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 - 이기적인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희망의 실천윤리
피터 싱어 지음, 노승영 옮김 / 시대의창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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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How Are We to Live?, 1993

  부제 - 이기적인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희망의 실천윤리

  저자 - 피터 싱어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 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어디선가 들어본 다른 책이 생각났다. ‘어떻게 살 것인가.’였다. 그리고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두 저자는 알기나 하고 저런 질문을 던지는 걸까? 그리고 다른 궁금증이 줄줄이 들었다. 저자가 생각하는 ‘이렇게 살면 괜찮지 않을 삶’은 과연 어떤 걸까? 또한 저자가 ‘괜찮게 사는 거라고 생각하는 삶’은 어떤 걸까? 이 책이 처음 나온 지 20년이 지났는데, 다시 나오는 이유는 무얼까? 그 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생활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걸까? 그래서 여전히 이렇게 살면 괜찮지 않다고 저자가 다시 한 번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겠다고 생각한 걸까? 저자가 보기에 그 때와 변함이 없을까 아니면 더 나빠졌을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저자가 괜찮다고 하는 삶이 진짜 괜찮은 걸까? 그러니까 선진국들이 자기들은 개발을 다 해놓고 개발도상국들에게 환경 오염문제가 심각하니까 너희들은 개발을 자제하라고 압력을 넣는 것처럼, 그런 의도로 만들어진 책은 아닐까?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그런 논리를 펼치는 사람이나 책이다. 현대 사회는 물질을 추구한다. 그런데 간혹 물질을 추구하지 말고, 없으면 없는 대로 있는 사람을 부러워하지 말고 자기 손 안에 있는 것에 만족하고 살아가라 말하는 사람이 있다. 더 이상의 것을 추구하지 말라는 것이다. 흔히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어 사는 것이 좋다고 말을 하지만, 글쎄? 난 아직까지는 배부른 돼지가 더 끌린다. 꼭 내가 돼지띠라서 그런 건 아니다.

 


  이 책도 약간 그런 방향으로 흐를 뻔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런!’하고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책은 거기에 몇 가지를 더 첨부했다. 그래서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고, 어딘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차분해지면서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바로 윤리와 도덕 그리고 이웃과의 관계에 대해서 다루는 부분이었다. 저자는 지나친 개인주의가 어떻게 변질되면서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여주었다. 이를 위해 각 종교와 철학의 인식 변화까지 다룬다. 그리고 도덕과 윤리란 무엇인지, 도덕적인 삶이라는 게 뭔지, 윤리를 지켜야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역시 철학과 역사적 예를 들면서 설명한다.

 


  그러면서 과거의 철학자들이 주장했던 이론을 얘기하면서 각각의 장단점을 들어 보이며, 지나치게 강조되면 어떤 부작용이 생기는지도 말한다. 특히 칸트의 정언 명령에 대한 부작용은 상당히 놀라웠다. 하긴 인간의 창의력과 응용력이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많기는 하다. 전혀 연관도 없이 기승전병으로 이루어진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니 철학자들의 이론이 악용되는 일이 없으면 더 이상했을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현대 철학이 어떻게 나아가야하는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현대의 교육이 어떤 입장을 취해야하는지 조금이나마 알려주고 있었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다. 현대 한국의 교육은 친구를 밟고 넘어서야하는 것을 알려주니 말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저자의 말대로라면, 아이들에게 로또 1등이 삶의 목표가 될 수는 없고, 대기업에 입사하거나 명문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양심에 따라 윤리적으로 산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나 혼자 교통 규칙을 지키고 잘 다닌다고 해도 어느 순간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이 뛰어들지도 모르는 게 바로 삶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도 마구 규칙을 어기면서 다닐 수는 없다. 모두가 다 마음대로가 아닌, 최소한의 규칙은 지키기 때문에 통행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괜찮은 삶이란,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모두가 다 최소한의 규칙을 지키면서 사는 세상. 그런데 그 최소한의 규칙에서 우리는 꽤나 멀리 떨어져있는 것 같다. 어쩌면 그게 뭐였는지 잊은 지 오래일지도 모른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이런 책을 읽고 나면 꼭 존 레논의 노래 ‘imagine’이 떠오른다. 오늘밤에도 들으면서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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