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란한 밤... 착잡한 밤이다.
개학 첫 날부터 시무룩해 돌아온 아들 녀석... 하루 종일 머리가 아팠다며...보건실에서 약까지 먹었다고 한다.
체력적으로 많이 약한 편인데... 새학년, 새로운 선생님, 새로운 친구들과 적응해야 하는 첫 날부터 지친 것 같다.
이런 날이면 특히 밤에 잠까지 쉽게 이루지 못하는 예민한 아들...
옆에서 바라보는 마음도 서글프다.
마음을 다해 위로해 보지만.... 내 말들이 무슨 힘이 될까 싶기도 하고...
자랄수록 아이가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 점점 많아진다.
한 살 때는 해야 할 일이 한 가지라면... 다섯 살 때는 다섯가지 쯤이 되는 것 같고...
열 다섯 살 아들은 지금 열 다섯가지 일을 스스로 해야 하는데... 좀 버거운 것 같다.
잠도 오지 않고... 민규가 개학하면 열심히 읽으려고 미리 구입해 둔 책들을 넘겨 보고 있다.
무슨 책부터 읽을까 ? 이제 겨우 행복한 진로학교 한 권을 읽었을 뿐이다.
다 잊고... 박범신을 따라 터키로 갈지... 아니면 오소희를 따라 남미로 갈지가 고민이다.
아니면 이병률의 시 속으로 푹 빠져 버릴지...
늦게 잠든 아들을 위해... 오늘 밤은 시간이 천천히 흘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