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Vampire Sisters, 2012

  감독 - 볼프강 그루스

  출연 - 마르타 마르틴, 라우라 안토니아 로제, 스티페 에르체그, 크리스티아네 파울





  인간인 엄마와 뱀파이어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반인반뱀파이어 쌍둥이 ‘니아’와 ‘다카.’ 트란실바니아에서 살다가 독일로 이사 오는데, 처음으로 인간 사회에서 살려니 하면 안 되는 것투성이다. 비행금지, 초능력 사용 금지, 살아있는 건 먹기 않기, 그리고 십자가와 마늘 금지 등등. 엄마를 닮아 인간이 되고 싶은 니아는 학교에서 적응도 잘하고 호감이 가는 남자아이까지 생긴다. 하지만 아빠를 닮아 뱀파이어로 사는 게 더 좋은 다카는 인간 생활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우연히 길에서 소원을 들어준다는 마법사 가게를 발견한 둘은 한 명은 완전한 인간으로, 또 다른 한 명은 100% 뱀파이어로 변하고 싶다는 소원을 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둘의 소원이 바뀌는 일이 벌어진다. 한편 옆집에 사는 ‘더크’가 자매의 가족이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고는, 그들을 죽이려고 하는데…….



  제목만 보고 호러 영화라고 생각했는지, 애인님이 한참 보다가 이런 말을 했다. “뭐예요, 이 간지러운 작품은!”



  그렇다. 이 영화는 호러라기보다는, 어린 자매의 성장 영화였다. 비록 그들이 뱀파이어의 혈통이라 온갖 환상적인 장면이 펼쳐지고, 죽이려는 자와 추격전 및 몸싸움을 벌이긴 하지만, 기본은 가족 간의 사랑과 우정에 대해 얘기하는 작품이었다. 비록 외모와 취향 그리고 성격은 다르지만, 자신과 똑같은 체질에 비밀을 간직하고 평생 서로를 돌보면서 살아가야할 자매간의 다툼과 화해,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고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감동적이었다.



  또한 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왕따 주도자들과의 충돌과 소심하지만 속 깊은 아이들과의 만남은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물론 친구가 되는 과정 중에 꼭 생기는 일인 오해와 갈등의 심화 그리고 화해는 꼭 빠지지 않는다. 그걸 기회로 아이들의 우정은 더 깊어지고, 서로의 비밀을 지켜주는 사이가 된다.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맞는 모양이다. 아니면 그만큼 아이들이 순수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옆집 사는 더크의 사연도 처음엔 좀 안쓰럽긴 했다. 그의 어머니가 어느 날 뱀파이어에게 공격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정신병원에 갔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자매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밝혀서 어머니의 누명을 밝히고 싶었다. 처음에는 진실을 알리겠다는 생각이었지만, 나중에는 자매와 친구들을 다 죽여 버리겠다고 총을 들고 설친다. 흐음, 왜 자기보다 어린 아이들을 목표로 삼는지 모르겠다. 아빠나 엄마에게는 덤빌 용기가 없었나보지? 그래서 그가 허탕을 치거나 실수하는 부분에서는 고소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제일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사람이었지만, 공격 대상을 잘못 정하는 바람에 나쁜 역이 되었다.



  그나저나 독일은 성수라든지 성수 물총, 나무 말뚝 같은 뱀파이어 사냥 도구를 인터넷에서 그냥 살 수 있는 모양이다. 하긴 영화 시작 부분에 엄마가 독일엔 아직 뱀파이어 사냥꾼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긴 하다. 그래서 다 파는 모양이다. 그런데 인터넷 검색으로 뱀파이어가 개최하는 대회 사이트가 나오다니, 뭐라고 해야 할까? 시대를 잘 따라간다고 할 지, 보안이 부실하다고 해야 할 지……. 아, 자매의 친구인 ‘헬레나’로 나오는 아역배우가 참 인상적이었다. 외모가 나이에 비해 어른스럽고 분위기가 있어서, 지금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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