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뜨리지 않는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그래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목숨을 끊지 말고 살아야 한다고
천사 같은 김종삼, 박재삼
그런 착한 마음을 버려선 못쓴다고
부도가 나서 길거리로 쫓겨나고
인기 여배우가 골방에서 먹을 메고
뇌출혈로 쓰러져
말 한마디 못해도 가족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
중환자실 환자 옆에서도
힘을 내어 웃으며 살아가는 가족들의 마음 속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그래도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그래도
그 가장 아름다운 것 속에
더 아름다운 피 묻은 이름,
그 가장 서러운 것 속에 더 타오르는 찬란한 꿈
누구나 다 그런 섬에 살면서도
세상의 어느 지도에도 알려지지 않은 섬, 그래서 더 신비한 섬,
그래서 더 가꾸고 싶은 섬, 그래도
그대 가슴 속의 따스한 미소와 장미빛 체온
이글이글 사랑에 눈이 부신 영광의 함성
그래도라는 섬에서
그래도 부둥켜 안고
그래도 손만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강을 건너 빛의 뗏목에 올라서리라.
어디엔가 걱정 근심 다 내려놓은 평화로운 그래도, 거기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 김승희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

새봄이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으로 다가왔으면 좋겠다. 가장 아름다운 섬...그래도가 있기 때문에 삶은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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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3-05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하물며'에 더 마음이 갔었는데, 역시 착한시경님께선 사랑이 많은 분이십니다.^^
착한시경님 덕분에 이 봄, 가장 아름다운 섬..그래도,를 떠올릴 수 있어 감사합니다.*^^*

착한시경 2013-03-07 00:22   좋아요 0 | URL
요즘...정말 그래도~하면서 마음에 위안을 삼아요~복잡한 일상 속에서 시를 읽을 수 있게 되어 너무 감사합니다. 시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정말 트리제님 덕분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