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의 인생
최인호 지음, 조금희 그림 / 여백(여백미디어)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작가의 삶에서 가장 힘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글 속에 편안함과 여유가 묻어있다. 아마도 고난 중에 더욱 더 깊이 종교에 몰입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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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뜨리지 않는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그래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목숨을 끊지 말고 살아야 한다고
천사 같은 김종삼, 박재삼
그런 착한 마음을 버려선 못쓴다고
부도가 나서 길거리로 쫓겨나고
인기 여배우가 골방에서 먹을 메고
뇌출혈로 쓰러져
말 한마디 못해도 가족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
중환자실 환자 옆에서도
힘을 내어 웃으며 살아가는 가족들의 마음 속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그래도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그래도
그 가장 아름다운 것 속에
더 아름다운 피 묻은 이름,
그 가장 서러운 것 속에 더 타오르는 찬란한 꿈
누구나 다 그런 섬에 살면서도
세상의 어느 지도에도 알려지지 않은 섬, 그래서 더 신비한 섬,
그래서 더 가꾸고 싶은 섬, 그래도
그대 가슴 속의 따스한 미소와 장미빛 체온
이글이글 사랑에 눈이 부신 영광의 함성
그래도라는 섬에서
그래도 부둥켜 안고
그래도 손만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강을 건너 빛의 뗏목에 올라서리라.
어디엔가 걱정 근심 다 내려놓은 평화로운 그래도, 거기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 김승희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

새봄이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으로 다가왔으면 좋겠다. 가장 아름다운 섬...그래도가 있기 때문에 삶은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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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3-05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하물며'에 더 마음이 갔었는데, 역시 착한시경님께선 사랑이 많은 분이십니다.^^
착한시경님 덕분에 이 봄, 가장 아름다운 섬..그래도,를 떠올릴 수 있어 감사합니다.*^^*

착한시경 2013-03-07 00:22   좋아요 0 | URL
요즘...정말 그래도~하면서 마음에 위안을 삼아요~복잡한 일상 속에서 시를 읽을 수 있게 되어 너무 감사합니다. 시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정말 트리제님 덕분이예요^^
 

 

 

 

 

 

 

 

 

 

 

 

 

 

 

 

 

 

 

 

 

 

 

 

 

 

 

 

 

 

 

 

 

 

 

 

 

 

 

 

 

 

 

심란한 밤... 착잡한 밤이다.

개학 첫 날부터 시무룩해 돌아온 아들 녀석... 하루 종일 머리가 아팠다며...보건실에서 약까지 먹었다고 한다.

체력적으로 많이 약한 편인데... 새학년, 새로운 선생님, 새로운 친구들과 적응해야 하는  첫 날부터 지친 것 같다.

이런 날이면 특히 밤에 잠까지 쉽게 이루지 못하는 예민한 아들...

옆에서 바라보는 마음도 서글프다.

마음을 다해 위로해 보지만.... 내 말들이 무슨 힘이 될까 싶기도 하고...

자랄수록 아이가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 점점 많아진다.

한 살 때는 해야 할 일이 한 가지라면... 다섯 살 때는 다섯가지 쯤이 되는 것 같고...

열 다섯 살 아들은 지금 열 다섯가지 일을 스스로 해야 하는데... 좀 버거운 것 같다.

잠도 오지 않고... 민규가 개학하면 열심히 읽으려고 미리 구입해 둔 책들을 넘겨 보고 있다.

무슨 책부터 읽을까 ? 이제 겨우 행복한 진로학교 한 권을 읽었을 뿐이다.

다 잊고... 박범신을 따라 터키로 갈지... 아니면 오소희를 따라 남미로 갈지가 고민이다.

아니면 이병률의 시 속으로 푹 빠져 버릴지...

늦게 잠든 아들을 위해... 오늘 밤은 시간이 천천히 흘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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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3-05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치요..아이가 힘들어 할 때 너무 마음이 아프지요.
저는 그저 모자르나마 기도만 해 줄 뿐이지요.

착한시경 2013-03-07 00:24   좋아요 0 | URL
결국 다음 날...아이는 조퇴를 했구~괜시리 제 마음이 우울한 하루였어요~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일은 없는데...늘 걱정만 앞서는 부끄러운 엄마네요

파란놀 2013-12-15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기운을 내도록
집에서 어머니 아버지가 다독다독
사랑해 주면
아이는 날마다 새롭게 기운을 차리겠지요!
 

