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로 풀고 세기로 엮은 대세 세계사 1 - 인류 탄생부터 13세기까지 대세 세계사 1
김용남 지음, 최준석 그림 / 로고폴리스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부제 - 인류 탄생부터 13세기까지

  저자 - 김용남

  그림 - 최준석






  요즘 ‘대세’라는 말이 유행이다. 좋게 말하면 대다수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뜻이고, 달리 보면 남들 하는 대로 따라간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대세 세계사라는 건 뭘까? 책 제목을 보고 호기심이 들었다.


  목차를 보고 첫 장을 읽고 나서, 그 의미를 알았다. 지금까지 내가 배우고 읽은 세계사 책은 대개 나라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었다. 이 책은 좀 달랐다. 나라 중심이 아니라, 시간대 별로 나누면서 동시에 그 시대에 전 세계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얘기하고 있다. 그러니까 제목 그대로, 그 시간대에 어떤 사건이 대세였는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책 각 챕터의 제목이 바로 그 때의 대세를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1챕터는 ‘인류 탄생부터 B.C.E. 1만년까지’를 다루고 있는데, 제목이 ‘인류의 진화’이다. 이 시대에는 인류가 처음으로 등장해서 나름 무리를 이루면서 살기 시작한 때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챕터 10은 ‘C.E. 3세기’가 배경인데, 제목은 ‘군인의 시대’이다. 그럼 뭐가 떠오르는가? 전 세계적으로 무력이 흥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때 중국은 조조와 유비가 등장해서 한창 싸웠고, 로마 제국은 군인 황제 시대가 이어지며 위태로웠다. 챕터 14는 ‘C.E. 7세기’를 다루고, 제목은 ‘새로운 제국의 등장’이다. 그렇다. 여기서는 앞 챕터에서 다뤘던 혼란기가 안정화가 되면서 나름 전성기를 누림을 추측할 수 있다. 이 당시 중국은 당나라가 들어서면서 번영을 누렸고, 일본이나 인도 역시 나름 안정화되어갔다.


  나라 중심으로 배울 때는 그 시대에 다른 지역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연결시키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 책은 각각의 나라를 비교하면서 시간대를 연결시키기 쉬웠다. 한 나라가 발전하고 변화하는데, 온전히 자기들의 힘만으로 이루는 것을 불가능하다. 다른 나라와의 교류를 통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성장해왔다. 그 때문에 한 나라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 원인을 내부에서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부도 역시 살펴봐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동서로마가 분열된 데에는 단순히 종교적인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 지구가 추워져서 가뭄이 들어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동아시아와의 육상 교역로가 끊긴 요인도 거들었다. 또한 중국에서 유비가 등장하여 삼국으로 나뉜 것은 왕실의 힘이 약해진 이유도 있지만, 철제 무기가 보급된 영향도 있었다. 이런 식으로 책은 종합적으로 역사를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준다. 특히 마음에 든 부분은 중국이나 유럽 같은 나라들만 얘기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그리고 서남아시아까지 다루면서, 어떻게 세계가 연결되어 왔는지 알려준다.


  게다가 이 책은 단순히 사실과 설명의 나열이 아니라, 사회자와 세 명의 전문가가 대화를 나누는 식으로 서술되어 있었다. 이정치, 박문화, 그리고 김경제라는 이름의 전문가들은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그 시대, 그 지역에 어떤 문화가 발달하고, 경제는 어떤 식으로 성장하거나 쇠퇴하였으며, 정치는 어떠했는지 글자 그대로 얘기해주었다.




  정치와 문화 그리고 경제는 하나만 따로 떼어서 볼 수도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같이 봐야 한다. 어떤 정권이 어떤 정책을 펼치는가에 따라 문화 주류가 바뀌고 경제 정책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만 봐도 어떤 대통령이 집권하느냐에 따라 문화계에 자유가 보장되거나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지기도 하니 말이다. 게다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각도 보여준다. 기존의 역사서에서 배제되거나 한 가지 이미지만 부여되었던 인물들에 대해 다루었다. 악녀로 평가받던 여성들에 대한 다른 견해를 알려주는 게 마음에 들었다.


  많은 사진과 삽화, 도표들과 함께 들려주는 네 사람의 대화를 읽다보면, 고개를 끄덕이면서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책이 650쪽에 달하는 두툼한 두께였는데, 보기보다 많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많은 나라의 흥망성쇠를 보면서, 어쩐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망하는 나라의 사례를 보면 그 원인들이 대개 비슷했고, 흥하는 나라 역시 그 성장 패턴이 흡사했다. 문득 우리나라가 걱정되었다. 아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 세계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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