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Walking with the Deadm 2015
감독 - 스캇 다우
출연 - 팀 오글트리, 조이 오글스비, 데이브 셰리단, 트로이 오글트리
몇 년 전에 유행했던 ‘무서운 영화 Scary Movie’ 시리즈가 있다. 거의 매년 그 해에 유행했던 영화들의 장면을 패러디해서 만든 작품으로, 5편까지 나왔었다. 물론 시리즈의 법칙대로 초반 2편까지 정도가 좋았다. 그 시리즈는 대개 공포영화와 액션영화 중심으로 패러디를 했었는데, 아마 그 당시 그런 류의 영화가 히트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 요즘은 어떤 종류가 대세일까? 두말할 것 없이 좀비물이다. 그러니 좀비 영화들만 패러디한 작품이 안 나오면 이상하다.
이 영화, ‘워킹 위드 더 데드’는 제목부터 좀비 영화 패러디임을 말하고 있다. 특히 이 영화의 포스터가 패러디하고 있는 작품은 드라마 ‘워킹 데드 The Walking Dead, 2010’이다. 그리고 내용을 보면, 고전인 '새벽의 저주 Dawn of the Dead, 2004'부터 '레지던트 이블 Resident Evil, 2002', '웜 바디스 Warm Bodies, 2012', '좀비 스트리퍼 Zombie Strippers 2008'에 '좀비 랜드 Zombieland, 2009'까지 골고루 다루고 있다.
한 요리사가 손을 씻지 않고 만든 초밥을 노숙자에게 제공하는 바람에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다. 그리고 5주 후,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보안관은 아들과 부인을 찾아 떠나고, 몇 명의 사람들은 쇼핑몰로 향한다. 아들을 찾은 보안관은 쇼핑몰로 가서 사람들과 합류하는데, 그곳마저 안전하지 않았다. 안전한 은신처라 알려진 농장으로 향하는 일행들. 그런데 도착한 그곳은 어딘지 수상한 구석이 있었는데…….
영화는 상당히 파격적이었다. 상식을 깨부순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금기를 넘어선다고 하면 좋을까? 보안관의 열두 살 먹은 어린 아들은 좀비가 된 여자들과 인간인 엄마를 고용해 스트립클럽을 운영하고, 인간과 좀비를 구별 못한 사람은 가족을 찾아 헤매는 어린 아이를 죽여 버린다. 게다가 농장에서 할 일이 없어 심심하다고 약을 하는 장면이 아주 낭만적이고 장난스럽게 거의 6분 동안 펼쳐진다. 상영 시간이 88분인데 그 중에 7분이나 별 내용 없이 슬로우 화면으로 가득 찼다. 이건 약 권장 영화인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낭만적이었다. 지금까지 본 영화중에 이렇게 노골적으로 약하는 장면을 보여준 게 있었던가?
영화에서 소소하게 재미를 주는 요소들은 인물들의 다소 핀트가 어긋난 사람들의 반응이다. 가령 세상이 좀비로 망했다는 사실보다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을 못한다는 말에 더 절망에 빠지고, 좀비 세상이라는 말에는 별다른 반응을 안 보이다가 딸이 마약을 한다는 얘기에 세상 다 잃은 표정을 짓는 장면 등등.
하지만 전반적으로 뭔가 어설픈 느낌이었다. 여러 영화들을 가져오다보니, 각 이야기들의 연결이 어딘지 자연스럽지가 않았다. 너무 억지스럽게 끼워 맞추려고 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에 쇼핑몰까지는 파격적이고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농장에 온 이후의 이야기들은 너무도 이상하고 어색하고 또 지루했다.
하지만 좀비를 죽이는 새로운 방법을 알게 된 계기도 되었다. 지루한 영화 얘기를 하면 좀비도 뇌가 터져버린다. 음, 전에 본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 Scouts Guide to the Zombie Apocalypse, 2015’에서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노래로 좀비와 공감대를 갖더니……. 그나저나 좀비를 치유할 방법은 있어도 마일리 사이러스를 치료할 약은 없다니, 비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