 

 

봄...봄...봄...봄...봄이 왔어요

아무리 추워도 3월이 되면 봄의 기운에 맘이 설레인다. 봄은 피부의 촉감으로 느끼기 전에 맘으로 부터 먼저 오는 것 같다.

겨울을 벗어 버리고 성큼 다가 온 봄을 맞으러 가족들과 함께 전주로 소풍 다녀왔다.

긴 방학 동안 나름대로 바쁘게 지내온 아들에 대한 대견함과 안쓰러움이 있어 개학 하기 전까지

기회가 된다면 가까운 곳에라도 자주 다녀와야 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 만만한 곳이 전주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전주 한옥마을 대신 남부시장 2층에 있는 청년몰에 다녀왔다.

 

 

 

복잡한 시장 골목을 지나서 계단을 올라가니...철사줄에 대롱대롱 매달린 주전자 풍경이 바람에 부딪치며 쨍그랑 쨍그랑 소리로 반긴다.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자'는 구호가 눈에 띈다.

아기 자기 하면서도 소박하고 개성있는 작은 가게들이 남부시장 2층에 나란히 들어 서 있다.

 

   

 

손님도 느긋하고 주인은 더 느긋하다.

주인 혼자 커피를 내리고, 와플을 굽고, 고구마도 튀겨낸다.

하지만 오래 걸린다며 재촉하는 손님도 없고... 주인 역시 주문을 받으면 그제서야 씻어놓은 고구마를 자르고 설탕에 버무려 튀겨낸다.

그 사이 손님들은 가게 안에 틀어놓은 음악을 듣거나 약간 빈티지한 가게를 사진기에 담아낸다.

불같이 뿜어져 나오는 뜨거움보다는

어설프지만 꺼지지 않는 화롯불처럼 은근한 힘이 느껴지는 곳이다.

 

 

 

착한 보이는 청년 직접 재배한 고구마로 맛탕을 만들어 파는 고구마니아에서 맛탕 한 접시를 이쑤시개로 콕콕 찍어 맛있게 먹었다.

뽕나무 요리집인 뽕의 도리, 볶음 요리 전문점인 더 플라잉 팬,  핸드 메이드 강습소인 그녀들의 수작, 환경을 생각하는 재활용 디자인 가게인 나는 나, 식충 식물을 파는 범이네 식충이 그리고 고양이 테마카페인 카페나비는 핸드 드립커피를 판다.

 

 

가게 이름 만큼이나 파는 것도 특색있고 나름대로 의미있는 제품과 먹거리들을 팔고 있었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힘들어 하는 청년들도 많은데... 소박하지만 소신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젊은 청년들이 모인 곳이라 더 의미 있는 것 같다.

꿈을 파는 곳...

꿈 꾸며 살기를 소망하는 청년들이 모인 곳에서 봄 기운 담뿍 느끼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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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3-05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마음에 드는 말입니다~~^^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자' ㅎㅎ
전주에 다녀 오셨군요. 아이구, 저 냥이 튼실하니 한 번 쓰다듬어 주고 싶어요. ㅋㅋ
아몬드를 솔솔 뿌린 맛탕도 참 맛나 보이고, 샵들도 참 맘에 드네요~~
착한시경님 덕분에 오늘도 행복한 시간 보내다 갑니다.^^
평안하고 좋은 밤 되세요.~*^^*

착한시경 2013-03-07 00:26   좋아요 0 | URL
저희 가족은 전주를 너무 좋아하고..자주 가는 편인데..언제나 가도 참 좋은거 같아요..특히 한옥마을 안에 있는 전동성당은 종교를 떠나서 참 아름답고 편안한 곳이에요..최근에 성당기행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종교 건축물에 관심이 많이 가네요^^기회가 되시면 꼬옥 가보세요^^ 청년몰도 좋았어요..

appletreeje 2013-03-07 09:44   좋아요 0 | URL
전주는 저희 가족도 참 좋아하는 곳이지요~^^
전동성당도 그렇구요. 남부시장의 청년몰은 몰랐었는데 기회가 되면 꼭
가보고 싶네요.^^
ㅎㅎ '성당기행'. 저도 이번에 반값도서로 읽고 친구에게 선물했어요.
디자인하우스에서 나온 책들을 아주 오래전부터 좋아했는데 이번에 성당기행으로 다시 만났네요.^^
착한시경님! 행복한 하루 되세요.~*^^*
 

직지사는 예쁜 봄꽃이 피면 다시 오기로 하고 오늘은 자산동 벽화마을에 다녀왔다.
하늘 아래...첫번째 동네

겨울의 끝자락에서 좁은 골목길에는 아직도 다 타버린 연탄재 더미가 가득 쌓여있다.

