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콜러
매튜 파크힐 감독, 루이스 구즈만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원제 - The Caller, 2011

  감독 - 매튜 파크힐

  출연 - 레이첼 르페브르, 스테판 모이어, 루이스 구즈만, 에드 퀸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 ‘스티븐’과 이혼한 ‘메리’. 허름하고 낡은 집이지만, 그만뒀던 대학도 다시 다니고 예전부터 길렀던 개와 마음 편히 살기로 한다. 어느 날 ‘바비’라는 남자를 찾는 전화가 걸려오는데, 그런 사람이 없다고 해도 상대는 전혀 듣지를 않는다. 접근금지명령을 받은 스티븐이 끈질기게 찾아오는 것도 신경이 쓰이는데, ‘로즈’라는 낯선 여인의 전화는 거의 매일 밤 걸려와 메리를 괴롭힌다. 다행히 위로가 되는 것은, 대학에서 만난 ‘존’이었다. 그러던 중, 메리는 그 전화가 과거에서 걸려오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로즈가 위험한 사람이라는 것도…….



  영화의 기본 설정은 공간은 같은데 시간이 다른,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공존하는 곳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다. 비슷한 소재를 다룬 작품이 꽤 있기에, 설정만 보면 그리 신선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 작품은 거기에 몇 가지 더 첨가해서, 색다른 재미를 주었다. 바로 로즈의 정체였고, 과거의 그녀가 저지른 일이 현재의 메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표현이었다. 예를 들어, 자신이 미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로즈는 집에다 무언가 숨기는데, 그녀가 그런 짓을 한 순간 현재의 집에 그게 생겨난다. 그 전까지는 그런 것이 없었는데 말이다. 처음에는 자신과 비슷한 아픔을 가진 사람이라 생각해 친절하게 전화를 받아준다. 둘 다 남자에게 상처받고 슬퍼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과거와 현재의 두 여인이 서로에게 받은 상처를 보듬어가면서 다시금 세상을 살아가는 힐링영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둘의 관계가 달라졌다. 메리가 무심코 한 말에 로즈는 자신을 괴롭히던 남자를 살해했고, 광적으로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 이상 전화하고 싶지 않다는 메리의 말에, 로즈는 과거의 어린 메리를 데려다가 상처를 입힌다. 그 순간, 현재의 메리에게는 상처자국이 생기고, 동시에 그 기억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두 사람의 관계에서 로즈가 주도권을 갖게 된 순간이다. 이제 이야기는 어떻게 메리가 로즈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된다. 미래에 있는 그녀가 과거의 로즈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가 있을까?



  요즘은 뭐랄까, 나도 못 가본 중국이나 전국을 내 전화번호가 혼자 돌아다니고 있는 상황이라 여러 곳에서 전화가 걸려온다. 다행히 과학기술의 발전덕분에, 걸려온 전화번호가 어디서 온 것인지 구별해서 받을 수도 있고 안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불행히 메리의 집 전화에는 그런 기능이 없었다. 그 때문에 벨이 울리면 무조건 받아야했다. 그리고 처음에는 외로웠기 때문에 전화를 받았을 수도 있다. 로즈 역시 외로워서 메리에게 전화를 계속해서 의지했고 말이다.



  결국 외로움이 문제였다. 로즈는 메리를 외롭게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상처를 줬다. 어제까지 자신과 얘기하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지는 기분이 어떨지는 상상할 수 없다. 자신은 그 사람을 기억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 사람의 존재조차 모를 때 어떤 생각이 들까? 로즈는 메리를 그렇게 만들었다. 그래야 자신에게 의지할 테니 말이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고 혼자 지낼 수 있는 용기를 길러야겠다. 그리고 아무 전화나 막 받아주고 친절하게 대하는 것도 좀 생각해봐야겠다. 안 그랬다가는 잘못해서 과거와 현재의 내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폭력적인 남자와는 절대로 가까이 지내지 말자. 사람 본성이라는 건 다른 사람이 고치려고 한다고 고쳐지는 것도 아니고, 사람은 원래 고쳐서 쓰는 게 아니라고 하는 게 다 이유가 있는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