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지 못한 여자 스토리콜렉터 10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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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Eine unbeliebte Frau, 2009

  작가 - 넬레 노이하우스







  타우누스 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다. 이 시리즈는 주위에서 보이는 대로 빌려 읽다보니, 순서대로 접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미 몇 권을 읽고 나서야 첫 이야기를 손에 쥐게 되었다.



  결혼한 지 16년 만에 남편과 이혼 후 다시 형사로 복직한 ‘피아’. 타우누스 강력반에 발령받자마자 전망대에서 추락사한 것으로 보이는 ‘이자벨’이라는 젊은 여성의 사건을 담당하게 된다. 그런데 현장을 조사하던 중, 피아와 강력반 반장인 ‘보덴슈타인’은 그녀가 자살한 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는다. 그녀에 대해 수사하면 할수록 의문은 점점 더 커지고, 급기야 대형 승마클럽과 제약회사, 다수의 정재계 인사들이 그녀와 관련이 있었음이 밝혀진다. 그리고 그녀의 집에서 발견된 의문의 비디오테이프에서 피아와 보덴슈타인은 자살한 부장검사와의 연결고리를 찾아내는데…….



  이 작가는 처음에는 평범한 살인사건으로 보이지만, 나중에 가면 엄청 스케일이 커지는 사건을 주로 다루고 있다. 그것도 특히 사회 지도층 내지는 집권층이라 불리는 집단에서 벌이는 일들이 많았다. 요즘은 민주주의 국가지만, 예전에는 독일에도 귀족 계급이 존재했었다. 그들은 전쟁 이후, 보유하던 성과 땅을 기반으로 재산을 축적하고 기업을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그런 사람들이 오랜 시간 동안 숨겨왔거나 현재도 저지르는 비리들이 작가가 쓰는 이야기의 핵심이었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부실 사업을 들키지 않기 위해 무리수를 둔 사업가라든지 운송업을 하면서 뒤로는 밀매를 하는 사업가가 등장하여, 앞에서는 선량한 척하지만 뒤로는 온갖 나쁜 짓을 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이 얼마나 악독한지, 대놓고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이 의외로 착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사실 모든 기업가가 다 나쁜 것은 아닌데 작가는 무조건 그들을 악당으로 설정한다고 반박하고 싶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만 봐도 대기업 오너 중에서 법정에 불려가지 않은 경우가……. 으음……. 있던가? 내가 잘 몰라서 그렇지, 있을 거라고 믿고 싶다. 모든 기업가가 다 재판을 받고 수감된 기록이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국가적 비극이잖아?



  이야기는 막판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엄밀히 따지면 반전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봐야 이자벨을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확실해진다. 그 정도로 그녀를 죽이고 싶은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제목이 ‘사랑받지 못한 여자’이다. 이자벨은 사랑받는다고 믿고 싶었겠지만, 그들에게 그녀는 단지 유희의 대상에 불과했다. 어쩌면 그녀도 그들을 그런 대상으로 여겼으니, 그리 억울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상대를 진심으로 봐주지 않으면서 상대는 나를 진심으로 대해주길 바란다면, 그건 욕심이니까.



  사실 책을 읽으면서 이자벨의 죽음이 전혀 안타깝지 않았다. 피해자인데! 대개 살인 피해자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자벨은 전혀 아니었다. 으음, 그녀는 독자에게서도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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