한 사람이 겨우 다닐 수 있는 좁은 길의 담벼락에 무궁화도 피고, 민들레도 피고, 해바리기 꽃과 연꽃도 활짝 폈다. 꽃바구니에 담긴 이름 모를 꽃이 바람을 타고 어디론가 날아간다.
흙에 뿌리를 내리진 못했지만 햇빛과 비를 맞아 담장에서도 꽃을 피웠나 보다.

 

 

 

또...좁은 샛길 담벽에는 빨간 자두꽃과 주렁주렁 매달린 포도송이 그리고 때 이른 수박이 덩쿨째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봄.여름.가을.겨울~ 계절에 따라 신나게 노는 아이들이 표정이 잼있어 죽겠다는듯...익살스럽다.
특히 이 마을에는 꽃그림 벽화가 많아 인상적이다.
김천에서 가장 먼저 아침과 밤을 맞이 하는 달동네...

그들의 고단한 삶을 위로해주는 꽃들이 벽과 벽을 타고 이어졌다. 심심한 벽이 그림과 만나 살아있는 거리가 되었다...


비는 싫지만 소나기는 좋고
인간은 싫지만 너만은 좋다.
내가 새라면 너에게 하늘을 주고,
내가 꽃이라면 향기를 주겠지만..
나는 인간이기에 너에게 사랑을 준다.


 

요렇게 멋진 글귀도 그림과 참 잘 어울린다. 모처럼 먼 곳까지 놀러 온 맑음이도 신났고...잠시나마 메이플 세계를 잊은 민규도 즐거워 보인다.

부실한 캠코더로 열심히 우리를 찍으러 다니는 남편은 혼자 VJ특공대 놀이에 빠졌다.

그래도 민규는 아빠의 놀이에 나름 맞춰주려 노력하고~나는 렌즈를 열심히 피해 다녔다...아~앞으로 당분간 VJ놀이가 계속될꺼 같아 살짝 불안할 뿐이다.

한동안 DSLR에 빠져 열심히 찍사를 하더니...이제는 생생한 현장감을 담아야 한다며  캠코더로 동영상을 찍는다.

 


벽화마을을 한바퀴 돌고, 김천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중국만두'에 갔다.
너무 허름해 보여서~문 앞에서 살짝 망설였는데...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손님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

그리고 주문을 해 놓고 차 안에서 기다리는 사람도 많았는데...맛을 보니 기다려 사 올만 곳이다.
중국 화교 부부가 하는 직접 운영하는 만두집인데...메뉴도 만두와 찐빵 두 종류 뿐이다. 남편은 손반죽을 해서 만두피를 밀고, 아내는 배추와 돼지고기 소를 넣어 만두를 빚는다.
그리고 아들로 보이는 청년이 무쇠솥에 연실 뜨겁게 만두를 쪄 낸다.
느끼한 맛이 없이 달고 너무 맛있다. 양념간장도 특이하고 양도 푸짐하다.

간식이 아니라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우리가 먹는 동안에도 포장 손님이 너무 많아서 살짝 정신없이 먹어야 하는게 단점이지만... 이렇게 맛있는 만두를 우리 동네에선 맛볼수 없으니 이 정도는 감수하고~ 참 맛나게 먹었다.
더 날씨가 따뜻해지면 중국만두가 또 먹고 싶어서 다시 와야 할 것 같다.

피곤하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나들이였다. 봄이되면 왠지 집에서 주말을 보내는게 너무 아쉽다. 오늘처럼 그리 멀지 않은 곳을 찾아... 담 주에도 봄바람 쐬러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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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3-04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한시경님께서 올려 주신, 푸른 벽의 진달래와 너무나 예쁘고 환상적인 벽화들 덕분에 이 밤 너무 행복합니다~^^ 제 맘에 아름다운 봄이 벌써 활짝, 핀 것 같군요.^^
ㅎㅎ 중국만두도 참 맛있어 보이네요.
착한시경님! 좋은 밤 되세요.*^^*

착한시경 2013-03-05 01:23   좋아요 0 | URL
방명록에 남겨주신 글을 오늘 봤네요^^제 안부를 궁금해 해주시는 분이 계시다는게 신기하고 고마웠어요~특별히 아픈 곳은 없었구요~꾸준히 와서 글만 읽다갔답니다..늘 좋은 시 올려 주셔서 늘 감사히 읽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