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하기 무서워요! 괜찮아, 괜찮아 7
미나 뤼스타 지음, 오실 이르겐스 그림, 손화수 옮김 / 두레아이들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제 - Alfred må lese høyt, 2015

  작가 - 미나 뤼스타

  그림 - 오실 이르겐스







  ‘알프레드’는 무슨 일에건 안절부절못하고 자신감이 없는 소년이다. 누군가 길을 물어볼 때도, 버스를 탈 때도, 심지어 전화통화를 할 때도 어쩔 줄 몰라 한다. 특히 그가 제일 두려워하는 건, 바로 학교에서 발표하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진다. 선생님이 각 학생들에게 동물을 조사해 발표해오라는 과제를 낸 것이다. 그가 조사할 동물은 ‘대왕고래’. 조사를 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걸 아이들 앞에서 발표하는 게 그에게는 더 큰 문제였다. 아빠의 도움으로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던 알프레드는 어느새 대왕고래에 푹 빠져버린다. 하지만 막상 발표 날이 되자, 그는 너무도 긴장하고 마는데…….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해야 하는 경우가 되면, 배가 살짝 아파오고 어쩐지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는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특히 갑자기 뭔가 얘기하라고 지목을 받으면 그런 증상은 특히 더 심해진다. 목소리도 떨리고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또 무슨 말을 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 지금은 덜하지만, 어릴 적에는 혼자 버스를 타고 갈 때면 잘 내릴 수 있는지 걱정이 태산이었고, 전화를 받았을 때 갑자기 어른 목소리가 들리면 어떻게 말을 했는지 모르고 두근거리기만 했다. 전화를 끊고, ‘아, 좀 더 예의바르고 자연스럽게 말 할 수 있었는데……. 이렇게 말했어야 했는데…….’라고 후회하길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대책이 전화를 안 받는 것이었다. 물론 지금은 저 정도는 아니다.



  그런 기억 때문에 알프레드의 심정이 너무도 잘 이해가 되었다. 상상 속에서는 아주 낭랑한 목소리로 멋지게 발표를 하지만, 현실에서는 떨리는 목소리로 잔뜩 상기된 얼굴로 혹시 실수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해하며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만 들릴 뿐이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 발표라는 건 커다란 짐이 된다. 이왕이면 안하고 싶고. 어린 알프레드에게 발표라는 건, 아주 괴로운 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알프레드는 그런 부담감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아니, 과연 벗어날 수나 있을까? 당연히 알프레드는 발표 공포증을 극복한다. 그가 그걸 이겨낼 수 있었던 계기는 뜻밖에도 아주 간단한 것이었다. 조사 대상이었던 대왕고래에 대해 관심을 갖고 푹 빠져버린 것이다. 알프레드는 대왕고래가 부르는 노래를 매일 듣고 흥얼거릴 정도로 좋아하게 되었다. 그래서 처음 발표를 시작할 때는 떨렸지만, 대왕고래만 생각하다보니 심지어 친구들 앞에서 노래까지 부를 정도로 대담해졌다.



  자신이 하려는 일에 관심을 갖고 좋아하게 되면, 그래서 그 대상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면 자연스레 자신감이 생기고 당당해지게 되는 법이다. 모르는 게 약이라고 하지만, 여기서는 아는 것이 힘이 되었다. 아무것도 모르면 주눅이 들거나 막무가내로 우기기 쉽다. 하룻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건 그 때문이다. 하지만 아는 것이 있으면, 자신이 모르는 것을 더 알고 싶어 하고 생각을 하고 논리적으로 자료를 모으게 된다. 그러면 당연히 확신이 생기기 마련이다. 부들부들 떨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말하고 행동하게 된다.




  작가는 알프레드의 헤어스타일 변화를 통해 그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책을 보면서 무척이나 마음에 든 장면이다. 처음에는 눈을 덮었던 머리카락들이 점차 옆으로 넘어가더니 나중에는 소년의 웃는 얼굴을 확실히 보여준다. 발표하기 어려워하는 어린 친구들이 읽으면 아주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