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Abattoir, 2016

  감독 - 대런 린 보우즈만

  출연 -제시카 론디스, 조 앤더슨, 데이턴 칼리, 린 샤예







  통신사에서 매월 두 편의 영화를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혜택을 주기에, 애인님과 같이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아쉽게도 지난 6월에는 호러스릴러SF에 마음이 가는 별다른 영화가 없었기에, ‘원더 우먼 Wonder Woman, 2017’ 하나로 끝나나 싶었다. 하지만 어디선가 귀에 익은 감독의 영화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처음에는 ‘오오!’했지만, 이제는 ‘또 나와?’라며 인상을 쓰게 되는, 하지만 정으로 볼 것 같은 ‘쏘우 시리즈’ 중 2,3,4편의 감독이었다. 그의 영화중에 그렇게 재미있는 걸 본 기억이 없어서, 잠시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예고편과 설정이 마음에 들어서 보기로 했다.



  6월말에 본 영화인데 그동안 리뷰를 썼는지 안 썼는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기억에서 지우고 싶었다. 같은 쏘우 시리즈 감독인데 ‘제임스 완’과 어쩌면 이렇게 다른지……. 아, 쏘우는 3편부터 망이었지 참.



  어느 날 ‘줄리아’의 언니 가족이 괴한의 습격을 받아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진다. 신문기자인 그녀는 범인이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알아내려고 했지만, 그는 알 수 없는 말만 내뱉을 뿐이다. 언니네 집을 정리하려고 들른 줄리아는, 이미 집이 팔렸고 살해 현장이었던 조카의 방만 사라져버린 것을 알게 된다. 의문을 품은 그녀는 부동산 중개인을 찾아가고, 그에게서 살인 사건이 벌어진 현장만 갖고 가는 인물이 있다는 사실을 듣는다. 줄리아는 그 인물의 정체를 파헤치기 위해, 어느 외딴 마을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그녀는 몇 십년동안 숨겨져 있던 마을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살해 현장만 모으는 사람이라니! 우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그러니까 거실에서 살인이 일어났으면, 거실의 모든 것 벽지와 장식품까지 고스란히 다 가져간다는 의미다. 그래서 현장을 거의 100% 복원시켜 정리해놓는다는 얘긴데, 이건 그냥 취미를 벗어난 집착과 기괴함이 느껴지는 행위다. 이 기본 설정 하나만으로 영화에 대한 호기심이 들었다. 살인 박물관을 만드는 게 아니라면, 왜 그러는 걸까? 그러다가 그 인물이 이단적인 종교 지도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두근거리는 마음을 달래며 영화를 보았다. 이거 혹시 ‘존 카펜터’의 ‘매드니스 In The Mouth Of Madness, 1995’같은 류의 영화일까? 그 작품 정도만 되어도 좋겠는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영화에 집중하려고 했다. 그렇다. 하려고 했다. 하려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왜? 지루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그냥 지루한 게 아니라, 아주 많이 지루했다.



  공포 영화를 보면, 초반은 배경 설명에 집중하면서 드문드문 오싹한 장면을 몇 번 보여주고, 중반은 본격적으로 사건이 벌어지면서 본격적으로 몰아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게 극에 달하면서 결말로 이어지는 게 기본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초반, 중반 그리고 후반까지 설명의 연속이었고, 오싹한 장면이라고 보여주는 것도 오싹하려고 준비하는 데 끝나버렸다. 거기다 배우들의 연기도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고, 극의 흐름이 전형적으로 흘러갔으며 구성은 느슨했다. 엔딩 크레딧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중얼거린 말은 ‘자, 이제 무서운 장면을 보여줘.’였다.



  앞으로 이 감독의 영화는 극장에서 볼 일은 없을 것 같다. 나카다 히데오에 이어서 대런 린 보우즈만까지 나에게 커다란 똥을 줬다. 아니, 똥은 냄새라도 남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애인님의 얘기가 없었으면, 보았다는 기억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무색무취했다. 하아. 이제 남은 공포 영화감독은 제임스 완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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