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13
빅터 자코프 감독, 숀 캐리건 외 출연 / 에이스미디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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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13 Cameras, Slumlord, 2015

  감독 - 빅터 자코프

  출연 - 네빌 아챔볼트, PJ 맥케이브, 브리앤 몽크리프, 사라 볼드윈

 

 

 

 




 

 

  한글제목과 영어제목을 조합해보면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있는, 제목이 스포를 하고 있는 영화이다. 한글 제목은 ‘카메라 13’, 그러니까 ‘13개의 카메라’로 볼 수 있고 영어 제목 ‘Slumlord’는 ‘악덕 집주인’을 뜻한다. 둘을 연결시키면, 집주인이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놓고 세입자들을 엿보는 내용일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이 영화는 보는 사람들을 위해서 거기에 몇 가지 설정을 더 집어넣었다.

 

 

  ‘클레어’와 ‘라이언’ 부부는 새로 이사 온 집이 마음에 들었다. 조만간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며, 둘은 행복해했다. 하지만 그건 클레어 혼자만의 생각이었다. 아내가 임신한 이후, 라이언은 자신의 비서인 ‘한나’와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 그걸 제일 먼저 알아차린 것은 집주인인 ‘제랄드’였다. 집안 곳곳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놓고 부부의 사생활을 엿보던 그는 라이언의 불륜 현장을 목격하고 분노한다. 그리고 뭔가 조치를 취해야겠다고 결심하는데…….

 

 

  영화는 답답했다. 아내가 임신해서 관계를 못 갖자 비서와 바람피우고, 부인과 비서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라이언은 한심하고 너무도 찌질했다. 남의 아이도 아니고 자기 자식을 가진 부인인데, 그깟 섹스 몇 번 못한다고 그새를 못 참고 바람을 피워? 인간 말종도 이런 놈이 없다. 임신한 아내는 욕먹을 것 같으니까 헤어지지 못하고, 그렇다고 비서를 버리자니 몸매 좋은 섹파는 포기 못하겠는 심리 같다. 부인이 임신과 출산 준비로 정신이 없다고, 상담을 받아보자는 놈이 정상일 리는 없다.

 

 

  그런 놈을 믿고 부인과 헤어지고 자기와 결혼해 달라 조르는 한나도 못마땅하긴 마찬가지다. 아니, 세상에 남자가 없어서 유부남을? 그것도 임신한 아내가 있는 남자를? 세상물정을 그렇게도 모르나? 부인의 임신을 핑계로 자기와 바람피우고, 아내에게 미안해서 헤어지자는 말 못하고 시간만 질질 끄는 놈인데 믿음이 가? 지금은 임신해서 못 헤어진다는 핑계를 대지만, 나중에는 애가 어려서 그러다가 애가 학교에 들어가서 등등의 이유로 계속 질질 끌 거라는 생각을 못하나? 자기에게 말하는 달콤한 말과 행동들은 이미 예전에 부인에게 다 했던 거라는 걸 몰라?

 

 

  물론 제일 화딱지가 나는 인물을 바로 집주인 제랄드다. 몰래 남의 집을 엿보고 아무도 없을 때 들어와 이상한 집을 하는 그는 변태에다가 정신병자였다. 클레어의 칫솔로 자기 이를 닦고, 그녀의 속옷에 얼굴을 파묻기도 하고, 불륜 커플의 애정 행각을 보면서 혼자 즐기기도 하는 등 그의 이상 행동은 끊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자기가 무슨 정의의 사도라도 되는 듯이, 불륜 커플을 응징하기로 한다. 음, 설마 클레어를 마음에 두고 있었던 걸까? 그래서 그녀를 안쓰럽게 여겨서 자신이 뭔가 해주겠다고 결심한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그냥 이상한 야동을 보고 감명 받아서 자기도 따라 해보고 싶었던 걸까?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해서 결국 행동으로 옮겨보고 싶었을 수도 있다. 그가 왜 그런 짓을 하는지 이것저것 추측을 해보지만, 정확한 것은 없다. 작품 안에서도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면 아무도 모르는 슬픈 가족사가 있을지도 모르고, 그의 이상형이라서 그럴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배경이나 동기야 어떻든, 그가 변태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런 답답하고 한심하고 기만적인 사람들에 둘러싸인 클레어를 보면, 불쌍하고 안쓰러웠다. 남편 하나 믿고 고향을 떠나왔는데 비서랑 바람이나 피우고, 집주인이란 작자는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놓고 사생활을 엿보고 있으니…….

 

 

  인물들이 다 답답하고 안쓰럽고 화딱지가 나는 성격들이라, 영화 역시 전반적으로 그런 분위기였다. 조마조마하면서 ‘어떡해!’라고 발을 동동 구르는 장면이 몇 개 있기는 했지만, 그냥 그랬다. ‘왜 저래!’라는 말이 더 많이 나온 것 같다. 집주인의 희번덕거리는 눈과 땀에 젖은 옷 등이 그의 변태적인 면모를 더 부각시켰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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