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Sadako vs. Kayako, 貞子vs伽椰子, 2016

  감독 - 시라이시 코지

  출연 - 야마모토 미즈키, 타마시로 티나, 안도 마사노부, 사츠카와 아이미

 

 

 

 





 

  선택이라는 건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이다. 내가 자의로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남에게 선택을 강요받을 때도 있다. 예를 들면, 인간이 처음으로 선택을 강요받을 시기는 아마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아기 때부터 일 것이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가 그 시작이다. 그리고 조금 더 크면 점심에 무엇을 먹을 것인지, 소개팅에 어떤 옷을 입을 것인지 그리고 무엇을 하고 놀 것인지 등등의 선택을 해야 한다. 심지어 친구들과 중국집에 와도 탕수육 소스를 부어먹을 것인지 찍어먹을 것인지 선택도 해야 한다. 게다가 인간은 비교하는 습성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어릴 때는 흔히 사자와 호랑이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에서부터 누구 담임이 더 예쁜지 비교하고 자랑하기도 한다.



  이런 생각은 현실이 아닌 가상의 존재도 예외는 아니다. 영화나 드라마, 소설에서 어떤 캐릭터가 더 나은지 선택하고 비교하고 싶어 한다. ‘슈퍼맨과 배트맨’이나 ‘셜록 홈즈와 뤼팽’ 그리고 ‘프레디와 제이슨’은 그런 대표적인 예이다. 물론 이건 제작자가 누구의 팬이냐에 따라 결말이 달라질 것이다. 아무래도 팔은 안으로 굽으니까 말이다.



  일본에서도 누가 그런 상상을 해본 모양이다. 1990년대 말부터 일본 공포 영화를 이끈 두 캐릭터가 있다. 물론 지금은 사골처럼 너무 많이 우려먹어서 식상해졌지만, 처음 나왔을 때는 엄청난 신드롬을 일으켰다. ‘링 The Ring, リング, 1998’ 의 ‘사다코’와 ‘주온 Ju-on: The Grudge, 呪怨, 2002’의 ‘가야코’다. 과연 둘이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 이건 아마 두 작품을 접한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궁금해 했을 것이다.



  중고가게에서 오래된 비디오 기기를 산 ‘유리’. 그런데 그 안에 이상한 비디오테이프가 하나 들어있었고, 그걸 본 친구의 눈에 이상한 것이 보인다. 학교에서 도시괴담에 얽힌 수업을 들었기에, 유리는 그것이 저주받은 비디오라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한편 새로운 동네로 이사 온 ‘스즈카’. 불길한 분위기를 풍기는 옆집이 귀신저택이라는 소문을 듣고, 그곳에서 원혼과 맞닥뜨린다. 원혼에 시달리는 친구를 구하기 위해 유리는 퇴마사를 찾아간다. 그런데 그곳에서 우연히 스즈카와 마주친다. 두 소녀의 의뢰를 받은 퇴마사는 해결책을 강구하는데…….



  발상은 참 신선했다. 처음 영화의 설정을 듣고 예고편을 보면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었다. 오, 난 왜 저런 생각을 못했지? 그리고 약간 기대도 되었다.



  ‘사다코’는 사람들이 무분별한 TV나 비디오 시청하는 것에 경각심을 주는 역할을 해왔다. 특히 정품 표시가 없는 불법 복제 비디오테이프의 위험성을 확실히 알려주는 캐릭터였다. 호환마마전쟁보다 더 무서운 것이니까. 그래서 사람들에게 정품을 꼭 써야하고, 불법 다운로드가 좋지 않다고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가야코’는 또 어떠한가? 요즘같이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이 별로 없는 삭막한 시대에, 자기 집에 들른 사람에게 꼭 답방을 가주는 예의바른 캐릭터다. 남편한테 맞아서 몸도 불편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늦은 시간에라도 꼭 찾아가 인사를 한다. 요즘 보기 드문 인성의 소유자다. 이런 둘이 만나니, 얼마나 예의바르고 법에 어긋나지 않으며 이웃 간의 정이 철철 넘치는 영화가 만들어지겠는가?



  그리고 판단은 보는 사람의 몫이다. 별점 확인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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