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The Dark Tower, 2017

  감독 - 니콜라이 아르셀

  출연 - 아이드리스 엘바, 매튜 맥커너히, 톰 테일러, 수현







  소년 ‘제이크’는 일 년 전부터 계속해서 이어지는 꿈을 꾼다.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인간의 거죽을 뒤집어쓰고, 아이들을 이용해 거대한 탑을 무너뜨리려고 하는 내용이었다. 그 무리를 이끄는 것은 검은 옷을 입은 남자이고, 이에 대항하는 ‘건슬링어’라는 사람까지 꿈에 등장한다. 이상한 것은, 꿈에서 탑이 공격을 받아 조금씩 부서지면 현실에서도 지진이 일어나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은 꿈에 집착하는 제이크를 이해하지 못하고, 아버지를 잃은 충격에 정신이 이상해진 것이라 여긴다. 하지만 그 무리는 진짜로 존재하고 있었고, 제이크의 능력을 이용하고자 그를 잡으려 한다. 제이크는 꿈에서 본 집을 찾아, 그들을 피해 다른 차원으로 여는 포털을 연다. 그곳에서 그는 건슬링어 ‘롤랜드’를 만나,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월터’라는 이름의 마법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모든 차원의 균형을 유지하는 탑을 무너뜨리는 것이 그의 목표이고, 제이크가 가진 ‘샤이닝’능력이 너무 뛰어나 노리고 있다는 것까지 듣는다. 부수려는 월터와 지키려는 롤랜드 그리고 샤이닝의 소유자인 제이크, 세 사람은 쫓고 쫓기는 싸움을 시작하는데…….



  개봉 전부터 소문이 무성한 작품이 있었다. 킹느님이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죽기 전에는 완결 내겠다며 부지런히 집필한 작품을 원작으로, 킹느님이 보시기에 좋았다는 평을 남긴 영화였다. 하지만 이후 들리는 소식은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원작에 미흡하다느니, 유명 배우를 썼으면서도 별로라느니 하는 얘기들이 알음알음 들려왔다. 음, 난 원작을 안 읽었고, 두 배우를 잘 알지 못하니까 괜찮겠지? 이런 생각으로 영화를 보러 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티븐 킹이라는 이름을 지우고 보면 꽤 괜찮은 청소년 영화였다. 스티븐 킹 특유의 오싹한 느낌이 잘 느껴지지 않는, 다만 곳곳에 숨어있는 스티븐 킹과의 관련성을 찾아내는 것으로 즐거웠던, 그런 영화였다. 이야기의 설정이야 원작이 워낙에 좋으니까 당연히 좋았고, 이야기의 흐름도 그리 무리수를 두지 않았으며 결말도 깔끔했다.



  굳이 트집을 잡자면, 스티븐 킹 특유의 느낌이 별로 없었고 월터와 롤랜드의 최후의 결투가 너무 허무했다는 것 정도?



  요즘은 시리즈로 만드는 게 유행인데, 이 작품도 시리즈로 만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다면 제이크의 성장하는 과정이라든지 모든 것을 포기했던 롤랜드가 다시 건슬링어로 돌아오는 모습 등이 더 잘 드러나지 않았을까? 그러면서 월터의 잔혹성도 좀 보여주고, 중간 중간에 셋이 싸우는 모습도 들어가면 되지 않을까? 아니면 제이크가 등장하기 이전에 있던 두 사람의 대결을 보여줘도 괜찮고. 아니, 이러면 그냥 평범한 액션 영화가 되어버린다. 감히 킹느님의 원작을 읽어보지도 않은 주제에 설정과 흐림에 배 놔라 감 놔라 하다니……. 이건 신도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후우, 잘못하면 이단이 될 뻔 했다. 킹느님의 숨결이 느껴지지 않은 영화를 봐서 순간적으로 실수할 뻔했다. 다음 달에 개봉하는 영화 ‘그것 It, 2017'에서는 킹느님의 숨결을 가득 느낄 수 있길 빌어본다.



  하도 주위의 안 좋은 평 때문에 기대를 하지 않고 가서 그런가? 난 그럭저럭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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