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 여럿이 함께 숲으로 가는 길 서울대학교 관악초청강연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신영복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자성어 중 석과불식이라는 말이 있다.  가지 끝에 단 한개 남은 과실...대단히 절망적인 상황이다.  잎사귀가 다 떨어지고 최후의 과실마저 언제 떨어질지 알 수 없는 역경과 절망의 상황... 겨울의 나무는 앞사귀가 다 떨어진다.
그 낙엽잎이 뿌리를 덮고 뿌리의 거름이 된다.  이 뿌리가 바로 사람이다.  인문학은 사람을 키워 내는 것, 갇혀있는 사람을 해방 시키는 것이다.

너희들 여기서 스펙 쌓아서 좀 나은 직장에 들어 갔다고 한들 절대로 평생 직장이 보장 되지는 않는다. 너희들이 살아갈 사회에서는 평생 직장이 없다.  그러니까 유목민이 되어라.  유목민(노마디즘)이란.. 특정한 방식이나 삶의 가치관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것이다.  

가슴이 아픈 것과 골치가 아픈 것의 차이...가슴이 아픈 것은 그것을 자기의 세계로 받아들이는 것이고 골치가 아픈 것은 그것을 자기 세계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스물 일곱~누구보다 뜨거운 가슴을 안고 시대를 고민했던 신영복은 통혁당 사건에 연류되어 20년 무기형 선고를 받게 된다.  감옥에서의 20년을 대학이라고 표현한 작가는 그 곳에서 자기성찰과 함께 동양철학 그리고 여럿이 함께체라는 독특한 서체를 완성한다.  여럿이 함께 가면 길이 된다는 담론 앞에 생각이 많아 진다.
부단히 자기 영토를 버리고 탈주해야 합니다... 변방만이 변화할 수 있습니다. 변방과 마이너리티는 갇혀 있지 않습니다. 그만큼 자유롭습니다.

얇은 강연집... 그 안에 담아내고 있는 거대한 이론과 실천방안을 읽으며... 고개가 숙여진다. 너무나 좋은 글귀가 많았지만... 내 그릇이 너무 작아서 다 흘러 넘쳐 버렸다.  선생님  말씀처럼 그릇을 채우려고 하기보다는 그릇 자체를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을 채우기 위해 애쓰지 말고...느긋한 걸음으로 땅속 깊이 씨앗을 심어야 한다. 그래야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견뎌낼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다. 

민규가 어렸을때... 나중에 민규가 성공회대에 갔으면~하는 소망을 품은 적이 있었다.  단순히 공부만 잘하는 아이가 아니라 이 사회와 세계에 대해서 치열한 고민을 하는 청년으로 20대를 보낼 수 있게 기도했었다. 현 시점에서 보면  성공회대는 하버드대만큼 멀고~민규는 치열하게 메이플 레벨  업에 목숨을 걸고 있다 ㅠㅠ 
민규야...우리의 경험의 세계는 협소하기 때문에 책을 통해서 시.공간을 확장해야 한다... 엄마보다 100만배 훌륭한 분이 하신 말씀이니~제발 좀 들어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