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Zombibi, Kill Zombie!, 2012
감독 - 마틴 스미츠, 에르윈 반 덴 에스호프
출연 - 야히아 하이어르, 히히 라베리, 미마운 아울레트 라디, 세르히오 하셀 바잉크
네덜란드에서 만든 좀비 영화다.
회사에서도 잘리고, 형 ‘모’가 있는 파티에 갔다가 싸움에 휘말려 경찰서에 갇힌 ‘아지즈’. 그런데 경찰서에서 하룻밤 지내고 나오자, 세상이 완전히 바뀌어있었다. 전날 밤, 그들은 몰랐지만 위성이 하나 추락했다. 그런데 거기서 흘러나온 녹색 액체에 닿은 사람들이 모두 좀비로 변해버린 것이다. 변하지 않은 건, 아지즈와 형, 그들을 감독하던 경찰, 같이 갇혀있던 사람들 그리고 몇 명의 사람들뿐이었다. 모두가 어찌할 바를 몰라 하던 중, 아지즈는 전화를 받는다. 회사에서 몰래 좋아하던 ‘테스’가 사무실에 갇혀있다며 구해달라고 요청을 한 것이다. 아지즈는 그녀를 구하러 가고 싶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그의 말에 호응하지 않는다. 그러다 어찌어찌해서 모두가 다 같이 위성이 추락한 건물, 그러니까 아지즈가 다니던 회사로 가게 되는데…….
꽤나 폭력성이 높고, 다소 잔인한 장면도 많으며, 황당해서 어이없는 웃음이 나오는 장면이 많은 코미디 영화였다.
영화의 폭력성과 잔인함은 좀비 영화니까 당연하다고 보면 된다. 좀비를 죽이는 방법은 머리를 날려버리는 것이니까 말이다. 게다가 좀비에 물린 친구가 죽여 달라하여 그 소원을 들어주는데, 그걸 죽어가는 친구의 시점으로 보여준다. 한 번에 죽이지 못해서 여러 번 머리를 내려치는데……나머지는 생략하겠다. 게다가 좀비를 조련해서 서로 싸움을 붙이기도 하고, 잘린 손발을 보여주는 건 기본이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제일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장면은, 영화 초반에 유치장에 갇힌 사람들이 소란을 피우자, 경찰이 테이저건을 머리에 쏘는 부분이었다. 그걸 맞은 사람이 기절하는데, 이후 그가 멍청한 행동을 하는 건 아마 그 때문이 아닐까 싶다.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민폐도와 황당함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그런 설정의 인물이어야 이 영화가 코미디가 되니 말이다. 하지만 아지즈의 형은 좀 짜증이 날 정도로 막무가내식의 인물이었다. 그런 인물 하나쯤 있어야 주인공 일행에게 시련을 던져줄 수 있겠지만, 이 사람은 좀 너무했다. 사실 아지즈가 회사에서 잘린 이유에는 형도 한몫했다. 그래도 화도 안내고 끝까지 형을 감싸고 사랑하는 아지즈가 참 대단했다. 그러니 호구처럼 그 사람에게 이용당한 거겠지만.
마지막으로, 줄 서서 공격당하길 기다리는 좀비들의 시민의식이 무척 뛰어났다. 죽어서도 줄을 서다니, 인상적이었다.
그나저나 좀비와 흡혈귀가 붙으면 누가 이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