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진의 평상시
문영진 지음 / 서영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저자 - 문영진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은 많은 부분에서 우리 삶의 형식을 바꾸어놓았다. 정보의 빠른 전파와 오남용, 언어의 변질, 그리고 생활 습관의 변화 등등.

 

 

  문학계에서도 그런 현상은 비켜가지 않았다. SNS, 그 중에서 글자 수에 제한이 있는 ‘트위터’가 널리 퍼지면서 짧은 문장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글이 유행을 하였다. 그런 글들은 한 두 문장 속에 풍부한 감수성과 마음을 찌르는 송곳 같은 날카로움, 반전의 묘미로 주는 즐거움까지 담고 있었다. 처음에는 글만 읽으면 ‘으흠’하는 생각이 들다가, 제목까지 읽으면 ‘아하!’하는 감탄사가 나온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곤 한다.

 

  이 ‘평상시’라는 시집은 저자가 SNS에 올렸던 글 중에서 뽑았다고 한다. 『쓴 사랑엔 달달한 詩럽』,『감성파詩고 힐링하詩오』,『야 인마 이 詩 봐라』,『반전 詩로 詩로』,『회사 욕은 상사 부재詩』,『詩부모』 그리고 『설마 아닐거야 19詩』라는 소제목 아래, 많은 시들이 들어있었다.

 



  어떤 시는 무척 공감이 되면서 달달했고, 또 어떤 시는 여운이 남으면서 울컥하기도 했다. 하지만 『설마 아닐거야 19詩』에 수록된 시들은 좀 당황스럽기도 했다. 제목을 읽으면 ‘그렇군.’하고 고개를 끄덕이지만, 그 전에는 ‘이런 야한!’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음란마귀에 쓰인 게 아니라, 저자의 노림수에 당한 것이라 항변해본다.

 

 

  단순히 말장난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할 거리도 던져주고 그 와중에 마음을 따뜻하게도 하는, 괜찮은 시집이었다.

 



  문득 몇 년 전에 ‘ㄱ’작가가 시집을 냈다가 네티즌들의 악플과 조롱으로 도배가 되었던 사건이 떠올랐다. 그 시집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인터넷에 올라온 몇몇 개를 접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는 나 역시 다소 비판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요즘 SNS 시라는 것이 유행하면서, 그 작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 작가가 요즘 시집을 냈으면, 그때처럼 비난을 받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 작가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해야 할 때가 아닐까? 어쩌면 그 사람은 시대를 앞서가는 감각을 가졌던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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