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글감옥 - 조정래 작가생활 40년 자전에세이
조정래 지음 / 시사IN북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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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연습도 재공연도 할 수 없는 단 1회의 연극이다

100권의 도서목록을 만든 후... 첫번째로 선택한 조정래의 황홀한 글감옥...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으로 이어지는 대하역사소설 32권을 집필한 작가 조정래가 대학생 중심의 독자 84명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엮은 책이다.  문학을 전공했다면 반드시 읽고 가야할 조정래의 대하소설 3부작... 나 역시 스무살 언저리쯤에서 낑낑거리며 태백산맥을 완독한 기억이 있다.


작품의 무게에 눌려...태백산맥을 읽은 후에 한강과 아리랑은 책꽂이에 머물며 내 손길을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우선은 엄청난 인물의 수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사건들을 이해하며 읽기에는 내 그릇이 작았고...다만 읽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뿌듯했다. 
황홀한 글감옥에 갇혀....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 새벽 두시까지 매일 16시간의 노동으로 평균 30매 가량의 원고를 늘 친필로 써 내려간 작가의 성실함에 감탄할 뿐이다.  


평생을 소식과 채식 그리고 산책을 즐겼으며... 일체의 취미생활이나 술.... 그리고 사람들과의 만남조차 최소화 했던 절제의 삶이 대작가를 만든 바탕이었다.
이런 삶의 방식이 있었기에  30년의 세월동안 웬만한 역량의 작가는 엄두도 내지못한다는 대하소설을 세 편이나 완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들과 며느리에게 열 권 분량의  태백산맥  필사를 통해 인생이란 지치지 않고 미련하게 하는 노력이 큰 성과를 낸다는 것임을 알게 해 주고 싶었다는 조정래 작가.... 


글을 잘쓰고 싶다면 많이 읽고~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라... 이 방법이 글을 잘 쓰는 유일한 방법이고 첩경이다.  그리고 이 방법을 하루도 쉬지 말고 빠짐없이 날마다 실천에 옮겨라...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가르침은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것 같다.
조정래의 성실함과 우직함 그리고  민중 중심의 역사관과 세상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각 ... 그 뒤에 감춰진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 작품이 아닌 인간 조정래를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최고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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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 여럿이 함께 숲으로 가는 길 서울대학교 관악초청강연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신영복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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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성어 중 석과불식이라는 말이 있다.  가지 끝에 단 한개 남은 과실...대단히 절망적인 상황이다.  잎사귀가 다 떨어지고 최후의 과실마저 언제 떨어질지 알 수 없는 역경과 절망의 상황... 겨울의 나무는 앞사귀가 다 떨어진다.
그 낙엽잎이 뿌리를 덮고 뿌리의 거름이 된다.  이 뿌리가 바로 사람이다.  인문학은 사람을 키워 내는 것, 갇혀있는 사람을 해방 시키는 것이다.

너희들 여기서 스펙 쌓아서 좀 나은 직장에 들어 갔다고 한들 절대로 평생 직장이 보장 되지는 않는다. 너희들이 살아갈 사회에서는 평생 직장이 없다.  그러니까 유목민이 되어라.  유목민(노마디즘)이란.. 특정한 방식이나 삶의 가치관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것이다.  

가슴이 아픈 것과 골치가 아픈 것의 차이...가슴이 아픈 것은 그것을 자기의 세계로 받아들이는 것이고 골치가 아픈 것은 그것을 자기 세계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스물 일곱~누구보다 뜨거운 가슴을 안고 시대를 고민했던 신영복은 통혁당 사건에 연류되어 20년 무기형 선고를 받게 된다.  감옥에서의 20년을 대학이라고 표현한 작가는 그 곳에서 자기성찰과 함께 동양철학 그리고 여럿이 함께체라는 독특한 서체를 완성한다.  여럿이 함께 가면 길이 된다는 담론 앞에 생각이 많아 진다.
부단히 자기 영토를 버리고 탈주해야 합니다... 변방만이 변화할 수 있습니다. 변방과 마이너리티는 갇혀 있지 않습니다. 그만큼 자유롭습니다.

얇은 강연집... 그 안에 담아내고 있는 거대한 이론과 실천방안을 읽으며... 고개가 숙여진다. 너무나 좋은 글귀가 많았지만... 내 그릇이 너무 작아서 다 흘러 넘쳐 버렸다.  선생님  말씀처럼 그릇을 채우려고 하기보다는 그릇 자체를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을 채우기 위해 애쓰지 말고...느긋한 걸음으로 땅속 깊이 씨앗을 심어야 한다. 그래야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견뎌낼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다. 

민규가 어렸을때... 나중에 민규가 성공회대에 갔으면~하는 소망을 품은 적이 있었다.  단순히 공부만 잘하는 아이가 아니라 이 사회와 세계에 대해서 치열한 고민을 하는 청년으로 20대를 보낼 수 있게 기도했었다. 현 시점에서 보면  성공회대는 하버드대만큼 멀고~민규는 치열하게 메이플 레벨  업에 목숨을 걸고 있다 ㅠㅠ 
민규야...우리의 경험의 세계는 협소하기 때문에 책을 통해서 시.공간을 확장해야 한다... 엄마보다 100만배 훌륭한 분이 하신 말씀이니~제발 좀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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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 나무 의사 우종영이 나무에게서 배운 인생의 소금 같은 지혜들
우종영 지음 / 걷는나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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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가을동화의 여주인공 은서는 다시 태어나면 나무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한번 뿌리 내리면 다시는 움직이지 않는 나무가~그래서 다시는 누구와도 헤어지지 않고 싶다고 말했다. 
땅 속 깊이 뿌리를 감추고 있지만... 줄기와 잎은 온통 하늘을 향하고 있는 나무의 소망을 본다.  그리고 어둠에 갇혀 있는 뿌리의 인내와 온 몸으로 세상과 맞서야 하는 나무의 어린 잎사귀를 본다. 
한없이 초라한 자신의 삶이 너무 부끄러워 세상을 놓아 버리려던 작가는 마지막으로 찾은 북한산에서... 나무를 보며 삶의 의미를 되찾았다고 한다.

