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Resident Evil: The Final Chapter, 2017

  감독 - 폴 앤더슨

  출연 - 밀라 요보비치, 알리 라터, 이안 글렌, 숀 로버츠






  이번에는 진짜 끝이겠지라는 마음으로 극장으로 향했다. 지난 5편의 제목이 ‘최후의 심판’이었지만, 다음편으로 이어지기에 왜 끝이 아니냐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원래는 ‘Retribution’인데, 한국에서 멋대로 붙인 거였다. 하지만 이번엔 원제부터 ‘The Final Chapter’니 마지막 편이 맞을 것이다.


  백악관을 중심으로 좀비들이 포위하면서 지난 5편이 끝났는데, 역시나 ‘앨리스’만이 홀로 살아남았다. 그리고 ‘엄브렐라’ 그룹의 인공지능 컴퓨터인 ‘레드 퀸’이 그녀에게 놀라운 사실을 말한다. 사실 그들은 백신을 이미 갖고 있으며, 살아있는 지상의 생존자를 모두 죽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레드 퀸은 앨리스에게 ‘라쿤 시티’ 지하에 있는 ‘하이브’로 와서 백신을 찾아내라고 말한다. 라쿤 시티로 가는 도중 앨리스는 좀비들을 이끌고 살아남은 인간을 죽이려는 닥터 ‘아이삭스’와 하이브에서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공격하는 ‘웨스커’와 맞서 싸운다. 그 와중에 ‘클레어’가 이끄는 생존자들이 합류하는데…….


  영화가 시작하자, 지난 1편에서 5편까지의 영상과 함께 앨리스가 지금까지의 대략적인 사건의 개요를 설명해준다. 그리고 말한다. 이것이 ‘나의 마지막 이야기’라고. 그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 아, 멋진 언니가 한 명 사라지는구나. 그런 날 위로해주듯이, 이번 영화에서는 엄청난 액션 장면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다른 사람은 눈에 안 들어오고 오직 밀라 요보비치만 보였다. 처음부터 숨쉴 틈도 없이 좀비들과 싸우는데, ‘우와’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진짜 멋지고 매력 있고 화려했다. 줄에 묶인 발로 지탱해 엄브렐라 전투원들과 싸우는 장면은 숨이 멎을 정도로 좋았다. 이 사람은 어쩌면 이리도 멋지고 우아하게 사람을 죽인단 말인가! 한국 배우인 이준기가 나온다는 건 얘기를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영화가 시작하는 순간 잊어버렸다. 그 정도로 주연을 맡은 밀라 요보비치는 매력적이었다.


  영화는 시리즈의 마무리답게, 그동안 회수하지 않았던 여러 가지 떡밥을 풀어주었다. 1편에서 앨리스는 왜 기억을 잃고 깨어났는지, T 바이러스가 어떻게 그리도 빠르게 퍼질 수 있었는지 등등. 예전 작품들과 설정이 다소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럭저럭 궁금증을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T 바이러스는 원래 딸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으로 만들어진 약이었다. 그런데 그걸 돈과 권력에 취한 인간이 가져가면서, 변질되기 시작했다. 결국 인간의 탐욕이 문제였다.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이기심이 그런 재앙을 불러일으켰다. 영화를 보면서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앙을 일으키고 인간을 멸종시키려했으며 배신한 건 남자들이었다. 그와 대조적으로 그걸 막고 인간을 지키려고 한 건 여자였다.


  감독이 다음 편을 안 만들면 좋겠다. 이번 편이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분위기면에서나 이야기의 흐름상으로나 딱 좋았다. 앨리스를 좋아하긴 하지만, 적당할 때 끝맺는 것이 더 낫다. 그런 의미로, 이번 편은 무척 좋았다. 앨리스의 멋지고 강함도 잘 보여줬고, 이야기도 잘 마무리한 것 같다.



  안녕, 앨리스. 너만의 토끼는 잘 만나고 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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