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래 Love Book 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래
퍼엉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 - 퍼엉






  자주 가는 포털 사이트에 가끔 유명 작가나 신인 작가의 일러스트가 올라온 적이 있다. 주로 외국 작가의 작품들이 많은데, 가끔 한국 작가의 것도 게시될 때가 있다. 그 중에서 특히 꿀 떨어지는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커플을 소재로 한 그림이 있었다. 현실에서는 어떤지 모르지만 온라인에서는 모두가 솔로이기에, 그 게시물에 달린 댓글은 ‘판타지네요.’ 내지는 ‘우리에게 저런 건 있을 수 없어!’라는 내용이 꽤 있었다. 물론 모두가 다 장난이라는 걸 안다. 사실 커플 그림을 주로 그리는 어떤 작가는 아예 대놓고 자기가 직접 ‘과학상상만화’ 내지는 ‘도시 괴담’이라는 제목으로 게시하기도 했다. 온라인에서는 모두가 ‘커플 지옥 솔로 천국’인 모양이다.



  하여간 책을 받아서 펼치는 순간, 예전에 본 그림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위에서 언급한 꿀 떨어지는 시선으로 서로를 보던, 바로 그 그림이었다. 몇 장 안 되는 분량이었지만, 무척 인상 깊어서 기억이 났다. 따뜻한 색감에 세밀한 배경, 동글동글한 얼굴형이지만 팔다리는 길쭉한 캐릭터 그리고 둘의 애정이 확연히 느껴지는 분위기가 인상적인 일러스트였다. 모니터로 몇 장 볼 때보다, 책으로 찬찬히 살펴보니 어쩐지 가슴 한편이 간질간질하면서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이 책의 특이한 점은, 한 쪽은 그림이고 다른 쪽은 메모를 할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림은 연인들이 사귀면서 같이 경험했던 일이나 느꼈던 감정을 표현하고 있었다. 그러면 비슷한 일이 있었을 때,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마음이었는지 적을 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그래서 띠지에 ‘우리만의 책으로 꾸며요!’라고 적혀 있었던 모양이다. 커플이 책을 보면서, 같이 생각하고 얘기하면서 빈 칸을 채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애인님과 어제 만났을 때, 이 책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빈 칸을 채우는 거래. 우리 만날 때마다 한두 장씩 써볼까?’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애인님이 ‘그러면 서평 마감기한을 못 지킬 텐데?’라고 대답했다. 순진하긴. 리뷰에는 책에 대한 전반적인 것만 쓰는 거지. 설마 이 글을 읽을 불특정다수에게 우리만의 얘기를 보여줄 거라 생각한 건가?




  빈칸을 채워가면서 여러 가지 생각과 대화를 나누게 될 것 같다. 아직까지도 상대에 대해 몰랐던 부분을 새삼 깨닫기도 하고, 혼자 오해하거나 뾰루퉁해있던 사항을 풀어내거나, 그동안 서로 외면했던 문제에 대해 얘기할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아마 그 와중에 약간 ‘헐!’하면서 놀라기도 하고 미안해하거나 ‘오구오구 그래쪄요?’라면서 토닥거리기도 하고 그럴 것이다. 그러면서 서로에 대한 감정이 더 풍부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책을 다 채울 때까지 노력해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