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
토니 메이램 감독, 레아 아이레스 외 출연 / 써니 필름 (Sunnny Film)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원제 - The Burning, 1981

  감독 - 토니 메이램

  출연 - 브라이언 매튜스, 브라이언 배커, 레아 아이레스, 네드 아이센버그









  얼마 전에 ‘파이널 걸스 The Final Girls, 2015’ 라는 작품을 보았다. 그 영화에서 다른 영화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그 설정을 보는 순간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여름 캠프에서 화상을 입고 복수하는 살인마! 바로 이 영화 ‘버닝 The Burning, 1981’이다. 이 작품에 대한 것은 언젠가 적은 기억이 있는데, 외사촌 언니가 그 당시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고 공포 이야기라고 해준 적이 있었다. 커다란 가위를 들고 사람들 목을 잘라 죽이는 장면을 실감나게 연기해서, 어린 마음에 ‘으앙!’하면서 무서워했었다. 어릴 적에는 무척이나 순진하고 겁이 많아서 귀신이 나오거나 살인마가 나오는 작품은 얘기만 들어도 벌벌 떠는 가녀린 소녀였다, 나는. 지금은 아무도 안 믿겠지만…….



  영화의 내용은 위에 적은 그대로다. 여름 캠프에 놀러온 몇몇 아이들이 관리인 ‘크럽시’를 놀려주기로 작당을 한다. 계획은 단순했다. 그가 자는 사이 침대 옆에 초를 켠 해골을 갖다 두고 창문을 마구 두드린 것이다. 잠결에 해골과 소음에 놀란 관리인이 허둥대다가 그만 불이 나고, 그는 엄청난 화상을 입게 된다. 흉측한 외모를 갖게 된 그를 원하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그는 다시 캠프장으로 돌아온다. 예전의 그 캠프장은 사고 이후 폐쇄되었지만, 근처에 새로운 캠프장이 하나 생겼다. 그곳에는 예전에 그에게 장난을 쳤던 학생의 인솔로 아이들이 놀러와 있는데…….



  음, 어떻게 보면 ‘13일의 금요일 Friday The 13th, 1980’ 짝퉁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똑같이 여름 캠프가 배경이고, 십대 꼬꼬마아이들은 물핥빨을 시도 때도 없이 행하며, 그 와중에 사고가 일어나 피해자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그 피해자 내지는 관련자가 복수를 위해 캠프장에 온 아이들을 무참히 죽여 나가는 구성까지 완전 똑같다. 굳이 차이점을 고르자면, 이 영화에 노출씬이 더 많았다는 정도? 상반신 나체는 기본이고 전신 누드 장면이 나올 정도였다. 우와, 예전에는 저런 장면이 가능했구나!



  영화는 보면서 짜증이 났다. 내용 요약을 크럽시의 입장에서 적었지만, 사실은 캠프장에 놀러온 아이들 중심으로 진행된다. 극 중에서 그의 비극적인 사건은 괴담이 되어 부풀려졌다. 그가 아이들을 괴롭히는 악덕 관리인이라, 아이들이 반격을 꾀하려다 사고가 났다는 식이었다. 살아서도 악인이라 죽어서도, 아니 시체를 못 찾았다니 죽었는지 모르지만, 하여간 지금도 아이들을 괴롭히려고 혈안이 되어있다는 흐름이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영화에서 그 괴담을 얘기하는 사람이 알고 보니 예전에 크럽시에게 장난을 쳤던 학생 중의 하나였다. 그렇다면 그 괴담은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 걸까? 영화 초반에 아이들이 관리인에게 장난을 치는 계기가 아무 이유 없이 학생을 때렸다는 것 때문이었다. 하지만 진짜 그럴까? 캠프에 놀러온 꼬꼬마들은 수십 명이고 관리인은 하나뿐이다. 게다가 걸핏하면 물핥빨을 시도하는 꼬꼬마들을 통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진짜 아무 이유 없이 학생을 때린 것일까? 그가 진짜 커다란 가위를 들고 다니면서 아이들을 위협했을까? 하지만 영화에서는 그런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다만 아이들의 말을 통해서만 알 수 있었다. 문제는 그 말을 전하는 사람이 가해자 중의 하나였다는 것이다. 객관적이지 않고 공정하기는커녕 편견과 왜곡이 가해진 이야기라는 결론이다.



  하여간 그 때문에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관리인 크럽시는 가해자이자 용서받지 못할 악인이 되었다. 반면에 그에게 그런 짓을 한 학생은 피해자이고 악인을 응징하는 용사가 되었고 말이다. 애초에 그 꼬꼬마들이 정당한 처벌을 받고 관리인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보상을 했다면, 그가 복수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개XX는 자기는 잘못이 없었고, 정당한 짓을 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고 관리인에 대한 괴담을 퍼트리는데 앞장섰고 말이다. 와, 뭐 이런 개쓰레기같은 내용 전개가 있지? 그러니까 가해자는 떵떵거리면서 잘 먹고 잘살아도 되지만, 피해자는 복수는 꿈도 꾸지 말고 숨죽여 살란 건가? 영화 보면서도 짜증이 났는데, 리뷰 쓰면서 다시 생각하니 더 화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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