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곁에서 - 주말엔 숲으로, 두번째 이야기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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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주말엔 숲으로, 두 번째 이야기

  원제 - きみの隣りで, 2016

  작가 - 마스다 미리

 

 

 

 


  전작인 ‘주말엔 숲으로’를 읽어보지 않아 망설였지만, 그래도 괜찮다는 지인의 말에 용기를 내보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중간에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결론만 말하면, 사고는 다른 곳에서 치고 수습은 이봄 출판사의 몫이었다는 정도?

 


  책을 읽다보면 다음 장이 궁금해서 후다닥 넘기는 작가가 있고, 반대로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읽게 되는 작가가 있다. 전자와 같은 경우에는 책을 보고 나면 ‘아, 진짜 숨 쉴 틈도 안 주네. 하아, 진짜 이 작가 장난 없다.’라면서 흐뭇해한다. 그리고 후자와 같은 경우에는 ‘아, 이 문장 너무 마음에 드네. 어떻게 이렇게 좋은 말을!’이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이 작품은 후자에 해당하는, 대사를 천천히 읽으면서 멋진 문장이 나오면 감탄하고 공감하고 다 읽으면 어쩐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었다. 만화책이지만, 다른 작가들의 만화와 달리 그림체가 예쁘다고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대사와 함께 읽다보면, 단순한 그림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도리어 둘의 조화가 너무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이끌어가는 것은 숲에서 살고 있는 ‘하야카와’와 새로 부임한 교사 ‘다카기’이다. 둘을 직접적으로 연결시켜주는 것은 하야카와가 살고 있는 집근처에 있는 숲이고, 간접적으로 맺어주는 것은 하야카와의 아들 ‘타로’였다. 거기에 하야카와의 남편과 친구가 등장하여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주된 문제는 다카기가 겪는 부모, 특히 엄마와의 갈등이었다. 다카기의 엄마는 큰딸에게 모든 관심과 애정을 쏟으며 헌신했다. 하지만 큰딸이 결혼과 동시에 떠나버리자, 그제야 둘째딸인 다카기에게 집착하기 시작한다. 그런 두 사람에게 도움이 될 말을 해주는 것은, 우연하게도 하야카와였다. 서로가 누군지도 모르지만, 우연히 숲에서 두 사람을 만난 하야카와는 나무와 꽃, 곤충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면서 모녀의 고민을 가볍게 해줄 열쇠를 제공한다. 물론 삼자면담이 아니라, 모녀가 각각 숲에서 고민에 빠져있을 때 하야카와가 지나가다 상담사 역할을 맡았다. 숲에서 사는 사람답게, 하여카와는 많은 나무와 꽃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걸 전문적으로 풀어가는 게 아니라, 낭만적으로 얘기했다. 그녀가 하는 말을 읽으면서, 어떻게 말을 이렇게 예쁘게 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하긴 그게 마스다 미리 작품의 매력이다. 똑같은 뜻의 말을 해도, 차분하고 더 와 닿게 표현한다. 그런 문장을 읽으면, ‘아!’하는 감탄사와 함께 가슴이 뭉클해진다. 이번 책도 그랬다. 자식을 기르는 것에 대해, 홀로 서는 것에 대해 작가 특유의 감수성이 하야카와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특히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있어도, 꽃이 피지 않는 나무는 없다고요.-p.47'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나도 하야카와와 타로처럼 나만의 친절한 나무를 하나 갖고 싶다. 음, 그런데 그게 나무에게는 고역이면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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