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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 오브 왓치 ㅣ 빌 호지스 3부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7월
평점 :
원제 - End Of Watch, 2016
작가 - 스티븐 킹
빌 호지스 3부작 시리즈 중에서 마지막 이야기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부터 이상한 능력이 있다는 조짐을 보였던 ‘메르세데스 킬러 브래드 하츠필드’. 이번 작품에서는 어떻게 그가 그런 능력을 갖게 되었는지, 어떤 방식으로 그가 조력자들을 만들고 활용해왔는지 찬찬히 보여주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병원에 갇힌 상태에서 사람들을 하나둘씩 죽여 나간다. 자신을 괴롭히던 간호사에서부터 시작해, 예전에 그가 직업 박람회에서 메르세데스 자동차로 질주를 했을 때 부상을 당해 살아남은 사람들까지. 그리고 그의 최종 목표는 당연히 자신을 잡아넣은 ‘호지스’와 자신의 머리를 때려서 병원에 입원시킨 ‘홀리’, 그리고 자신의 컴퓨터를 해킹했던 ‘제롬’이다.
한편 의문의 자살 사건을 조사하던 호지스는 현장에서 단종된 게임기를 발견하고, 이것이 어떤 연관이 있을 것이라 추측한다. 그리고 마침내 하츠필드와의 관련성을 찾아내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홀리와 제롬을 제외하고는. 결국 ‘파인더스 키퍼스’의 세 사람, 호지스와 홀리 그리고 제롬은 하츠필드와 마지막 대결을 벌이기로 하는데…….
처음 이 시리즈가 나왔을 때, ‘스티븐 킹’이 쓴 추리 소설이라는 광고를 했었다. 그래서 미심쩍었다. 추리 소설이라고? 스티븐 킹이? 유령이나 초자연적인 현상을 제외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갔다고? 그런데 첫 번째 이야기를 읽어보니, 재미있었다. 추리라기보다는 스릴러적인 면이 더 강했지만, 킹 특유의 심령 현상이나 초능력 같은 것은 나오지 않았다. 물론 단편과 중편은 제외한 범위 내에서다. 하여간 그래서 ‘역시 킹느님은 못 하는 게 없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다시 그의 특기로 돌아왔다.
물론 하츠필드가 그런 능력을 갖게 된 것에는 여러 가지 의학적인 원인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처치를 했다고 해서, 식물인간이나 다름없던 사람이 그런 능력을 갖게 된다는 보장은 없다. 가능했다면 아마 그걸 알아낸 사람은 노벨 의학상을 수십 번 받았을 지도 모른다.
이번 세 번째 이야기에서는 킹 특유의 초자연적 현상과 스릴러적인 면이 잘 결합하고 있었다. 하츠필드는 기이한 능력을 가졌고, 호지스와 홀리, 제롬은 탐정 사무소 일을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하츠필드가 능력을 사용해 사건을 일으키고 다니면, 셋은 현장을 조사하고 증거를 모으고 추리에 추리를 거듭하면서 그를 추격한다. 다행인 것은, 셋에게는 그동안 온갖 역경을 이겨낸 끈끈한 정과 우정과 사랑 등등이 있다는 점이다. 누군가 어떤 의견을 내면, 말도 안 된다고 내치기보다는 받아들일 점은 받아들이면서 사건을 추리해나간다. 그래서 하츠필드에게 이상한 능력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이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대개의 범죄자들이 다 그렇지만, 이 책에 나오는 하츠필드는 진짜 인간망종이다. 그가 원하는 것은 단지 자신이 죽인 사람의 수를 늘리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말을 했던 범죄자가 있었다. 누구보다 더 많이 사람을 죽이고 싶다고 했던가? 그 말을 한 놈이 누군지, 그 놈이 라이벌로 삼은 놈이 누구인지 기억은 안 난다. 사람이라고 적으려다가, 그건 그들에게 너무 과분한 어휘 같아서 놈이라고 적었다. 그 놈의 쓰잘데기 없고 이상한 경쟁심 때문에 몇이나 희생되는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애초에 그 놈을 죽였어야 했다. 굳이 치료하겠다고 병원에 입원시킨 게 문제였다. 음, 이건 인권에 위배되는 생각일까? 하지만 나중을 생각해보면, 그가 병원에서 죽인 사람의 숫자도 만만치가 않다. 직접적으로 죽인 사람도 있지만, 자살하도록 유도한 사람도 있었다. 역시 애초에 병원에 가기 전에 죽여 버리는 게 나았다. 우리나라에도 왜 내 세금으로 저 놈들 옥바라지를 해야 하는지 의문인 놈들이 더러 있다. 으아, 또 생각났다! 조두순! 출소일이 3년 남았다는데, 으, 진짜! 내 세금으로 그 빌어먹을 XX 옥바라지 한 거 같아서 화난다. 세금을 안 낼 수도 없고! 왜 음주가 감형 사유가 되는 지 진짜 모르겠다. 술 마신 게 무슨 벼슬이라도 되나?
빠져나갈 뻔 했던 정신줄을 부여잡고, 다시 책으로 돌아오자. 읽으면서 하츠필드의 또라이같은 짓이 어디로 튀어나갈지 몰라서 무척이나 조마조마했다. 게다가 스티븐 킹이 독자를 낚아보겠다고 작정을 했는지, 곳곳에 함정을 설치해둬서 속으로 ‘그러면 안 되죠!’라든지 ‘안 돼!’를 외치는 부분도 심심찮게 나왔다. 3부작으로 끝난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마지막 장을 읽으면서, 이왕 이렇게 된 거 ‘애완동물 공동묘지 Pet Sematary, 1984’로 이어지는 게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