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후 시즌 3 : 보급판 (6disc) - 한국어 더빙 / 자막 수록
데이빗 테넌트 외 출연 / BBC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원제 - Doctor Who, 2006

   제작 - 스티븐 모팻, 러셀 데이비스

   출연 - 데이비드 테넌트, 프리마 애즈맨, 존 바로우먼, 존 심






 오랜만에 보는 닥터 후 시리즈다. 범죄수사물이나 호러 영화의 바다에서 헤엄치다보니, SF외계인을 멀리하고 말았다. 반성한다. 특히 이번 시즌은 약간 호러틱한 에피소드들이 많아서, 특히 더 반성했다.


 이번에 닥터와 함께 여행을 다니게 된 사람은 ‘마사 존스’라는 레지던트다. 삼남매의 장녀로, 책임감 있고 똑똑한 성격으로 나온다. 닥터와는 병원 건물이 통째로 우주로 납치될 때 만나, 평생 겪을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한다. 게다가 초반에는 1,2시즌의 컴패니언 ‘로즈’와 비교되기까지! 마음고생도 무척 심하게 한 캐릭터였다. 불타는 행성에 빨려가기도 하고, 달렉의 실험체가 될 뻔도 하고, 과거에 갇혀버려 알바를 하며 살기도 했고, 메이드로 일하며 흑인이라 조롱받고……. FBI 프로파일러만 극한직업이라 생각했는데, 닥터의 동행자도 만만찮다.


 3시즌에서는 특이하게 이어지는 이야기가 많았다. ‘Daleks in Manhattan’과 ‘Evolution of the Daleks’은 경제대공황 시절에 인간들을 잡아가 부흥을 꿈꾸는 ‘달렉’의 음모가 다뤄진다. 잡혀간 인간들은 돼지 얼굴이 되어 실험대상이 되거나 노예로 일해야 했는데, 돼지 발언이 떠올라서 씁쓸했다. 같은 지구인에 이어 외계인까지 서민들을 개돼지취급하다니! 아놔 이런!


 그리고 ‘Human Nature’와 ‘The Family of Blood’는 닥터의 영원한 생명을 원하는 외계종족이 등장한다. 그들을 피해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닥터와 그런 그를 돌봐야하는 마사. 그런데 마사는 흑인이라 메이드로 그를 섬겨야했고, 아무것도 기억 못하는 닥터는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나중에 외계인들이 마을을 공격하여 닥터가 인간에서 다시 타임로드로 돌아가야 할 때, 닥터의 고뇌가 참 마음 아팠다. 평범한 삶을 원하지만 그렇게 살도록 주변이 놔두지 않으니……. 운명이란 거스를 수 없는 것일까? 하지만 모험을 떠나자고 마사를 꼬여놓고는 메이드로 부려먹었으니 쌤통이다.


 그리고 ‘Utopia’, ‘The Sound of Drums’ 그리고 ‘Last of the Time Lords’ 는 ‘마스터’라는 타임로드가 등장한다. 그 전까지 닥터는 자신이 최후의 타임로드 종족이라 생각했는데, 한 명이 더 있었다. 그는 평범한 인간으로 숨어살고 있었는데, 우연히 닥터와 만나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자각하고 만다. 그리고 최면과 세뇌를 통해 영국의 수상이 되어 지구 정복을 꾀한다. 닥터는 잡혀서 힘을 다 잃어버리고, 마사 혼자 온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반격을 준비한다. 극에서는 몇 분 안 걸렸지만, 일 년 내내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반란군과 함께 한다는 건 하아……. 게다가 그녀의 가족은 마스터에게 인질로 잡혀 있는 상태니, 몸 고생 마음고생이 엄청났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가 마지막에 그런 선택을 한 것이 이해가 갔다. 나 같으면 아마 처음 위기를 겪고 중도하차했을 것 같다.


 이번 시즌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라면, 뭐니 뭐니 해도 ‘Blink’일 것이다. 이건 호러적인 면도 갖추고 있으면서 상상력이 기발한 내용이었다. 이걸 보면서 동상이 밤에 움직인다는 학교 괴담이 떠올랐다. 설마 그런 얘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걸까? 아니면 설마 진짜로 그런 외계인이나 요괴가 있었던 걸까? 의문이 들었다.


 그나저나 왜 닥터는 여자만 동행자로 데리고 다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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