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씽
마티스 판 헤이닌겐 주니어 감독,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테드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원제 - The Thing, 2011

  감독 - 매티스 반 헤이닌겐 주니어

  출연 -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조엘 에저튼, 울리히 톰센, 에릭 크리스찬 올슨







  당연히 리뷰를 적었다고 생각하고 넘어간 작품들이 간혹 있다. 너무 유명해서 안 봤을 리 없고, 또 봤으니까 안 적었을 리 없다고 생각하여 확인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 일이 진짜로 일어나고 말았다! 왜 없을까? 아주 우연히, 더위에 아무 이유나 생각 없이 검색을 해보지 않았다면, 이 작품 역시 그냥 넘어가고 말았을 것이다. 이상한 일이다, 진짜. 설명을 보니, 이 작품은 존 카펜터 감독의 ‘괴물 The Thing, 1982’의 ‘프리퀄’에 해당한다고 한다. 헐, 찾아보니 이 작품도 리뷰가 없다. 조만간 써야겠다.



  프리퀄이란, 앞선 이야기를 뜻한다. 뒷이야기를 다룬 시리즈를 이어가기 힘들면, 종종 제작사에서는 앞선 이야기를 만들기도 한다. 예를 들면, 최근에 개봉했던 ‘에이리언 커버넌트 Alien: Covenant, 2017’가 있다. 리플리 일행이 1편에서 에이리언을 만나기 전에, 어떻게 그 생명체가 생겨났는지 알려주는 내용이었다. 그 외에도 엑소시스트도 ‘엑소시스트 더 비기닝 Exorcist: The Beginning, 2004’이라는 작품이 있었고, 난 안 봤지만 엑스맨 시리즈도 앞선 이야기를 다룬 영화들이 있었다고 한다. 몇몇 작품은 왜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 갈 정도로 엉망으로 오리지널의 이름에 먹칠하는 것들도 있고, 어떤 것은 그럭저럭 괜찮은 것들도 있었다. 그러면 이 영화는 어떨까?



  북극의 노르웨이 탐사팀이 뭔가를 발견한다. 빙하에 갇힌 지 거의 십만 년이 되었을 거라 추측된 커다란 우주선과 승무원으로 추정되는 생명체였다. 팀원들은 괴생명체를 얼음 째 연구소에 가져다놓고, 역사상 최고의 발견이라 기대에 부푼다. 그런데 얼음이 녹으려면 오래 걸리고 생명체는 이미 죽었을 것이라던 그들의 예상과 달리, 십 만 년 넘게 빙하에 갇혀있던 괴생명체가 깨어나는데…….



  영화는 다른 생명체의 몸에 파고들어가 복제를 하는 외계 생명체와 누가 진짜 인간이고 복제된 인간인지 구별하지 못해 의심하는 인간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지금이야 흔한 설정이지만, 원작 소설이 1938년에 나왔다는 걸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는 꽤나 놀라운 이야기였을 것이다. 하여간 영화는 같은 편으로 믿고 의지해야 할 인간들끼리 서로를 믿지 못하고 죽이려는 상황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었다. 그 와중에 인간과 결합한 외계 생명체의 모습은 기괴하고 흉측하기까지 했다. 보는 즉시 연구하기보다는 죽여야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외양이었다. 1982년 작을 이미 보았기에, ‘그거 아니지!’ 내지는 ‘아니 너 혼자 그러면 어떡해! 이 바보야!’같은 외침이 절로 나오는 장면이 꽤 있었다. 그리고 조사팀원들 간의 불신과 긴장을 보여주는 것보다, 액션 장면에 치중한 느낌도 좀 들었다. 거기서 왜 그렇게 멍하니 서있었는지 보는 내내 갑갑했다. 하긴 그래야 외계 생명체가 더 기괴하고 이상하게 변신할 시간을 벌어줄 수 있었겠지. 전대물에서 주인공 팀이 변신할 때 멍하니 봐주던 악당처럼 말이다.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1982년 작의 오프닝으로 이어진다. 프리퀄이라는 이름답게 너무도 자연스러운 연결이었다. 아, 그래서 내가 처음 이 작품을 보았을 때 실망했던 모양이다. 어딘지 모르게 1982년 작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말이다. 그러니까 오리지널을 보고 이 영화를 보면 좀 실망할 수 있겠지만, 이 작품을 보고 존 카펜터의 영화를 보면 무척이나 재미있을 것이다. 물론 프리퀄이 거의 30년이 지난 후에 나와서, 뒷이야기의 의상이나 화면이 좀 더 구식으로 보이는 것만 감안한다면 말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나온 배우가 어딘지 낯익다 싶었더니, 영화 ‘클로버필드 10번지 10 Cloverfield Lane, 2016’의 주인공이었다. 와, 이 사람도 별로 안 늙는 스타일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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