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예언자 1 오드 토머스 시리즈
딘 R. 쿤츠 지음, 조영학 옮김 / 다산책방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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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Odd Thomas, 2004

   작가 - 딘 쿤츠






  검색을 해보니, 이 작품의 영화 리뷰를 쓴 날이 2014년 12월이다. 그 때 원작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책을 손에 들었다. 거의 3년 만이다.



  부모에게 외면당하고 할머니 손에서 자란 ‘오드 토마스’. 그에게는 부모도 모르는 특이한 능력이 있었으니, 바로 죽은 사람을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의 능력을 아는 것은 경찰 서장과 몇 명, 그리고 여자친구 ‘스토미’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오드는 자신이 일하는 대형 쇼핑몰에 ‘바다흐’들이 무리지어 나타나는 광경을 보게 된다. 비극적이고 끔찍한 죽음이 생길 곳에 미리 와있는 존재인 바다흐. 그들이 그렇게 몰려있다는 것은, 그곳에서 조만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죽을 징조였다. 오드는 그걸 막기 위해 바다흐를 몰고 다니는 남자를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쿤츠의 작품은 특유의 속도감 때문에 읽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처음에는 조금 느릿한 것 같지만, 기차가 가속이 붙으면 엄청난 속도로 빨리 가는 것처럼 직선으로 쭉쭉 뻗어가는 시원함마저 느껴졌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하면, 그 엄청난 두께에 ‘이 양반이 또…….’라며 한숨을 쉬지만 한번 펼치면 멈출 수 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그런 느낌이 별로 들지 않았다. 어쩌면 내 집중력이 약해졌거나 날이 추워서 이불 속에서 읽었더니 자꾸 졸려서 그랬을지 모르지만, 중간에 여러 번 책을 손에서 놓고 말았다. 세상에, 쿤츠의 책인데! 게다가 초반을 읽으면서 어쩐지 이건 쿤츠답지 않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물론 번역본이니 번역가의 역량에 따라 느낌이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걸 감안한다고 해도, 어쩐지 문장이 너무 길었고 늘어지는 분위기였다. 내 기억 속에 있는 쿤츠 소설의 문장은 이 책처럼 몇 줄씩 길게 이어지지 않았던 것 같았는데……. 어쩐지 주저리주저리 설명이 긴 것이, 지금까지와는 좀 달랐다. 번역가가 긴 문장을 한두 개로 끊어서 번역하는 경우는 있지만, 한두 개의 문장을 하나로 합치는 일을 별로 없지 않나? 그러니, 이 긴 문장은 쿤츠가 적은 문장이라는 얘긴데……. 설마 지금까지 내가 기억하는 쿤츠의 문장은 번역가가 짧게 끊어서 번역한 것들이었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무척이나 혼란스러웠다.



  그 정도로 이 책의 문장은 호흡이 길었다. 이 책은 오드의 시점에서 서술되고 있었다. 원래 사람의 생각이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법이니, 오드가 당황하거나 혼자 온갖 망상과 상상과 추측을 하는 게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집중하기 어려웠다. 물론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는 쿤츠 소설의 특징처럼 사들건이 휘몰아치면서 속도감이 붙어서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그 전까지는 읽기가 힘들었다. 어쩌면 오드와 그 주변 지인들에 대한 설명이 너무 길어서였을지도 모르겠다. 거의 초반은 등장인물 소개로 채워졌고, 본격적인 사건으로 접어든 것은 중반부터였으니까 말이다. 이 이야기가 시리즈라서, 초반에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걸까? 다음 이야기에도 이 사람들이 그대로 등장하는 모양이다.



  책을 읽으면서, 영화와는 결말이 다르길 빌었다. 하지만 영화와 똑같은, 어쩌면 더 슬픈 마무리여서 마음이 아팠다. 힘내라, 오드.



  두 번째 이야기는 좀 더 고민을 해봐야겠다. 지금 심정으로는 별로 끌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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