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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 - 아웃케이스 없음
샘 레이미 감독, 레이첼 와이즈 외 출연 / 월트디즈니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원제 - Oz: The Great and Powerful, 2013
감독 - 샘 레이미
출연 - 제임스 프랭코, 미셀 윌리엄스, 레이첼 와이즈, 밀라 쿠니스
서커스에서 마술쇼를 하던 ‘오스카’는 회오리바람이 불던 날 기구를 탔다가 낯선 곳에 착륙한다. 그가 살던 곳과는 완전히 다른 곳으로 무척이나 아름답고 기이한 생명체들로 가득했다. 하늘에서 그를 내려온 것을 본 오즈의 주민들은, 그가 바로 예언으로 전해진 위대한 마법사라고 착각한다. 그리고 착한 마녀와 나쁜 마녀를 가려달라고 하는데…….
프랭크 바움이 쓴 ‘오즈의 마법사 The Wizard of Oz, 1900’라는 소설이 있다.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제목을 보면 주인공이 오즈가 아닐까하는 착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소설의 주인공은 ‘도로시’라는 어린 소녀이고, 그녀가 오즈에 사는 마법사를 만나러 가는 여정이 주된 내용이다. 소설 후반부에 보면, 오즈의 마법사 정체가 드러나는 부분이 있다. 회오리바람을 타고 집과 함께 오즈로 온 도로시와 달리, 그는 기구를 타고 오즈에 착륙한다. 서커스에서 일했던 그는 여러 가지 도구를 사용해서 위대한 마법사인척하고 오즈를 다스리고 있었다.
영화는 그 부분에 착안하여, 서커스에서 일하던 오스카가 어쩌다가 기구를 탔고, 어떻게 오즈에 도착했으며 어떤 방법으로 오즈를 다스리는 위대한 마법사가 되었는지 차근차근 보여주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오즈의 다른 세 곳을 다스리는 마녀가 어떻게 정해졌는지도 알려준다. 그런데 분명히 주인공은 오스카인데, 영화를 보다보면 세 마녀가 더 부각된다. 음, 그는 여기서도 주인공이 될 팔자가 아니었단 말인가!
소설을 읽은 사람이나 ‘주디 갈란드’가 나오는 영화 또는 애니메이션을 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의 결말을 이미 알고 있는 셈이다. 오스카가 어찌 되는지, 나쁜 마녀는 누구이고 착한 마녀는 누구인지 등등. 왜냐하면 영화의 결말이 바로 소설의 배경이니 말이다. 그래서 오스카가 위기에 처해도 그리 긴장되지 않고 걱정되지도 않는다. 어차피 그는 안 죽는다. 살아서 도로시가 올 때까지 오즈를 평화롭게 잘 다스린다. 그게 영화의 약점이었다.
하지만 영상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흑백으로 시작하는 오프닝부터 다양한 색감을 뽐내는 오즈의 모습까지, 영상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진짜 흠잡을 데가 없었다. 오즈의 화려한 풍경과 아기자기한 주민들, 마녀의 성과 군대, 그 사이에서 펼쳐지는 마법들이 그냥 넋을 놓고 보게 만들었다. ‘역시 샘 레이미가 화면은 멋지게 만든다니까!’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그와 동시에 ‘샘 레이미가 이 정도로 만족할 리가 없는데?’라는 의문도 들었다. 아, 이 작품은 전체 관람가였다. 안타깝다. 그게 아니라면, 샘 레이미 특유의 감성과 기괴함이 살아있는 오즈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음, 그렇게 되면 오즈의 마법사가 공포물이 되려나? 하지만 어떻게 보면 공포물이 될 조건이 충분한 영화였다. 전체 관람가라 예쁘게 만들어 넘어갔지만, 조금만 관점을 달리하면 오싹한 설정들이 많았다. 나중에 공포물로 다시 만들어주면 좋겠다.
스토리텔링은 평범했지만, 영상은 너무도 멋졌던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