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 아시아 아르젠토 외 출연 / 키노필름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원제 - Trauma, 1993

   감독 - 다리오 아르젠토

   출연 - 크리스토퍼 리델, 아시아 아르젠토, 파이퍼 로리, 프레드릭 포레스트








  포털에서 이 영화의 제목은 '헤드헌터'로 되어 있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똑같은 제목의 영화 리뷰를 올렸었다. 이 작품의 원제는 ‘Truma'이지만, 헤드헌터라는 제목도 어울린다. 영화에 등장하는 살인마는 사람을 죽여서 머리를 잘라내니 말이다.



  ‘데이빗’은 우연히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는 한 소녀를 구한다. 죽고 싶어 하던 그녀의 이름은 ‘오라’. 거식증과 다른 정신질환으로 부모에 의해 정신병원에 갇혀 있다가 도망쳐 나온 참이다. 하지만 청소년 담당국원들에 의해 다시 집으로 끌려가고, 그녀는 방에 갇힌다. 그런데 그날 밤, 살인마가 그녀의 부모를 살해한다. 천둥번개가 치고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에, 부모의 잘린 목을 들고 있는 살인마를 맞닥뜨리게 된 오라. 의지할 곳이 없던 그녀는 데이빗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그녀를 추적해온 정신병원장은 살인마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오라에게 약물을 주사한다. 한편 병원까지 쳐들어온 살인마는 사람들을 처참하게 죽이기 시작하는데…….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은 그 유명한 영화 ‘서스페리아 Suspiria, 1977’를 만든 사람이다. 그 작품 하나를 만든 것만으로, 호러 영화 역사에 큰 공헌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아, 물론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 외에도 그는 ‘페노미나 Creepers, 1985’ 라든지 ‘의혹의 침입자, 1987’ 같은 영화와 TV 시리즈인 ‘마스터즈 오브 호러스’에서는 ‘제니퍼 Jenifer, 2005’라는 걸작을 남겼다.



  그런데 그걸 감안해도, 이 영화는 그저 그랬다.



  보는 내내 그의 다른 작품들이 떠올랐다. 특히 초반에 주의 깊게 살펴보면 범인의 정체를 알 수 있고, 목격자의 착시를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그의 전작 ‘Deep Red, Profondo rosso, 1975’가 떠올랐다. 또한 우연히 사건에 휘말린 사람과 정서적으로 불안한 목격자의 조합, 영매라든지 정신병원, 그리고 어린 시절 자랐던 집에 숨겨진 비밀 같은 건, 그의 다른 작품들에서도 볼 수 있었던 설정이었다.



  게다가 어딘지 모르게 산만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극의 흐름이 매끄럽지가 않은 분위기였고, 왜 갑자기 그 장면으로 넘어가는지, 왜 저 인물이 끼어드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특히 정신병원장의 오라에 대한 집착은 이상했다. 살인마를 밝혀서 유명세를 타고 싶은 거였는지, 아니면 그녀에게 환자 이상의 감정을 품고 있었던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설마 그 두 가지 다였던 걸까?



  또한 오라에 대한 데이빗의 감정은, 모르겠다. 데이빗은 오라를 옆방에 두고, 아는 여자를 불러 섹스를 즐긴다. 그러다 오라가 뛰쳐나가자, 따라가 포옹을 하고 키스한다. 보면서 이건 뭐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도 멋진 장면들이 꽤 있다. 특히 병원에서 그림자로 처리한 간호사의 살해 장면은 ‘오!’하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였다. 그나저나 살인마의 사람을 죽이는 도구는 신기했다. 사람의 목을 자를 때를 제외한, 다른 용도는 뭔지 모르겠다. 설마 살인만을 위해 특수 제작한 걸까?



  감독의 딸인 ‘아시아 아르젠토’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보면서 든 생각은 이거다. ‘감독님, 딸을 너무 굴리신 게 아닌가요?’ 아버지의 작품에 주연으로 종종 등장했지만, 나중에 배우뿐만 아니라 각본도 쓰고, 감독도 하고, 제작도 한 다재다능한 사람이다. 그러니까 결론은 와인스타인 XXX! 그런 아픈 기억을 딛고 열심히 활동해줘서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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