한번 뿌리내리면 평생 그 자리를 떠날 수 없는 나무~ 그러나 결코 불평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나무를 보며 인생을 배웠다는 작가는 그 이후 나무 박사가 된다.


이 책을 덮으며... 그동안 무심히 보았던 가로수길의 은행나무와 플라타너스 나무...놀이터 벤치 위 등나무...그리고 계족산의 봄을 알리는 개나리와 아카시아나무...밤나무가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특히 의지와 절개를 상징하는 대나무는 육십년에서  백이십년 사이에 한번 꽃을 피우고는 즉시 생을 마감한다고 한다.  
그렇게 한번 꽃을 피우고는 땅 속에 숨어있던 모든 뿌리까지 말라죽는다니~단 한번 꽃을 피우기 위해 목숨마저 내놓아야 하는 대나무~하지만 그 푸르름과 곧음으로 흩으러짐 없이 의연하게 삶의 마지막을 받아 들인다고 한다.
때로는 사람보다는 자연에게서 더 깊은 위로와 삶의 교훈을 얻는다.

늘 감사보다는 불평이 많았던  삶이 아니었을까?

배려와 사랑보다는 나와 가족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삶은 아니었을까?
나무를 닮고 싶다.  조급함 대신 여유를~  두려움 대신 담대함을~ 
불평 대신 감사함을~  그렇게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살아 보고 싶다.
작은 바람에 흔들릴 망정.... 뿌리는 조금도 미동하지 않는 나무처럼...그렇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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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싱 마이 라이프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9
이옥수 지음 / 비룡소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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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와 사북사태를 함께 겪으며 가장 잔인한 봄날을 경험하는 수하 

그리고 자신의 분신같은 존재인 강아지 찡코를 던져서 죽인 강민... 

이번에는 어두운 가정환경에서 벗어나고자 했지만 임신으로 인해 더 깊은 절망에 빠진 

고1  하연...  
작가 이옥수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모두 현실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마음의 성장을 경험한다.


술주정뱅이 아버지와 생활고에 찌든 어머니 그리고 부모님과의 갈등 때문에 가출한 언니...
주인공 하연은 이런 가족들에게서 벗어 나기 위해 공부에 무섭게 매달린다.  하지만 가족들에게 받은 깊은 상처는 결국 따뜻한 마음을 가진 남자친구 채강과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를 만들게 된다. 결과적으로는 하연이 임신을 하게 되면서 두 사람 모두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된다.
갈등 속에 괴로워하던 두 사람은 아이를 낳기로 결정하며 자신들의 사랑과 선택에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한다.  물론그들의 선택을 든든하게 지지해준 친구들과 도움을 준 미혼모의 집인 고운세상이 있었기에 세상의 편견에 맞서 아이를 지켜낼 수 있었다.
아쉬웠던 점은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아이들이 부모에게 먼저 손을 내밀지 못한다는 것이다.


만약 나에게도 이런 일이 생긴다면?  나 역시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도덕적으로나 종교적으로는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지만~ 엄마로서는?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늘 아이처럼 느껴져서 이런 이야기를 해줘야 할 때를 놓칠 때가 많다.  사춘기 아이들도 성적인 존재임을 인정하고 이성교재와 성적 책임감에 대해 이야기해 줄 필요가 있다.  
진부한 소재를 재미있게 풀어내는 능력과 그 안에서 진지한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메세지를 보내는 작가 이옥수!  


책을 덮으며... 나는 하연이와 채강이가 그 아이를 어떻게 키워갈지~ 두사람이 모두 더 이상 세상의 편견과 어른들의 차가운 시선에 괴로워하지 않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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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도서관 - 천천히 오래도록 책과 공부를 탐한 한국의 지성 23인, 그 앎과 삶의 여정
장동석 지음 / 현암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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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토마스 아 켐퍼스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여러가지로 마음이 참 힘든 나날들 속에서 스콧 니어링과 김훈 그리고 박완서가 없었더라면 내 우울과 고민들이 끝없이 침전해  갔으리라.


평생을 책과 공부를 탐한 23명의 지성인들이 말하는 앎과 삶을 풀어놓은 책인데~ 그 앎의 깊이와 넓음에 숙연해지기까지 했다.
앎...
삶...
불가분의 관계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자주 쓰는 말 중에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의 참 의미는 책을 통해 알아가고...그 앎으로 내 삶이 변해야 진정한 길을 만났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 소개된 23명은 모두 앎을 통해 자신의 삶을 변화 시킨 분들이다. 
첫 장을 열때는 내가 끝까지 읽어낼 수 있을까 싶은 의심이었는데...읽어갈수록 아깝고 아쉽고 기대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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