막 층까지 샅샅이 살피며
푸생, 피카소, 모리조, 로댕, 몬드리안, 자코메티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림속으로 빠져든답니다.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이야기가 가히 환상적이에요.

몬드리안의 <구성A>도 입체 큐브 더미로 더욱 멋지게 표현되어 있어요.
단순해 보이지만 삼원색과 수평선, 수직선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이
입체 큐브 속에서 더욱 신비함을 자아냅니다.
정말 볼수록 멋진 장면이에요^^

20세기 가장 위대한 조각가로 불리는 자코메티의 조각상 <걷고 있는 남자>가
엘루아와 아기 천사를 구해 줍니다.

뒷부분에는 책 속에 등장하는 원작품들을 다시 한 번
핵심적으로 간결하게 설명해주는 정보 페이지가 있어
궁금증과 호기심을 해결해 줍니다.
책 속의 그림과 명작들을 직접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겠고
아이가 먼저 자유롭게 그림을 감상하게 한 뒤
나중에 함께 읽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이미 <비밀의 집 볼뤼빌리스>로 개성적인 작품 세계를 선보인 막스 뒤코스의 작품이라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이 더욱 기대가 되었답니다.
볼뤼빌리스의 매력이 더욱 강렬하게 부각된 이번 작품이 아닌가 생각되어요.
우리 아이들이 미술을 사랑하고, 즐기고, 자주 찾는
뮤지엄고어(Museumgoer, 미술관에 잘 가는 사람)가 되도록 도와주는
고맙고 소중한 책 <잃어버린 천사를 찾아서>~
편안하게 미술 작품을 즐길 수 있는 감성과 지성을 고루 겸비한
예술적인 아이로 키우고 싶은 부모님들께 꼭 권하고 싶은
흥미롭고 아름다운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