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외전 : 일반판 (2disc)
이일형 감독, 황정민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영제 - A Violent Prosecutor, 2015 2016.2

  감독 - 이일형

  출연 - 황정민, 강동원, 이성민, 박성웅







  철새 도래지 재개발을 둘러싼 환경단체와 개발회사와의 갈등이 증폭되던 어느 날. 경찰을 공격한 혐의로 검찰에서 취조를 받던 청년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이 때문에 당시 조사를 하던 검사 ‘황정민’은 살인 혐의로 재판에 서게 된다. 죄를 인정하면 감형해주겠다는 부장 검사 ‘이성민’의 말에 따랐지만, 그는 희생양에 불과했다. 결국 그는 교도소로 가게 되고, 부장검사는 승승장구하다 마침내 정치인으로 변신을 꾀한다. 교도소 안에서 전직 검사의 능력을 살려 나름 권력을 쥐고 있던 황정민. 어느 날 사기 혐의로 잡혀온 ‘강동원’이 허세를 부리며 떠드는 얘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부장 검사와 개발업자의 함정에 빠졌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동안 쌓아놓은 감옥 인맥 네트워크와 강동원을 이용해, 황정민은 자신의 무죄를 밝히고자 하는데…….



  뷔페는 좋은 곳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쏙쏙 골라먹을 수도 있고, 다양한 음식을 한 자리에서 맛 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내가 뷔페에서 절대로 하지 않는 일이 있는데, 그건 바로 한 접시에 향이나 맛이 강한 음식들을 모아놓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각자의 향이나 맛이 뒤섞여 요리를 제대로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 하얀 까르보나라 떡볶이에 빨간 매운 소스가 묻는 건 음식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기분은, 딱 그랬다. 출연한 배우들은, 심지어 조연까지 연기 꽤 한다는 평을 받는 사람들이었다. 아마 다른 작품에 혼자 출연했다면, 주연도 충분히 가능할 배우들이었다. 하지만 영화는 그런 사람들을 모아놓고, 아무 맛도 나지 않는 결과물을 내놓았다. 아니, 맛은 났다. 맛없는 맛. 배우들은 각자 가진 개성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고,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장면이 이어졌으며, 복선이나 생각하면서 볼 여지가 전혀 없었다.



  이 영화의 주인공 팀과 악역 팀은 각각 법조인과 범죄자가 한 명씩 포함된 구성이었다. 그렇기에 잘만 만들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법정 장면과 통쾌한 액션이 이어지는 싸움 장면을 보여줄 수 있었다.



  하지만 액션과는 거리가 먼 사기꾼 캐릭터가 주인공이었기에, 잔꾀를 써서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그건 인물의 설정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면 법정에서 벌어지는 두뇌 싸움은 어떨까? 두뇌 싸움? 그런 건 없었다. 기대한 내 자신에게 어쩐지 미안했다. 황정민이 싸움을 걸어왔다는 걸 알면서도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은 악역 때문에, 승부는 너무 시시했다.



  게다가 황정민과 강동원이 포섭한 인물이 가세하면서, 재판은 그냥 한숨이 나올 정도로 유치했다. 아무래도 영화 제작진은 복선이라든지 반전엔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두 사람이 포섭한 인물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으면, 더 긴장감을 주지 않았을까? 그가 그렇게 대놓고 편파적인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긴가민가할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제작진이 이런 부분에서는 너무 무성의하게 각본을 쓴 것 같다. 어차피 여기저기서 설정을 인용할 거면, 반전도 좀 응용하면 좋았을 텐데.



  그리고 두 주인공 역시 그다지 매력적이지가 않았다. 두 사람 다 그들의 전작에서 연기했던 것과 별로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황정민은 애초에 선량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촉을 믿고 강압적으로 용의자를 취조하는 폭력검사였다. 그에게는 과거의 자신에 대한 반성보다 억울함을 푸는 것이 먼저였다. 마지막에 법정에서 과거의 자신이 어쩌구하면서 변론을 하는데, 그게 진심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의 연기톤은 한결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강동원. 아, 진짜 법정에서 그가 증언하는 부분에서 그냥 웃음이 나왔다. 좋아서 웃는 게 아니라,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냥 절로 피식하는 웃음이 나왔다. 그가 입을 열 때마다 마치 ‘난 지금 중요한 열쇠를 쥔 증인 연기를 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증언에 전혀 신뢰를 할 수 없는, 가식적이고 연기하는 중이라는 게 뻔히 보이는 연기였다. 저런 증언을 믿는 사람들이 있기는 할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의 연기력이 과대평가된 게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생길 정도로 엉망이었다.



  전형적이고 뻔한 스토리와 구멍이 숭숭 뚫린 설정 그리고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인물들까지, 영화는 너무 무성의했다. 오직 강동원의 얼굴로 밀어붙인 작품 같았다. 영화를 다 보고 기억에 남는 건, ‘Jessy Matador’라는 가수가 부른 ‘Bomba’라는 노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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